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별건 아니고 예전 편도 절제술 후기를 좋아하셨던 분들이 많아서 한의원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p> <p> </p> <p> </p> <p> </p> <p> </p> <p>어제 자고 일어나니 왼쪽 어깨가 아파서 병원을 갈까 말까 하다가</p> <p> </p> <p>이틀째인 오늘도 영 좋지 않길래 침 맞으러 가기로 결심함</p> <p> </p> <p>우리동네 한의원 검색하니까 맘카페 게시글이 몇개 보이길래 추천하는 곳 가기로 했다</p> <p> </p> <p>바이럴이어도 이만치 돈썼으니 잘하려고 노력하겠지라는 마인드</p> <p> </p> <p> <br></p> <p> </p> <p>가기 전에 중대한 고민에 빠짐</p> <p> </p> <p>'겨털을 밀어야 하나?'</p> <p> </p> <p>예전에 인터넷에서 어떤 여자가 아픈 쪽 겨털만 밀고 갔다가</p> <p> </p> <p>양쪽 팔을 다 들게 하는 바람에 아수라백작으로 기억되면 어쩌냐고 걱정하는 글이 생각남</p> <p> </p> <p> <br></p> <p> </p> <p>의사 선생님은 나의 겨털엔 관심이 없겠지</p> <p> </p> <p>관심 있더라도 모른척 해주실거라는 믿음으로 그냥 갔음</p> <p> </p> <p>1년전만 해도 당연히 밀고 갔을텐데 나이가 들었다는게 이런식으로 실감날줄이야</p> <p> </p> <p>도착해서 초진카드를 작성하고 있는데 내 뒤에 왔던 사람들이 이름만 대고 먼저 접수할 때 뭔가 세상의 불공평함을 느꼈지만</p> <p> </p> <p>나는 이제 침도 맞는 어른이니까 쿨하게 신경 안쓰기로 했다(사실 오늘 일정이 이거뿐이라 남는게 시간이었다)</p> <p> </p> <p> </p> <p> </p> <p> </p> <p>양의원 물리치료실에 있을법한 작은 침대랑</p> <p> </p> <p>그 위로 자이글 같은게 붙어있었다</p> <p> </p> <p>속으로 'ㅋ저거 키면 나 돼지 직화구이'라고 생각함</p> <p> </p> <p>이름은 어쩌고 찜질기였다</p> <p> </p> <p>뒤가 찍찍이로 되어있는 옷을 주고 상의를 갈아입으라길래</p> <p> </p> <p>최대한 조심스럽게 입었는데 머리 안감은거 가리려고 쓴 볼캡에 걸려서 부우욱하고 다 찢어졌다</p> <p> </p> <p>아이고 의미없다</p> <p> </p> <p>그래서 앞으로 팔 두짝 끼운 다음에 주섬주섬 다시 붙였다</p> <p> </p> <p> </p> <p> </p> <p>한의사 선생님이 와서 어디가 아프냐고 해서 짚었더니</p> <p> </p> <p>"오잉 보통 거기말고 요기가 아픈데요"라고 다른곳을 짚어주심</p> <p> </p> <p>"엌 거기도 아파요"하니까 부항이랑 무슨침 놔주신다고 하셨다</p> <p> </p> <p>뭔가가 도도도하는 느낌이 들었고 등이랑 어깨쪽은 하나도 안아팠음</p> <p> </p> <p>근데 목에 침인지 한의학에서 쓰는 롱소드인지 뭘 꽂으니까 갑자기 엄청 뻐근해짐</p> <p> </p> <p> </p> <p> </p> <p>순간적으로 예전에 봤던 홍콩 무술 영화가 생각나면서</p> <p> </p> <p>내가 누군가에게 해를 입힌적이 있나 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p> <p> </p> <p>그렇게 부항 뜨고 자이글 켜주셔서 나는 무사히 돼지 직화구이가 되었음</p> <p> </p> <p>의사샘이 "팔은 쓰지 마시고요 운동 하고 싶으면 걷는건 하셔도 돼요"라고 해주셔서</p> <p> </p> <p>마음속으로 'ㅋㅋ걷는 것도 안할건데'라고 생각했다</p> <p> </p> <p> </p> <p> </p> <p>다 끝나고 찜질도 해주시고 파스도 붙여주셨는데</p> <p> </p> <p>이틀 더 오라고 하셨음</p> <p> </p> <p>집에 와서 솔직히 효과도 모르겠고 뭔가 더 아파진 기분이 들어서</p> <p> </p> <p>젠장 맘카페 바이럴에 당했나 할 때 쯤 갑자기 하나도 안아파졌다</p> <p> </p> <p>마비 된 거 같기도 하고 좋네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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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11/26 14:22:04 162.158.***.94 그라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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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32[10] 2020/11/26 16:35:05 116.123.***.141 마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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