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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기분도 좋고, 글 쓸 에너지도 생겨 이렇게 글 남깁니다.
저는 흔히들 말씀하시는 우울증 겸 정신증(일반적으로 조현병)으로 치료받고 있습니다.
먼저 그 경위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우울한 기분은 17~18세 즈음에 시작되어서 18세 하반기에 정말 심해졌던 것 같습니다. 19세가 되어 우울이 조금 나아지나 싶더니 환각(환청, 혼잣말)증상 때문에 개인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개인병원에서는 다시 큰병원(대학병원)에 가보라 하여 대학병원에 가게 되었고,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매우 다행이게도 제가 약에 잘 맞아서 지금까지 심각한 정신증 증상(환각)은 잘 조절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울은 잘 해결이 되질 않고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우울증 약(SSRIs)에 대해서는 반응이 좋지 않았고(자살 시도) 이후 기분조절제(리튬)를 처방받아 복용하였습니다. 다행인지(?) 기분조절제에는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이후 개인적인 리튬 부작용 때문에 1년 간 처방을 받지 않다가 자살 사고가 심해져 다시 처방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복용을 하였는데도 우울한 기분은 그대로고 그 때문에 자살 사고, 더 나아가 장기적 자살 계획까지 세우게 되었습니다. 한 달 전부터 그제까지 쭉 그러다가 이상하게 어제 오늘은 또 기분이 괜찮네요(그래서 글을 쓸 수도 있고요).
두서없는 글 답게(?) 제가 느낀 정신과에 대해 잠깐 말씀을 드려볼까합니다.
1. 인간의 정신활동은 물질작용이다.
정신과에서는 이 문장 그대로 인간의 정신을 보는 듯합니다. 저 또한 매우 동의하는 바이기도 하고요. 인간의 정신활동은 물질(신경전달물질)에 의한 것이고, 기본적으로 이러한 물질의 불균형 때문에 인지, 사고, 행동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 기원이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간에요.
따라서 정신과에서는 뇌에서의 물질 불균형을 균형적이게 유지하려 ' 정신과 약 ' 을 처방하는 듯합니다. 예컨대, 우울증에는 세로토닌 재흡수를 막는 약을 조현병에는 도파민의 균형을 맞추는 약을 처방하는 것이죠.
2. 정신과는 '진단-처방'을 하는 곳이다.
심리적인 문제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쓰는 글에는 '정신과 상담'이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합니다. "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 나아질까요? "이렇게요. '상담' 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다수는 전문 상담심리사와 하는 상담을 기대하십니다. 그런데 정신과는 상담하는 곳이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증상에 대해 '상담'하실 수 있겠지만 이건 상담이라기 보다는 주치의와의 '면담'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정신과에서는 이러한 면담을 통해 병을 진단하고, 이에 따라 적절히 처방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즉 전문 상담사와의 상담(e.g. 인지행동치료)은 아닙니다.
3. 정신과에는 엑스레이가 없다.
뼈가 부러지면 엑스레이를 통해 부러진 뼈를 볼 수 있죠. 장기에 문제가 있으면 내시경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은 이렇게 볼 수 없습니다. 의사가 볼 수 있는 건 정신이라는 내면의 세계가 아닌, 정신이 조종하는 말과 행동입니다. 따라서 의사는 진단할 때 합의된 진단기준을 가지고 환자의 말과 행동을 평가합니다. 엑스레이와 비교하면, 이러한 진단기준과 평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인 시각에서 볼 때 명확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타당하고 신뢰로운 도구로 평가합니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는데 정신과는 그 나름의 특수성이 있을 뿐, 다른 과와 다르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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