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제가 군복무중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br><br>당시 저는 갓 일병이 되어 한참 바쁘게 지내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br><br>저희 중대는 충청도 소재의 경비중대로 얼마전에 바뀐 중대장이 출세지향적인 인물이라 병장들에게도 한창 fm이 요구되던 때였습니다.<br><br>그래서 점호, 구보 또한 훈련병시절의 그것과 다를바가 없었던 때였죠<br><br><br>헌데 일이 있었던 그날은 아침점호가 매우 간략하게 진행되었었습니다.<br> <br>당직부사관만 나와 인원만 확인하고는 들어가버렸는데 평소와는 달랐기 때문에 의아하게(그 날 당직사관은 보급관이라 해가 서쪽에서 뜰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생각했지만 계급이 계급인지라 <br><br>궁금증을 표현하기는 커녕 아침 분리수거장, 취사장 청소로 매우 바빴었습니다.<br><br><br>사건의 전말을 알게된것은 한참 지난 후였습니다. 일이 있던 그날 타소대의 상병하나가 대통(대전통합병원)으로 후송되었는데<br><br>그 상병이 귀신을 봤다는 말이었습니다.(그 상병을 A라고 부르겠습니다.)<br><br><br>그 전에 제가 군시절을 보냈던 곳은 탄약창이라고 해서 <br><br>다련장포 탄부터 소총 탄환까지 각종 탄을 보관하는 창고가 수백개정도는 있는 여의도정도 크기의 연대급에 속한 경비중대 였습니다.  <br><br>그래서 한 중대에서 전 섹터를 커버 할 수 없어서 각 경비중대별로 관할 구역을 나눠서 그 경계를 하는데 그 관할 구역이 접하고 잇는 곳엔 초소가<br><br>한개씩 있어서 2개의 중대가 그 초소까지 순찰을 하기 때문에 종종 타 중대의 근무자들과 만나기도 하는 곳이었습니다.<br><br><br>그날 A상병은 대기초소에서 밀린뒤에 그 초소까지 순찰을 갔다고 합니다. 야간근무라 피곤했던 A상병은 그 초소까지 순찰을 돌면 바로 복귀하기 때문에 빠른걸음으로 순찰을 돌았다고 하더군요.<br><br>BMNT(일출전 30분전을 칭하는 군대용어로 이 시각을 기점으로 일제히 섹터의 가로등이 꺼지는데 새벽 경계근무를 나가보면 이 때가 가장 어둡습니다)가 가까워져 오는지라<br><br>서둘러서 그 초소로 향했다고 합니다. <br><br><br>같이 근무를 나갔던 조수가 말하기를 초소를 10M정도 앞에두고 빨리 복귀하고 싶었던 A상병은 조수한테 여기 있으라고 하고 그 A상병 혼자 순찰일지를 쓰러 초소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br><br>한참이 지나도 A상병이 안오길래 조수는 초소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 순간 이었습니다.<br><br><br>'으...으 아아악!!' <br><br><br>외마디 비명이 들리더랍니다. 조수는 놀라서 초소안으로 들어갔고 초소안에는 A상병이 기절해 있었습니다.<br><br>바로 조수는 초소에 설치된 전화기로 중대에 알렸고 마침 순찰을 오던 군견병들이 도와줘서 같이 경파차를 타고 복귀했다는 것이었습니다.<br><br>쓰러지는 과정에서 A상병은 허리를 다쳤고 마침 주말이라 중대에 대기중이던 간부가 없어 당직사관이 CP로 그 A상병을 직접 차에 태우고 갔었다고 합니다.<br>(원칙은 당연히 당직사관이 자리를 비우면 안되지만 주말에다가 그날의 당직사관은 원사계급의 보급관이었고, <br>아마 다음날 당직사관도 부사관이 어서 보급관은 A상병 데리고 퇴근해버렸던것 같습니다. 뭐 그 시절에나 가능했을 법한 얘기죠)<br><br><br>후에 A상병의 말에 의하면 순찰일지를 쓰고 초소를 나가려는데 초소에 난 창문으로 사람형상의 검은 실루엣이 보였다고 합니다. <br><br>처음에는 조수가 장난 치나 싶어 어이가 없었는데 문쪽을 바라보니 조수는 아까 그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었습니다.<br><br>그 순간 A상병은 그대로 굳었고 누가 침입한 건가 해서 바로 창문쪽을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br><br>그 순간 A는 직감했습니다. '저 것은 사람이 아니다' <br><br>그것은 주변의 풍경에 전혀 녹아들 수 없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br><br>그날은 나름 달도 밝아서 군복의 얼룩무늬까지 보일 정도였는데 그것은 온몸이 온통 새까만색이었다고 합니다.<br><br>또한 그것은 입체감이 전혀 없어서 마치 그림자가 일어서있는 느낌이었다고 하더군요. <br><br>다만, 그 새까마던 실루엣에서 두 눈 만이 선명하게 보였다고 합니다.<br><br>그것은 A상병을 노려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참을 노려보던 그것은 스르르 다가오더랍니다. <br><br>전혀 걷는다는 느낌없이 그냥 그상태 그대로 가까워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가오는 그것을 본 A상병은 기겁을 했고 그대로 기절을 했던 것이었습니다.<br><br><br>몇개월 후에 유격훈련이 있었는데 경비중대 특성상 로테이션으로 훈련을 가기 때문에 A상병과 근무를 같이 나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근무중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br><br>그 일을 A상병에게 넌지시 물어봤엇는데 A상병은'그 일은 기억조차 하기 싫으니깐 물어보지 마라' 라는 식의 핀잔을 들을 뿐이었습니다.<br><br>그 초소에서 A상병이 보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br><br><br>-참고로 군견병이었던 동기에 의하면 평소에 개미새끼 한마리 기어다니지 않을 정도로 적막한데도 그 초소쪽으로만 순찰을 가면 군견들이 통제가 힘들정도로 짖는다고 합니다. <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