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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overwatch_42309
    작성자 : 베리떼
    추천 : 11
    조회수 : 626
    IP : 80.3.***.45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6/12/07 10:23:26
    http://todayhumor.com/?overwatch_42309 모바일
    오버워치에서 만난 한 아이와 나의 이야기 (반말 + 긴글 +우울함 주의)
    오버워치를 시작했을 때 나는 몇 가지 영웅들을 플레이했었다. <div><br></div> <div>리퍼도 해보고, 디바도 해보고, 라인도 해보고, 메르시도 했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경쟁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노트북도 매우 안좋고, 게임도 잘 몰랐던지라 (나가면 탈주 처리 되는지도 몰랐던 때였다...)</div> <div><br></div> <div>낮은 경쟁전 점수를 받게 되었고, "심해"라 불리는 그곳에서 경쟁전을 시작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나에게 있어 그 시간은 매우 소중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div> <div><br></div> <div>이 아이, 바바를 만났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1. 너무나도 멋진 자리야</div> <div><br></div> <div><br></div> <div>시간이 오래되어 자세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div> <div><br></div> <div>하지만 한 가지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바바와 처음으로 함께 플레이한 판이다.</div> <div><br></div> <div>도라도 방어를 하게 되었는데, 바바는 자리야를, 나는 메르시를 택했다.</div> <div><br></div> <div>게임이 시작되고,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가 이렇게 멋질 수도 있구나하고 깨달았다.</div> <div><br></div> <div>바바의 자리야 플레이는 심장을 격하게 뛰게 할 정도로 내 마음과 눈을 사로잡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그 당시 <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지금도) </span><span style="font-size:9pt;">알고 있던 탱들은 뒷선에서 아군을 보호하며 적당히 공격을 넣는 존재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 바바는 달랐다. 적진 바로 앞으로 당당히 나가서 호전적으로 공격을 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더 놀라웠던 점은 그렇게 공격을 하면서도 죽지 않고 엄청나게 빨리 궁을 채우고 적진을 흔들어 놓는 플레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전까지는 자리야에 대해 관심도 없고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div> <div><br></div> <div>하지만 바바의 플레이를 본 이후로 나는 자리야를 많이 좋아한다.</div> <div><br></div> <div>자리야를 보면 그 때 그 순간이 떠오르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이 때 힐러를 주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div> <div><br></div> <div>멋진 바바의 옆에서 힐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게임이 끝난 후 나는 바바에게 친추를 걸었고 게임을 조금 더 같이하고 싶다고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바바는 친추를 받아주었고 우리는 그렇게 게임을 몇 판 더 같이 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 처음으로 들은 험한 말</div> <div><br></div> <div><br></div> <div>바바는 정말 대단한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나는 그 옆에서 지원을 할 수 있어 좋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바바는 만족스럽지 않았던 듯 하다.</div> <div><br></div> <div>바바가 2명을 더 초대해 4명으로 돌리고 있던 판에서 바바는 메이를, 나는 메르시를 했다.</div> <div><br></div> <div>힐러로서 나의 기본 원칙은 팀원을 전체적으로 살리는 것이고, 자힐이 안되는 팀원을 먼저 살리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래서 당연히 탱들을 더 신경써주고 메이에게는 덜 신경을 쓰게 되었고, 바바는 한 번 죽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순간 바바는 채팅으로 나에게 욕을 날렸다.</div> <div><br></div> <div>"XX, 메르시 XX 못하네."</div> <div><br></div> <div>이런 내용... 이라고나 할까?</div> <div><br></div> <div>그리고 (실력은 없지만 상당히 거만했던) 바바의 친구 하나가</div> <div><br></div> <div>"못할 수도 있지 뭐~ 너무 험하게 말하지마~"</div> <div><br></div> <div>이랬을 때...... 자존심에 금이 갔다.</div> <div><br></div> <div>여러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div> <div><br></div> <div>오버워치를 하면서 처음으로 들은 나쁜 말이어서인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div> <div><br></div> <div>그 판이 끝난 후, 나는 바바에게 가보겠다고 하고 그룹을 나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3. 한 가지 소망</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로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바바와 게임을 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마지막 게임을 한 후로 한 일주일 동안은 정말 바바가 미웠다.</div> <div><br></div> <div>개인적인 일로 인해 험한 말 하는 사람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더 그랬던 듯 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바바를 친구 목록에서 지우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두 가지 생각을 마주했다.</div> <div><br></div> <div>하나는 나의 힐러 플레이에 대한 고찰이었다.</div> <div><br></div> <div>팀 전체를 살리는 힐링을 해야할까, 아니면 바바처럼 뛰어난 플레이어에 집중하는 플레이를 해야할까?</div> <div><br></div> <div>나는 이 문제에 대해 정말 오랫동안 생각을 해왔다.</div> <div><br></div> <div>두 번째 생각은 마음 속에 떠오른 소망이었다.</div> <div><br></div> <div>메르시로서 힐러 능력을 높이고 싶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잘하는 메르시가 되면 다시 바바와 플레이를 해서 "잘하네" 소리를 듣고 싶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이때부터 정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힐러, 특히 메르시를 플레이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4. 재회</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고, 개인적인 슬럼프 기간이 찾아왔다.</div> <div><br></div> <div>현실에서도 슬픈 일이 있었고, 게임 점수도 잘 안오르고, 실력도 잘 안오르고, 여러모로 안 풀리던 때였다.</div> <div><br></div> <div>새벽에 게임을 하다 한숨을 푹 쉬고 친구 목록 창을 띄워놓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바바</span>가 온라인인게 보였다.</div> <div><br></div> <div>바바는 어느새 엄청 높은 티어로 올라가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역시 잘하더니 금방 올라가네.'</div> <div><br></div> <div><br></div> <div>생각을 하면서 보니 바바는 빠대를 돌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맞다. 여기에 관전 기능이 있다고 했지?'</div> <div><br></div> <div>어디서 관전 기능에 대해 들었지만 딱히 써보지 않았었는데 </div> <div><br></div> <div>할 것도 없고 궁금하기도 해서 바바 빠대를 관전을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바바는... 공토르를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분명 뭔가 트롤짓을 재미로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div> <div><br></div> <div>의외로 엄청난 무빙과 에임으로 정말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트롤짓을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조그마난 토르가 탭댄스 추듯이 움직이면서 망치를 두드려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div> <div><br></div> <div>그렇게 가끔씩 시간이 나면 바바 빠대도 관전하고, 다른 친구들도 관전하면서 관전에 재미를 붙였다.</div> <div><br></div> <div>그러던 또 다른 어느 새벽 날, 나는 바바에게 귓말을 보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너 티어가 엄청 높아졌네. 너랑 다시 게임을 해보고 싶은데... 점수 차이가 많이 나서 안되겠지? 그리고 아마 너는 내가 싫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바바는 답이 없었다. 뭐... 당연히 없겠지 생각을 하고 게임을 끄려는 찰나 바바가 빠대에 초대를 했다.</div> <div><br></div> <div>나는 당황한 상태로 빠대 초대를 수락했고,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몇 판을 함께 보냈는데, 멋있는 자리야 플레이는 볼 수 없었지만 </div> <div><br></div> <div>그냥 (트롤 토르) 바바와 함께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게 느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div> <div><br></div> <div>나는 바바도 공토르를 하고 그러길래 편하게 빠대를 돌리는 줄 알았는데</div> <div><br></div> <div>지는 판이 생기니 바바는 채팅으로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XX, 왜 게임을 하는 데 지는 거야? 내 수준으로 사람들을 만나면 안돼? 왜 적팀을 저렇게 잘하는데 우리팀은 못해?"</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바는 게임을 나가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변함이 없네.'</div> <div><br></div> <div>생각을 하면서도, 지는 게 그렇게 싫은가 의문이 들었다.</div> <div><br></div> <div>그 후로 나는 바바에게 같이 빠대를 하자고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div> <div><br></div> <div>분명 지는 판이 생길 것이고 나는... 바바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5. 또다시 재회</div> <div><br></div> <div><br></div> <div>게임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여러 게임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내 플레이를 좋아해주고, 함께 격려하고 칭찬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div> <div><br></div> <div>우리는 경쟁전도 함께하고 빠대에서 바보짓도 하면서 나름의 우정을 키워갔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나는 왠지 모르게 바바를 잊을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바바의 경쟁전 점수가 이상해진 것을 발견했다.</div> <div><br></div> <div>엄청 많이 낮아져서... 함께 경쟁전을 돌려도 되는 점수가 된 것이다!</div> <div><br></div> <div>과거의 일과 바바의 성격, 그리고 바바의 프로필을 돌아봤을 때 대충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았지만</div> <div><br></div> <div>많은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저 바바랑 게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사실에 매우 신났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바가 그룹에서 나와 혼자가 되었을 때 나는 용기를 내어 바바에게 귓말을 보냈다.</div> <div><br></div> <div>"바바! 나랑 경쟁전 함께 하지 않을래?"</div> <div><br></div> <div><br></div> <div>바바는 내 그룹 초대를 받았고, 나는... 오랜 시간 동안 그리던 바바와의 게임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6. 바바와 나</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바바와 게임을 함께 하게 된 순간부터 내 게임 친구들에게 엄청 자랑을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내 처음 오버워치 친구이자 나에게 영감(?)을 준 친구와 다시 친구가 되었다고 말이다.</div> <div><br></div> <div>내 게임 친구들은 다들 기뻐해줬고 함께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고 답해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한동안 다른 친구들과 바바를 만나게 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왜냐하면... 바바와의 단 둘이 게임하는 시간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몇 주간 나는 상당히 들뜬 기분으로 게임에 접속했다.</div> <div><br></div> <div>바바를 위한 메르시를 플레이하면서 뿌듯해하고, 도라도 맵에서는 바바에게 자리야를 해달라고 졸랐다.</div> <div><br></div> <div>해주고 싶었던 칭찬을 마음껏 해주고, 바바가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면 흐뭇하게 지켜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게임을 하면서, 바바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div> <div><br></div> <div>바바는 자신의 개인 정보에 대해 말하는 것을 매우 꺼리는 편이었다.</div> <div><br></div> <div>이름이 뭔지, 국적이 뭔지, 성별이 뭔지, 나이가 몇인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바바에 대해 알 수 있던 건, 죽을 때마다 불같이 화를 내고, 남을 탓하고, 나를 탓하고, 게임을 지면 미친듯이 화를 내고 나가버린다는 것...?</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우리는 함께 게임을 하고 있었고 나는 음성 채팅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게임이 끝난 후 바바가 툭 던지듯 말했다. 자신은 아직 학생이고, 나랑 같은 성별이라고 말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바바가 나에게 자신에 대한 무언가를 알려줬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학생이라는 말을 들으니, 더 따스하게 보듬어 주고 싶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바바에게 답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 - 너에 대해 말해줘서 고마워! 서로 더 알아가면 좋을 것 같아 ^^</div> <div><br></div> <div>바바 - 그런 거 관심 없어. 너는 몇살이야?</div> <div><br></div> <div>나 - 음... 밝히기는 뭐한데, 너보다 많아.</div> <div><br></div> <div>바바 - 직업은?</div> <div><br></div> <div>나 - 직업? 음... 비밀인데?ㅋㅋ 너 국적 알려주면 말해줄게.</div> <div><br></div> <div>바바 - 그럼 됐어.</div> <div><br></div> <div>나 - 에엥, 궁금하지 않아?! 나 되게 재밌는 직업을 갖고 있어! (<- 뻥)</div> <div><br></div> <div>바바 - 관심 없어 -_- 그런 조건이 붙으면 안듣고 말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로도 바바는 나에게 여러 가지를 조금씩 알려주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조금 슬픈 이야기들이다.</div> <div><br></div> <div>바바는 그러한 이유 때문에 화를 주체 못하고 막말을 하는 성격이 되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바바의 개인적인 이야기라 여기서는 꺼내지 않으려고 한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그 슬픈 이야기 조각들을 조금씩 들으며, 오히려 바바에게 친밀감을 가졌다.</div> <div><br></div> <div>왜나하면, 나도 그러한 아픔과 고민을 지나왔고, 그 나이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소망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때 의지할만한 사람 몇몇이 다가와줬을 때 너무나도 감사했고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멋진 플레이로 가슴을 뛰게 한 바바에게 따스한 마음과 관심과 사랑으로 보답하고 싶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바바에게 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나 - 바바, 나는 네가 필요할 때 언제나 옆에 있을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어.</div> <div><br></div> <div>바바 - ?? 왜?</div> <div><br></div> <div>나 - 나는 네가 좋거든 ^^</div> <div><br></div> <div>바바 - ...... 날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 그리고 그런 거 관심도 없어.</div> <div><br></div> <div>나 - 나는 그 말에 관심이 없어. 왜냐하면 나는 그래도 네가 좋거든 ^^</div> <div><br></div> <div>바바 - 넌 이상해 ._.</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7. 번져가는 금</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div> <div><br></div> <div>들뜨고 기쁜 만큼.....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게임은 즐겁자고 하는 건데...</div> <div><br></div> <div>바바는 이길 때는 아무 감흥이 없는 듯 보였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죽기만 해도 엄청나게 화를 냈다.</div> <div><br></div> <div>지는 경우에는 나를 포함해 모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div> <div><br></div> <div>게임 중간에 나가는 것도 자주 있었고, 말을 걸어올 때는 주로</div> <div><br></div> <div>- 왜 그룹으로 돌려도 이기질 못하지?</div> <div><br></div> <div>- 왜 힐러가 있는 데 죽지?</div> <div><br></div> <div>- 너랑 게임해서 져서 솔큐로 트롤판으로 돌렸는데 이기고 있네?</div> <div><br></div> <div>- 왜 애들은 다 하나같이 이 모양이지?</div> <div><br></div> <div>이런 부정적인 내용들이라... 조금은 힘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사람은 고쳐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말이다.</div> <div><br></div> <div>자기가 진심으로 변화하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어린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있다고 믿어서, 나는 언제나 보듬어 주려고 노력했다.</div> <div><br></div> <div>푸념을 해도 들어주고, 욕을 해도 참아주고, 다음 판을 좋을거라고 다독여주고,</div> <div><br></div> <div>어쩌면 이기는 것 뿐만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서 오는 행복도 있을 거라고 틈틈이 말해 주었다.</div> <div><br></div> <div>사람은 고쳐쓰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바바는 어리기에, 그리고 나랑 닮은 과거가 있기에</div> <div><br></div> <div>어쩌면... 어쩌면... 내가 조금의 도움이 되고... 어쩌면 웃는 바바를 듣거나 볼 수 있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8. 해서는 안될 말</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조금씩 바바에게 내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기 시작했고, 다같이 즐길 수 있는 날을 꿈꿨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 날... 바바는 나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게임을 하던 도중 자신이 죽고 게임이 지자 나에게 험한 말을 던진 것이다.</div> <div><br></div> <div>"야, 너 좀 그만 죽으면 안돼? 왜 이렇게 못해? 메르시면 어디 가서 좀 살아 있으란 말야. 중요할 때 픽픽 죽지 말고!"</div> <div><br></div> <div>왜이렇게 못하냐는 그 한마디가.... 나를 너무 슬프게 했다.</div> <div><br></div> <div>나는 정말 우울한 마음으로 그 판을 정리하고... 바바에게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너랑 다시 게임을 하고, 너를 위한 최고의 지원가가 되고 싶어서 게임을 해왔는데... 아마 나는 안되나봐."</div> <div><br></div> <div><br></div> <div>다른 친구들이 나를 위로해줬지만...... 울컥거리는 감정이 끊임없이 요동쳤다.</div> <div><br></div> <div>다음 라운드에서 나는 팟지에 뜰만한 메르시 궁을 성공시켰다.</div> <div><br></div> <div>바바는 채팅창에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최고의 메르시 플레이었어!"</div> <div><br></div> <div><br></div> <div>정말 오랜 시간 듣고 싶었던 말...</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전의 그 한 마디가 나를 이렇게 아프게 할 줄은 몰랐다.</div> <div><br></div> <div>나는.... 너무나 슬픈 마음으로 대답했다.</div> <div><br></div> <div>"아니야. 쓰레기같은 플레이었어. 나 같은게 무슨 좋은 플레이를 하겠어, 안그래?"</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로 마음을 다잡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div> <div><br></div> <div>그래도 나는 바바를 잃고 싶지 않아서, 화가 날 때는 침묵했다.</div> <div><br></div> <div>시간이 흐르면, 나도 바바도 조금을 나아질테니까.</div> <div><br></div> <div>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더라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9. 친구들과의 분란</span></div> <div><br></div> <div><br></div> <div>본격적인 문제는... 그룹에 다른 친구들을 넣기 시작했을 때부터 발생했다.</div> <div><br></div> <div>이기지 못할 때마다 불같이 화를 내는 바바는 어느 날 나에게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바바 - 너는 지는 게임이 뭐가 재밌다고 해?</div> <div><br></div> <div>나 - 음... 지는 건 별로 기분이 안좋고... 물론 나도 연패는 싫어해 ㅠㅠ</div> <div><br></div> <div>바바 - 근데 왜 게임을 하는데?</div> <div><br></div> <div>나 -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어서랄까? ^^</div> <div><br></div> <div>바바 - 난 모르겠어.</div> <div><br></div> <div>나 - ㅠㅠ 나랑 게임하면서 그런 기분 안느껴봤어?</div> <div><br></div> <div>바바 - 몰라.</div> <div><br></div> <div>나 - 나도 점수에만 신경쓸 때는 슬펐는데, 친구들과 즐기다보니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됐어.</div> <div><br></div> <div>바바 - ... 나도 그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을 알려줘.</div> <div><br></div> <div>나 - 물론이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렇게 나는... 내 친구 목록에서 내가 바바만큼 아끼고, 정말 유쾌하고 실력도 좋은 친구들을 엄선해서 같은 그룹에 초대했다.</div> <div><br></div> <div>이 친구들도 바바보다는 나이가 많고, 함께 대화해 본 결과 배려할 줄 아는 좋은 친구들이라 바바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div> <div><br></div> <div>(물론 친구들에게는 미리 바바의 성격에 대해 알려주었고, 친구들도 나를 위해 참아주기로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바도 시즌3 배치 경기에 다른 친구들이 아닌 나와 내 친구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div> <div><br></div> <div>승리와 점수를 목숨처럼 생각하는 바바가 내린 이 결정은 나를 감동시켰고, 나는 정말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처음 3연승을 이루어내고, 서로 내가 잘하네 네가 잘하네하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때 바바가 내 친구 하나에게 말했다.</div> <div><br></div> <div>"너는 왜 자꾸 픽도 이상하게 하고 자꾸 죽기만 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어?"</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로도 바바는 내 친구에게 험한 말을 쏟아냈고, 진 판에는 모두에게 화살을 돌렸다.</div> <div><br></div> <div>친구들은 나에게 들은 게 있어 참아주면서도, 이기는 데도 불구하고 불만이 계속되자 나중에는 결국 터져서 싸우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나도 바바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바바도 잘못하는 게 분명 있고, 내 친구들은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고,</div> <div><br></div> <div>누구나 잘못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함께 하고 있는 것인데......</div> <div><br></div> <div><br></div> <div>바바에게도 게임 친구가 있다. 바바가 처음으로 나에게 소개해 준 자신의 게임 친구인데</div> <div><br></div> <div>나는 그 친구와 한 판 정도만 같이 한 후로 함께 할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높은 티어의 지원가는 무조건 칭찬하고, 내 플레이에는 나쁜 말만 쏟아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나는 바바에게 딱 잘라 말했었다.</div> <div><br></div> <div>내가 네 욕을 참는 이유는 너를 좋아하기 때문이고, 개인적으로 욕하는 사람 매우 싫어하니 네 친구랑은 게임 안하겠다고.</div> <div><br></div> <div><br></div> <div>바바가 나의 친구들과 말싸움을 할 때, 나는 상황을 중재하기 위해 중간에 끼어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나 - 바바, 이 게임 끝난 후에 너한테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div> <div><br></div> <div>바바 - 지금 물어봐. 이 게임이 너랑 하는 마지막 게임이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에서 무언가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마지막 게임.... 나는... 마지막을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div> <div><br></div> <div>이 아이는 언제나 어느 순간에나 고려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도... 진심을 담아 처음으로 차가운 말을 던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나 - 바바, 변하고 싶으면 죽을 힘을 다해 변하려고 노력해야해.</div> <div><br></div> <div>그리고 변하는 건 나이가 들수록 더 힘들어져.</div> <div><br></div> <div>너는 변하고 싶고, 친구를 만들고, 따뜻해지고 싶다고 말했지?</div> <div><br></div> <div>그러면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네 옆에 두는 연습을 해야해.</div> <div><br></div> <div>누가 너를 정말 아끼고, 배려하는지 잘 살펴봐.</div> <div><br></div> <div>절대 그 사람들에게는 험한 말이나 아픈 말을 던지면 안되는거야.</div> <div><br></div> <div>그 연습을 하지 않으면, 네 주변에는 네 입버릇 험한 친구같은 사람들만 남게 돼.</div> <div><br></div> <div>너는 그런 사람들이 좋아? 너는 정말 나나 내 친구들같은 사람들이 싫어?</div> <div><br></div> <div>바바, 나는 진심으로 네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러니 이 말은 꼭 들어줬음 좋겠어.</div> <div><br></div> <div>정말 너를 아껴주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옆에 두도록 해.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바는 배치를 그렇게 끝내고 그룹을 나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0. 이별</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로 바바는 나에게 귓말로 말을 걸어왔다.</div> <div><br></div> <div>과거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링크도 보내주고, 인터넷에서 본 오버워치 글 이야기도 해주고 하면서도</div> <div><br></div> <div>바바는 끊임없이 푸념을 늘어놓았다.</div> <div><br></div> <div>왜 자신은 지는 게임 밖에 할 수 없는지, 왜 다 못하는 지, 이런 이야기들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바바와 게임을 하고 싶어도 정말 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왜냐하면..... 정리할 수 없는 마음 속에서 한 가지 확실해 지는 사실은 바바가 정말 지는 걸 싫어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나는 몇일간 바바와 게임을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과 게임을 하게 되면서 바바에게 답변을 하지 않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내가 해결해줄 수 없는 불만과 푸념은 대답해 주지 않으면서 줄여가려는 나름의 노력이었다.</div> <div><br></div> <div>좋은 말을 할 때만 대답을 해주다 보니... 자연스럽다고 해야할지, 안타깝지만 우리의 대화는 줄어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던 중 바바는 나에게 귓말을 보내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바바 - 너 왜 나한테 답장 안해?</div> <div><br></div> <div>너 이제 나랑 말하기 싫어진거야?</div> <div><br></div> <div>역시 너도 다 똑같아. 다 거지 같아.</div> <div><br></div> <div>너 정말 나랑 대화 안해?</div> <div><br></div> <div>좋아. 이게 나도 마지막 메시지야.</div> <div><br></div> <div>너 친구에서 삭제해 버릴거야.</div> <div><br></div> <div>엿이나 먹어, XX!</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바바의 메시지를 한 줄씩 받으면서....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바는 정말 나를 친구 목록에서 삭제해 버렸다.</div> <div><br></div> <div>바바가 내가 자신을 아끼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한 친구 삭제를 해버렸다...</div> <div><br></div> <div>바바는 내 게임 친구에게도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너나 네 애인이나, 엿이나 먹어! 난 이제 가서 죽어버릴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일단 그 친구 애인도 아닌데 그런 말 듣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고,</div> <div><br></div> <div>죽을까봐 걱정하는 친구에게 바바는 원래 죽는다는 말 자주 꺼냈다고 말해주면서</div> <div><br></div> <div>속으로 바바를 걱정하면서도... 친구를 삭제한 바바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1. 또 다른 소망</div> <div><br></div> <div>나는 바바의 배틀태그를 안다. 그리고 바바도 내 태그를 알 것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고민 끝에 나는 바바를 등록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div> <div><br></div> <div>언젠가... 바바가 내가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해 줬다는 것을 알면</div> <div><br></div> <div>언젠가는... 먼저 나를 등록해주고 말을 걸어와 줬으면 좋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친구 삭제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현실 친구를 잃은 것 만큼 마음이 많이 아프다.</div> <div><br></div> <div>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 뿐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바바도 조금만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 </div> <div><br></div> <div>내 친구들도 말을 한다.</div> <div><br></div> <div>화내지 않는 바바는 순하고 귀여운 면도 있다고.</div> <div><br></div> <div>웃는 바바의 모습은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울 것이다.</div> <div><br></div> <div>좋은 말을 전하는 바바라면 친구도 더 많이 생길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죽겠다고 한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려서 게임 전적을 찾아보니 배치 점수보다 500점을 더 올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게임은 잘하고 있네, 죽는 걱정은 안해도 되겠네, 적어도 지금은.</div> <div><br></div> <div>이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거절 당한 아픔에 나는 사실 조금 슬픈 상태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래서 어디서든 마음은 열고 싶지도, 주고 싶지도 않다.</div> <div><br></div> <div>마음을 여는 것은 나에게도 힘든 일이었음을, 언젠가 바바도 알아줬으면 좋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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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07 10:59:03  118.240.***.235  란베릴  649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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