지금 대한민국은 사람보다 좀비가 훨씬 많다.<br>지금으로부터 3년 전 나타난 좀비는 순식간에 늘어났고 결국에는 사람이라곤 <br>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br><br>예전에 아직 전기가 들어오고 뉴스로 정보를 얻을 수 있던 때 좀비란 것들은<br> 사람을 물고 뜯어 버리고 먹지만 이건 생식을 위한 활동이 아닌 유희에 가깝다고 말했다.<br><br>좀비들은 먹지 않아도 스스로의 몸을 불태우듯 조금씩 영양분을 소비하는 방식의 일종의<br> 진화를 이룩했다고 했다. 그래서 좀비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대략 5년에서 10년은 산다고 했다.<br>그러다가 사람을 먹으면 뱃속에 그 살점들이 또 천천히 영양분이 되어 몇년을 더 살게 된다.<br><br>좀비들의 전염성을 엄청나서 좀비 근처에만 있어도 공기감염으로 전염이 되었다.<br>단 나와 같은 사람들 (아마 적지 않은 수였다)은 공기감염에는 면역이 있어서<br> 물리지 않는다면 좀비로 변하지 않았다. <br>하지만 물리면 똑같이 좀비가 되어 10년간 그렇게 살아야만 할 것이다.<br><br>기본적으로 좀비와 우리 보균자들이기 떄문이 우리의 숨으로 전염이 가능했다.<br>몇몇 국제구호단체에서 생존자들을 돕겠다고 왔다가 좀비로 변한 것을 확인한 뒤<br> 국제 구호단체가 한국에 오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기 때문에 그들도 서서히 외면했다.<br><br>각 나라는 한국에 체류중이 자국민을 구조하려 했지만 보균자의 공기전염을 안 뒤<br>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버렸다. <br><br>이 모든 게 단 3일만에 이루어진 일이다.<br><br>대한민국이 분단국가인 건 정말 세계 모든 나라에는 다행이었다. <br>비무장지대는 분단의 상징이 아닌 좀비 확산의 저지선이었다.<br><br>좀비가 확산 된 후 세계는 대한민국 아니 우리 한반도를 포기했다.<br>급하게 압록강과 두만강에 깊이를 깊게하는 공사와 방어석을 튼튼히 구축해버렸다.<br><br>압록강과 두만강은 깊이 10m 폭 1km에 거대한 강이 되어 한반도를 섬으로 만들었다.<br>또 24시간 주둔한 군인들은 냉정하게 물을 건너려는 자들을 공격했다.<br><br>소문에는 이렇게 빠른 조치가 미리 한반도를 좀비 실험의 장소로 정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br>하지만 아무도 모른다.<br><br>그래도 인도주의자들에 의해 구호물품이 비행기를 통해 한반도로 전달되었고 <br> 더 무법천지가 되었다 뭐, 이런 것도 몇년 안되어 급격히 줄어든 생존자들로 인해<br> 많이 평화로와 졌지만.<br><br>우리 보균자들이나 좀비들은 물, 깊은 물을 극도로 무서워했다.<br>일반적으로 2m 깊이에 폭이 100m 가량은 벌벌 떨거나 피하게 되었다.<br><br>또 비행기를 타게 되면 기압변화 탓인지 좀비 변화 속도가 급격기 빨라졌고 이룩하고 10분 이내에<br> 좀비 바이러스 면역자가 아닌 사람은 좀비로 바로 변했고 이로인해 육상이든 해상이든 좀비의<br> 확산은 어려웠다.<br><br>한반도에는 아직 적지 않은 생존자가 있다고 추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핵이라든지 공격으로 말살하지는 못했다.<br>그냥 알아서 말라 죽기를 바랄 뿐인거 같다.<br><br>소문에 의하면 한 100년 동안은 한반도로 누구도 오지 않을 거라고 했다.<br><br>다행히도 이 좀비 바이러스는 동물에게는 전염이 안되었고 사람에게만 전염이 되었다.<br>좀비들이 살아있는 동물을 죽여서 먹지는 않았지만 죽은 시체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br><br>이렇게 뭐같은 세상에서 나는 3년이나 살았다. <br><br>우리집은 3층 연립주택이다. 우리집은 일자로 된 골목 안에 위치해 있어서<br> 골목의 처음과 끝을 조금씩 조금씩 판자나 돌들로 튼튼히 막았고 <br> 집앞 골목은 다행히 안전한 휴식처가 될 수 있었지만 무서워서 편히 있지는 못했다.<br><br>사람들은 정부에서 모이라는 피난처로 대부분 갔고 우리집 골목 사이에 입구가 있는 <br>2~3개의 빌라는 내가 확인해 본 결과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br><br>우리집은 3층이지만 1층과 2,3층의 문이 따로 있다. 나는 겁이 나서 왠만하면 2층이나 3층에 머무른다.<br>3층 위에는 옥상이 있다. 혹시 옆집 옥상에서 좀비가 올 수 있기에 우리집으로 넘어올만한 집들의<br> 옥상문을 확실히 잠갔다.<br><br>나는 자급자족을 위해 옥상에 텃밭을 길렀다. 말이 텃밭이지 그저 별미를 키우는 정도다.<br>내 주식을 집에서 10m 떨어진 슈퍼마켓이다. <br><br>당연히 슈퍼에 진열 된 양식들은 진작에 털렸다. 하지만 슈퍼주인 아저씨는 따로 통조림들을 빼놨다.<br>그리고 슈퍼집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그리고 나는 그 위치를 안다.<br><br>내가 죽인건 아니다..<br><br>오늘은 음식을 좀 구하러 가야겠다. <br>나는 우리집 고양이 사랑이에게 인사를 한다.<br> "사랑아, 아빠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좀 도와줘"<br><br>나는 좀비에게 저항하기 위해 구해온 가죽자켓과 빠루를 챙겼다.<br>지금은 8월인데 너무 덥다.<br><br>희안한건 좀비가 창궐한 이후 여름이 옛날만큼 덥지는 않았다.<br>정말 다행이긴 하다.<br><br>나는 2층 창문을 열고 주변을 살핀다. <br>다행히 좀비는 안보인다. <br><br>항상 쓰는 밧줄을 내리고 밑으로 내려간다. <br>언제나 좀비에게 물릴지 모른다는 공포에 숨이 멈출 거 같지만,<br>나는 살고싶다. <br><br>이 동네 좀비들은 내가 하나 둘 기회가 되면 죽였다.<br>그래서 예전에는 심심치 않게 돌아다니던 좀비들도 지금 이 동네에는<br> 그리 많지 않다. <br><br>슈퍼의 입구 키를 꺼낸다. <br>슈퍼로 들어가고 문을 닫는다.<br><br>슈퍼 한 구석에 지하로 들어가는 문을 연다. <br>먹거리가 아직 부족하진 않다. <br><br>나는 주변을 조금씩 돌아다니며 물건을 챙겨 여기에 숨겨두었기 때문이다.<br><br>하지만 먹을 수 있는 건 대부분 통조림뿐이다.<br>통조림의 유통기한은 거의 5년이내라 슬슬 다른 준비를 해야한다.<br><br>스스슥 스스스<br><br> 문뜩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린다.<br>뭐지? 좀비인가?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