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와 얼마만에 이놈을 타는건지 모르겠네요. 지금 타는 렙터 보다는 훨씬 구형이지만 전 이녀석이 훨씬 더 맘에 들어요. 모든것이 풍요롭기만했던 미국의 70년대를 그대로 보여주는듯한 아름다우면서도 여유 넘치는 디자인,</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너무 자동화된 요즘 전투기들과는 다른 이 묵직한 손맛, 아날로그 바늘들이 까딱 까딱 귀엽게 흔들리는 계기판 까지요. 우아한 기체 만큼 거대한 연료통도 든든하구요.. 무엇보다 가장 멋진건 복좌기라서 닥터류를 이렇게 뒷자리에 태우고 드라이브 할 수 있다는거죠”</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나토 런던지부에는 유로파이터와 라팔같은 유럽산 전투기들이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런던에서 스위스 까지 700 km가 넘는 거리를 별도의 공중급유 없이 왕복하기에는 항속거리가 넉넉하지 않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에 비하면 비록 최신애 전투기들과 비교해서 구닥다리긴 하지만 연습기로 비치되어 있는 F-15가 더 유리했다. 기본 무장만 남기고 보조연료 탱크를 달고 최대한 연료를 채운다면 5700km를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비상 사태까지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스위스 나토 기지를 왕복하는데 문제가 없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스위스로 날아가는 동안 닥터류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 보기 위해 제임스 중령이 최선을 다했지만 그는 유머 혹은 떠벌거림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그런데 이번 차세대 레이더 프로젝트는 정말 도전적인 프로젝트였나봐요. 오직 실력으로만 팀을 구성한 티가 팍팍 나잖아요. 나토가 정치적으로 올바르니 어쩌니 해도 여전히 유색인종에겐 배타적이잖아요?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개발 책임자가 코리아 출신 게다가 여성 공학자, 그리고 이론적 바탕도 닥터킴이니까 한국 출신일꺼잖아요. 대단한거 같아요. 닥터류가 이렇게 미인이니까 닥터킴은 엄청난 꽃미남이려나? K-pop의 멋진 아이돌들 처럼요~”</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크크”</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오 드디어 긍정적인 피드백이 나왔네요. 저 만나고 처음 웃은거 아세요? 뭐든 꾸준히 하게 노력하면 조금씩 진전이 있다니까. 닥터킴은 이번 프로젝트로 만나신 분인가요?”</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아뇨 예전부터 알고 지냈어요~”</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역시 각 분야의 최고 실력자들은 서로를 알아 보는 법이죠. 예전이라면 3년? 4년?”</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아뇨 그것보다는 훨씬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어요”</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음.. 그럼 혹시 남자친구?”</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하하하하”</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닥터류는 좁은 콕핏이 떠나갈듯 크게 웃었다.</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맞구나? 미녀 공학자와 꽃미남 물리학자 커플이라니 무슨 만화에나 나올법한 이야긴데요?”</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스위스에 도착해서 닥터킴을 만나면 이 이야기를 꼭 전해줄께요. 우리 엄마가 엄청 재미있어 하실꺼에요. 아직 살아 게시기만 하시다면요~”</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웃으며 시작한 닥터류의 말끝이 흐려졌다. 제임스 중령은 힐끗 계기판을 처다 보았다.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목적지인 스위스 나토군 기지까지 연료는 충분했다.</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전투기는 처음 타는거랬죠? 지금까지는 전투기도 민항기처럼 부드럽게 날 수 있다는걸 충분히 보여줬으니 이제 전투기처럼 날면 어떤 느낌인지도 한번 경험해 봐야죠? 좀 오래되긴 했고 랩터 보다는 못하지만 이녀석 꽤 쓸만한 엔진을 가졌으니까요, oldies but goodies, 클래식~~ you know what I’m Saying~~. 스위스까지 눈깜빡할 사이에 도착할테니까 안전밸트 확인하시고 시트 꽉 잡아요~ 출~발~~~~”</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제임스중령이 크루즈 모드를 해제하고 출력 레바를 밀어 전투기를 가속시켰다. 애프터버너가 작동하자 F-15의 거대한 쌍발 엔진 노즐이 굉음을 내며 파랗게 달아오르는가 싶더니 소닉붐을 일으키며 음속을 돌파해 날아갔다~</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아무리 미물이지만 이렇게 많은 목숨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가장 급박해 보이는 곳으로 내려온 현장과 최치원 그리고 테무진은 눈앞에 쌓인 수없이 많은 까마귀의 시체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이 까마귀들은 백호의 사자후에도 모두들 미친듯이 이곳에 날아 들어 살아 있는 것은 쪼고 움직이는 것이라면 부딫히고 있었다. 정상적이었다면 백호의 사자후는 커녕 눈을 부라리는 것 만으로도 꼼짝 못하고 숨이 막혀 쓰러지는 것이 정상이다. 이것은 신선이 아니라 삼척동자가 봐도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이 까마귀들은 필시 어떤 힘에 의해서 조정을 받고 있다. 백호 너의 눈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느냐?”</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그렇다”</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이 까마귀들은 특별한 능력이 있는 놈들이 아닙니다. 그저 어디서나 까악거리며 날아다니는 까마귀일뿐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까마귀들이 마치 단단한 바위를 뚫는 물줄기 처럼 이 건물과 사람들을 들이 받아 이지경을 만들었을까요.</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이것은 인간에게도 까마귀들에게도 못할짓입니다. 어떤 사악한 존재의 의지가 개입되어 있는게 틀림없어요. 설마 인간 마법사가 일으킨 짓은 아니겠죠?”</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현장 제가 보기엔 이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요. 서양의 마법이 엄청나게 발전하기는 했지만 수학이라는 불완전한 도구를 주문으로 사용하는지라 아직까지 그 힘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살아 있는 생물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간은 없습니다.”</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최치원. 그대가 인간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내가 처음 우리 부족을 이끌고 몽골에서 일어 섰을때 그렇게 창대한 제국을 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내가 선계에 올라 이룬 것들 보다 인간이었을 때 훨씬 더 높은 곳까지 도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도 있다. 인간의 한계를 함부로 말하지 말라”</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아직 살아 있는 인간이 있다.”</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백호의 사념이 울리더니 엉망으로 망가진 건물과 까마귀 시체 위 한곳을 안광으로 비췄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벽과 기둥이 서로를 받처 생긴 조그만 틈아래에 책상이 끼어 있었고 그 책상 아래에 중년의 여성이 쓰러져 있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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