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낚아서 죄송합니다. 
본인은 IT 개발자로 6년차에 접어드는 이제 초보란 딱지를 떼어가는 개발자입니다.
저역시 여느 대한민국의 평범한 개발자들과 다르지 않게 월화수목금금금
야근, 철야 등등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지쳐가고 있던중 이번 농협사태를 둘러싼
대한민국 IT 및 SW 문제지적 및 논의에 대해 느끼는 바 가 있어 몇자 적어보려 합니다.
장문의 글 이므로 3줄 요약 이런말 할 사람은 그냥 읽지 않으시는게 좋겠습니다.
아래 부터는 실례를 무릅서고 편의상 존대를 생략하겠습니다.

전문성이 없어 대화조차 통하지 않는 무지한 현업들..
그들이 지불하는 파이를 나눠먹는 갑,을,병,정 하도급 제도에서부터 비정규직/개약직 문제...
단가가 높아진 고급 개발자들은 설자리가 없어지고 관리직 내지는 영업으로 돌아서는 문제....
제살 깎아먹기식인 프로젝트 덤핑 수주...
여러 이유들로 인하여 아이티 개발자들의 처우 및 미래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며..
이런 고질적/제도적 문제로 인하여 이땅의 능력있는 인재들은 적당한 스펙과 영어에 투자하고
점점 IT 개발자의 길을 걷기를 주저하는 현상이 대세인듯 하다.
우수한 인력이 줄어들면 그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 또한 질이 떨어지는것은 당연하다.
그러한 풍토에서 애플이나,구글, MS에 대항할 수 있는 SW를 만들 수 있는 개발자나
기업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나라의 풍토/제도 로는 앞으로도 기대하기 힘들 듯 싶다.
나는 위의 언급한 문제들보다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집어보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은 기업위주 
특히 SI사업에 너무 기형적으로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W 사업을 따로 분류하는 체계가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Solution 사업, Service, SI 사업으로 분류해 보자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윈도우, 오피스, 한글, PC게임들이 모두 솔루션 제품들이다.
개인용으로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사용하고 있는가?
온라인 게임, 오픈마켓, 각종 중개 사이트, 싸이월드, 포탈싸이트 등등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SW산업들이다.

몇몇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고 당신은 얼마나 많은 사이트를 유료로 돈을 지불하고
사용하고 있는가?
Solution 사업, Service 사업은 쉽게 말해 모험이다.
영화제작과 같이 몇수십/수백억을 들여 투자해 제작 또는 오픈하여도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망한다. 그나마 영화는 스크린 쿼터제라는 상대적으로 영새한 자국 영화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도 있어
간간히 제작되고 투자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SW 는 이러한 제도는 고사하고 흥행에 성공 한다고 하더라도 불법 다운로드 및 해적판이 
곧 성행하고 투자한 원금을 회수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100개의 기업이 창업된다면 그중 살아남는것은 10개 정도? 성공하는 것은 1개 정도?
그러한 현상이 몇번 반복되면 시도(투자)조차 하지 않고 비교적 안전한 사업을 하게 된다. 
영화로 치면 저예산 영화정도가 되겠다. 

SW사업자들에게는 이마저도 비교적일 뿐이지만 그나마 안전한 투자 및 사업이 SI 사업이 되겠다.
왜냐하면 기업에서의 IT수요는 계속 발생하고 사업금액(매출)도 예산이라는 기준하에 적은 
액수이기는 하나 정해저 있기 때문에 일단 수주하기만 하면 망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적당히 컨설팅이나 영업을 하면 쉽지는 않지만 없던 사업도 눈먼돈처럼 만들어 낼 수 있다.
문제는 IT 개발 인력은 6개월 학원 코스 밟아서 찍어내듯 넘쳐 나는데 정작 이들을 먹여 살릴수 
있는 시장은 SI 사업으로 점점 제한되가고, 여기에 시장이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는데 있다.
여기에서 또하나의 문제는 치열한 경쟁이 기술경쟁이 아닌, 고만고만한 기술력에서의 제살 깎아먹기
식의 가격 경쟁으로 도래되는 풍토이다.

딱히 기술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않은 몇몇 업체들이 같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한다고 해보자. 
수주하는 업체는 결국 갑의 의사결정권자와 친분이 있거나, 로비를 잘 했거나, 프로젝트 수주
가격이 저렴한 업체다. 수주를 하기 위해서는 사업 내용이나 기간이 어떻든 일단 무리를 해서라도
수주 가격을 내려야 유리한 것이다. 
이 다음부터는 개발자의 희생이 강요된 추가적인 노력으로 인해 저렴한 프로젝트 수주비용이
맞춰진다.

하고싶은 얘기는 결국 쓸데없이 너무 많은 업체들이 차별적이거나 우월한 기술없이 
SI사업에 뛰어들어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하고 그에 따른 희생과 책임을 개발자들에게
전가시키는 현상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른 해결책도 병행되어야 하겠으나, 솔루션 사업과 서비스 사업에도 
투자할수 있겠끔 하는 풍토를 만드는것이 시급하지 않나 싶다.

작년에 IT관련하여 두가지 뉴스가 나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한 가지는 자산 1조를 넘는 우리나라의 기업중 IT업종 기업은 NC소프트가 유일하다는것과
다른 한 가지는 그래도 비교적 기술적으로 도전과 연구를 하고 투자했던 T-Max 라는 회사가 
거의 망해간다는 뉴스였다.

물론 T-MAX라는 회사를 절대 좋아하는것은 아니지만, 국산 웹서버, 국산 DataBase, 국산 OS
를 만들고 판매하려던 회사는 망해 가고 사회적으로 수많은 물의와 문제를 야기시킨
사행성 게임을 만든 회사는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게임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에서 유료로 판매 및 서비스를 제공해서 NC나 SDS 처럼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과연 게임을 제외한 국산 개인용 소프트웨어들은 단순히 소프트웨어의 질이 
떨어져서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도 느끼지못하는 SW들만 만들어지고 있을까?

돈이 된다면 사람이 몰리고 경쟁이 이뤄지는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경쟁을 통해서 발전이 일어나는것이다.
당신이 쓰고 있는 v3가 유료이고 모두가 유료로 지불하고 쓰고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세계 최고의 백신 업체와 기술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지금 pc로 보는 동영상 플레이어를 유료로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FullHD 화면으로 전혀 끊기지 않고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플레이어와 그 SW업체를 갖고 있을 수도 있을것이다.
당신이 접속해서 보고 있는 이 오유도 인터넷 개시판을 대여해 주는 서비스 사업이다.
오유가 유료화 된다면 당신은 올 것인가? 
상상해보자! 오유가 유료화가 당연시 되는 풍토이며, 그래도 사람들이 기꺼히 이용한다면...
당연히 유사사이트가 우후죽순 늘어날 것이고 경쟁은 불가피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쩌면 '오유를 하면 안생겨요'! 가 아닌 '오유 월정액 사용자는 오유가
책임지고 만들어드립니다' 라는 서비스가 생길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위의 예시는 지나친 비약일 수 있겠다. 하지만 돈이 되어야 경쟁이 되고 경쟁을 통해서
발전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집고 넘어가고 싶다.

개인용 SW, Service 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라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풍토와 문화가 자리잡고
이에 건강한 아이디어와 투자가 이루어져 이윤을 보게 된다면, 그리고 그에 대한 분배가
개발자들에게 분배된다면 대한민국의 IT SW 산업도 충분히 외국의 애플 및, 구글과 경쟁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현재 과포화 상태인 SI사업도 현재와 같이 제 살 깎아먹기식의 
과다한 경쟁은 하지 않을것이고 개발자의 처우도 자연스레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