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저는 어딜가더라도 이상한게 저를 포함하여 늘 삼총사가 됩니다.</p> <p>서로 대화를 분주하게 주고 받으며 보냈던 시간들을 와이프에게 얘기를 해주면</p> <p>와이프도 가만히 잘들어 주곤 하죠.</p> <p> </p> <p>오늘은 국민학교 시절의 삼총사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p> <p>국민학교 2학년 가을무렵 하교 길인데</p> <p>그때의 시골 풍경은 해질무렵 석양으로 논에 출렁이는 금빛 파도를 보게 해줍니다.</p> <p>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약 40분의 거리이고, 3개의 마을을 지나갑니다.</p> <p>제가 나름 유명 인사였는지, 간혹 보이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저를 보며 혀끝으로 쯧쯧을 합니다.</p> <p> </p> <p>썩 좋지 않은 기분이지만 삼총사는 신나게 얘기하며 집에갑니다.</p> <p>드디어 우리 마을의 입구에 들어서니 자주 인사하시던 아주머니가 저를 보며</p> <p>니 아버지 돌아가셨어...</p> <p>흠, 만우절도 아닌데...</p> <p>양옆의 친구 중 한명은 저와 8촌관계이고 촌수로 그친구가 아저씨 이지만</p> <p>이때는 서로 이름을 부르며 친구처럼 지냈죠, 제 손을 잡아줬지만 뿌리쳤습니다.</p> <p> </p> <p>우리들은 말없이 걸었습니다. 앞으로 집까지 약 8분의 거리이고</p> <p>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우선 마당에 천막이 없어야 한다 생각했어요.</p> <p> </p> <p>우리동네는 사람이 돌아가시면 마당에 천막을 치고 사람들이 모여있거든요.</p> <p> </p> <p>우리집까지 2개의 길이 있는데 한사람이 걸을 수 있는 풀숲의 길이고 양옆에 논과 밭이있습니다.</p> <p>이길은 빠르지만 집근처까지 와야만 우리집 지붕이 보입니다.</p> <p>삼총사는 제가 앞장서고 두친구가 제뒤를 말없이 따라왔습니다.</p> <p> </p> <p>거의 집앞에 도착할때쯤, 마당에 푸른색의 천막이 하늘 높이 솟구치도록 쳐져있더군요.</p> <p>슬프지 않은데 눈물이 주룩 흘렀습니다.</p> <p>나도 모르게 울면서 집까지 뛰었어요.</p> <p>근처에 도착하니 어머니와 누님들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p> <p>마당에서 제친구 두명이 서서 저를 바라보았고, 저는 그 시선을 느끼며</p> <p>방안으로 들어섰는데, 얼굴이 가려진채 누워계신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p> <p>내평생 그렇게 뜨거운 눈물을 흘려본적이 없습니다.</p> <p> </p> <p>그렇게 아버지를 보낸 이후, 저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아빠라는 말을 해본적이 없습니다.</p> <p> </p> <p>오늘 문득 나와 함께 길을 걸었던 삼총사 중 8촌 아저씨가 생각나네요.</p> <p>지금은 풍채가 저보다 훨씬 크고 힘이 아주 좋은 친구지만, 국민학교시절 반친구에 두둘겨 맞고</p> <p>공부도 못해서 나머지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p> <p>지금도 제가 대장입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전 말랐지만 힘이 더쎄요!!</p> <p> </p> <p>이친구가 맞으면 두둘겨 맞는것을 말리긴 하지만, 힘이 역부족하여 같이 울어준적도 있고</p> <p>중학교때까지 늘 등하교를 같이했었죠.</p> <p>이친구가 군대에 간지 얼마안되어, 제가 편지를 보내며 쓴 시가 있습니다.</p> <p>군전역 후, 그 시를 소중히 여기며 이 시를 써준 넌 나의 정신적 지주다라고 말했던 친구앞에서</p> <p>앞으로 더 열심히 멋지게 살아야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p> <p><img style="width:279px;height:479px;" alt="00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102/16128807664e5c85191e08423bacd746bb3e603477__mn795154__w279__h479__f14684__Ym202102.jpg"></p> <p>20여년전, 이친구는 공부를 게을리 하여 용접공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p> <p>어느 여자와 동거를 하던 중, 그여자가 통장과 친구의 신용카드를 들고 도망가서,</p> <p>약 8천만원의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p> <p>특히, 카드로 현금대출을 해버려서 이친구가 엄청 힘들어했죠</p> <p>그런데 저에게 연락이 와서 도와달라고 하였지만, 선뜻 도와주질 못했습니다.</p> <p>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끝이났답니다.</p> <p>이친구가 연락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다 갚고 나서 연락이 되었습니다.</p> <p> </p> <p>그리고 10여년전 이친구의 어머니 즉, 저에게는 촌수로 할머니가 되시는데</p> <p>장례식장에 제가 찾아가면서 다시 인연의 끈을 이었습니다.</p> <p> </p> <p>그리고 지금의 와이프를 여자친구로 만나던 시절, 이친구가 주말에 놀러와서 만나고싶다고</p> <p>연락이 왔지만, 전 또한번 선뜻 약속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p> <p>여친이 난리난거죠, 그 친구 느낌이 안좋다.."오빠 만나지마라" 하면서 저를 말리고 있었어요.</p> <p>사실, 전 5일 근무제라 토욜도 휴무인데 이친구는 용접직업이라 토요일에 일찍 끝나도</p> <p>서울에 도착하면 저녁 8시라고 합니다.</p> <p>우리집에서 자고싶다고...ㅎㅎ, 여친은 저를 만나기 위해 주말만 기다리고 있었던 터라</p> <p>이친구에게 이해를 요구했습니다.</p> <p> </p> <p>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p> <p>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카톡을 봤는데</p> <p>이친구의 형님이 우리 큰누님에게 연락을 했더라구요. 동생이 사망해서 지금 화장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라고...</p> <p>그내용을 큰누님이 가족그룹방에 올린 것을 늦게 봤습니다.</p> <p> </p> <p>휴, 지하철에서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집에와서 배는 고프고</p> <p>김치찌개를 끓이면서 나물도 무치고 하는데 울음이 참아지더라구요.</p> <p>티비를 보며 밥도 먹고, 설거지하고 간식도 꺼내먹고 샤워를 하는데 국민학교 2학년때</p> <p>제 아버지가 돌아가신날 마당에 서있던 친구모습이 떠오르는 거에요.</p> <p>샤워기 물은 흐르고 제 눈에 눈물이 흐르는데, 욕실바닥에 주저앉아 울었습니다.</p> <p> </p> <p>너무 미안하고, 죄짓는 이 기분...</p> <p>그와중에 솔을 들고 욕실바닥 청소하며, 다시 주저앉아 울었어요.</p> <p>겨우 샤워를 끝내고 몸에 로션을 바르면서도 울었습니다.</p> <p> </p> <p>와이프는 처가에 간지 2주가 되어 혼자 있는데, 슬품을 주체할 수가 없네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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