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이었던가요, WBC 2017 쿠바와의 평가전 1차전을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div>투머치토커의 시구를 신호삼아 경기는 시작되었고,</div> <div>쿠바 선수들이 긴 여행으로 피곤했는지</div> <div>별 힘을 써보지도 못하더군요.</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2/1488263729afa16f9bcc404e5cbc2848e7c173d80e__mn601271__w530__h365__f50159__Ym201702.jpg" width="530" height="365" alt="1487993471298.jpg" style="border:none;" filesize="50159"></div> <div style="text-align:left;">사진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241&aid=0002642439" style="margin:0px;padding:0px;text-decoration:none;color:#333333;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ackground-color:#f8f7f7;" target="_blank"><font color="#333333" style="margin:0px;padding:0px;">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241&aid=0002642439</font></a></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에 비해서, 한국팀은 1회부터 아주 펄펄 날았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저는 야구경기를 시청하는 걸 평소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다만, 캐스터와 해설이 수다떠는 걸 듣는 맛으로 야구를 시청하거든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임경진 아나운서와 대니얼 김이라는 해설, 그리고 투머치토커...</div> <div style="text-align:left;">별 기대감도 없는 구성으로 보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재미난 경기분석 따위는 아예 기대하지도 않았던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투머치토커의 뜬금포 인맥자랑과 대니얼 김의 자연건강식 같은 해설이 흐르고</div> <div style="text-align:left;">간간이 임경진 아나운서의 국어책 진도나가기 같은 진행이 계속되었죠.</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러려고 내가 평가전을 봤나 싶은 자괴감이 엄습할 무렵,</div> <div style="text-align:left;">자기들도 방송이 이대로 가면 안되겠다 싶었는지 경기 외적인 이야기를 들썩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대니얼 김 해설이 투머치토커의 열렬한 팬이었다고</div> <div style="text-align:left;">난데없는 고해성사를 시작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left;">(또 팬이네 뭐네 하면서 친분질이나 하겠군, 그래.)</div> <div style="text-align:left;">내 머리속에서는 그 이후 이어질만한 대화내용이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아, 그러셨어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어쩌구저쩌구.'</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런데 분위기가 어째 심상치 않았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투머치토커가 자신에 대한 호의표시에 별 대꾸를 하지 않는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무리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div> <div style="text-align:left;">팬이라고 자처하면</div> <div style="text-align:left;">그것도 공개적으로 방송 중에 그런 발언을 하면</div> <div style="text-align:left;">마지 못해서라도 감사하다는 표시를 해주어야 하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투머치토커의 아메리칸 마인드는 역시 다른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대니얼 김 해설이 투머치토커 데뷔 첫 승 경기에 대해서도</div> <div style="text-align:left;">세부적으로 언급했는데도 역시 투머치토커는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투머치토커, 그에게도...</div> <div style="text-align:left;">극성 팬에 대한 무슨 안 좋은 기억이라도 있는 것일까?</div> <div style="text-align:left;">어느덧, 저의 상상은 고척돔구장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었죠.</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중간에 낀 임경진 아나운서도 민망했던지</div> <div style="text-align:left;">대니얼 김 해설의 팬부심에 일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같은 한국인으로서 가슴 뿌듯했다는 식의 어설픈 동조였더랬죠.</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래도 우리의 투머치토커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경기 내내 시구를 위해 입은 유니폼에 대한 감상을 잔뜩 늘어놓던</div> <div style="text-align:left;">투머치토커였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너무 이상하더라고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대로는 방송까지 망치겠다 싶어서였는지</div> <div style="text-align:left;">다급한 마음에 대니얼 김 해설이 필살기 하나를 시전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박찬호 해설께서는 현역일 때와 변한 게 하나도 없으세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마, 그 나름대로는 무슨 반응이라도 이끌어내고 싶었던</div> <div style="text-align:left;">몸부림의 결과물이었겠죠.</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런데, 제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어설픈 칭찬이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이제 고척돔에는 때아닌 한파가 몰아닥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 순간!</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안 변하기는 뭐가 안 변했습니까!"</div> <div style="text-align:left;">투머치토커의 신경질적인 항의가 튀어나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오호라, 이건 전혀 예상치 못한 그림인데?</div> <div style="text-align:left;">침묵이 겨우 몇 초간 흘렀지만,</div> <div style="text-align:left;">제겐 한 1분으로 체감되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임경진 아나운서가 이러다 큰 일 나겠다 싶어 황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목소리가 무척 조심스러워지고 작아졌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박찬호 해설께서는 본인의 어떤 점이 변했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이어지는 투머치토커의 승부구</div> <div style="text-align:left;">"엄, 일단, 말이 많아졌구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저는 그 이후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