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한 단 가격보다 못한 가치  !                                

대파 한 단 가격이 5000원을 넘었다. 혼자 사는 몸이니 한 단을 사보았자 냉장고에서 시들시들 시들어갈 것이 뻔하다. 한 뿌리만 달라고 할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대파 대신 < 좌파 > 한 단 가격을 물어보았다. " 좌파 ?! 그런 쓰레기'를 뭣하러 사슈 ! 좌파는 북풍에 다 얼어버려서 모두 버렸다오.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좌파를 찾으시오. 쥐도 새도 모르게 공안으로 끌려갈 지 모른다오. 첫 개장부터 재수없는 소리를 하니, 원... 저기 시장 쓰레기통을 뒤져보시구랴 ! " 시장 상인이 알려준 곳으로 가니 그곳에는 온갖 쓰레기와 함께 좌파'가 널부러져 있었다. 나는 싱싱한 좌파를 골라서 집으로 돌아왔다. 소고기무국'을 끓일까 하다가 한국'을 끓이기로 했다. 삶은 우거지를 된장에 양념한 후 사태 삶은 물에 넣고, 좌파'를 송송 썰어넣었다. 사람들은 왜 좌파'를 싫어할까 ? 대파와 우파보다는 좌파의 알싸한 맛이 더 훌륭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한소끔 끓인 국에 고슬고슬한 밥을 넣어 먹으면서 티븨'를 보았다. 9시 저녁 뉴스였다. 톱 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뉴스였다. " 박근혜 대통령께서 저녁으로 곰탕을 맛있게 드셨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파 김치를 3쪼가리나 드셨다네요 ? 파김치 좋아하시나 보죠 ?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로 합시다. 박대기 취재기자 ! " 톱뉴스가 끝나자 다음은 두 번째 뉴스가 송출되었다. 63빌딩이 무너져서 10000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였다. 곰탕 톱 뉴스는 7분을 할애했고, 10000명 사망 사건은 1분 보도에 그쳤다. 다음은 내각 인선 발표였다. 체육부 장관에는 김흥*, 문화부 장관에는 이문*, 경찰총장에는 이근*, 외교부 장관에는 지만*, 언론특보에는 변희*. 맙소사 ! 식은 땀이 주르르 흘렀다. 꿈이었다. 악몽이었다. " 휴, 다행이다. 꿈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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