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개인적으로 역사를 참 좋아해요.</div> <div><br></div> <div>어렸을때부터 남들 다 졸려서 고개가 툭툭 떨꾸어지는 한국사, 세계사 수업 시간에 제일</div> <div>쌩쌩했고, 지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쪽 다루는 시간이 제일 좋았어요.</div> <div><br></div> <div>하루 하루가 역사가 아닌 시간이 없겠지만 특히 요새는 우리나라의 역사에 있어서</div> <div>매일매일이 스펙터클한 역사네요.</div> <div><br></div> <div>저 지금으로부터 딱 24시간 전엔.....구한말 조선의 비통함이 이랬을까...</div> <div>남북한 7~8천만 사람들의 미래 역사가 달라질 회담이 세계 최강국 대통령의 세치</div> <div>혀끝 하나로 좌지우지 되는건 참 비참하구나....싶어 우울했어요</div> <div><br></div> <div>김정은이 집권후 어린 나이에 이뤄놓은 별다른 업적없이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것</div> <div>하나만으로 무슨 왕조국가 시대도 아닌데 세습해 지위를 얻으면서, 철옹성같이 유지되어 </div> <div>오던 북한 내 군부와 노동당 기득권들 및 각 파벌간의 권력투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div> <div>궁금했었는데 집권한지 몇년 안에 대표적 친중파였던 고모부 장성택을 직접 숙청하고 </div> <div>장성택이 체포돼 끌려나가는 모습을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하는 등 뿌리까지 도려내는 </div> <div>과감한 선택을 하는걸 보면서 좀 많이 놀랬더랬어요</div> <div><br></div> <div>이어 분명 국제적 분쟁거리가 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데도 아닌 공항에서 대놓고 </div> <div>이복형 김정남을 제거하는걸 보고, 내부 반발파를 제압하고 세계에도 자기의 권력이</div> <div>이 정도까지 왔다는걸 과시하는 용도로 쓰는구나 싶었고요.</div> <div><br></div> <div>이명박, 박근혜 정권 기간 내내 왜 남한 정부는 막연히 곧 북한이 무너질거다, </div> <div>북한은 금세 내부 쿠데타가 일어나 김정은이 실각할거다, 북한은 계속 굶주리고 있으니까 </div> <div>자멸할거다라는 식으로 안일한 통일 대박론 따위를 미신처럼 신봉하고 있는걸까?</div> <div><br></div> <div>김정은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주변 정리를 마치고 내부 결속을 다지고</div> <div>외부로도 자신의 권력이 공고히 유지되고 있음을 드러내 보이는데 왜 국정원같은데선</div> <div>지금 미친듯이 급변하고 있는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한 첩보 수집 활동에 올인해도 모자랄판에</div> <div>국내에서 정부 비판 인사들에 대한 뒷조사와 도청, 사찰 활동에 훗날 드러난 대선 개입, </div> <div>댓글 공작, 청와대에 비자금 상납 등 온갖 추악한 일을 했을까? 민족의 미래, 국가의 번영</div> <div>같은 건 정말 안중에도 없고 분단 상황을 이용한 공포감 조성, 종북 좌빨 주장으로 내부</div> <div>결속 및 기득권 유지에 정말 충실했던거구나....싶어 참담했었어요</div> <div><br></div> <div>이번에 남북 정상회담은 위장 평화쇼이다 북미회담 하지 말라고 서한을 보내자,</div> <div>미국내 대북 강경파인 볼튼을 만나 의견을 전달하겠다 등등 여러 일이 많았지만</div> <div>특히 1박 4일 일정으로 미국 방문후 훈훈한 분위기로 회담하더니 귀국하자마자 뒤통수치질</div> <div>않나, 거봐~~이럴줄 알았다니깐 외교 실무자들과 장관들 바로 짜르고, 대통령이 사과하고</div> <div>뺨맞을 준비하라며 바로 정부 공격에 돌입하는 야당들을 보며 진짜 나라 안팎으로 도와주는 </div> <div>놈이 하나 없네....싶어 갑갑했더랬어요</div> <div><br></div> <div>오늘은 북미회담 취소와 한반도의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밤샘토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div> <div>불과 또 한시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재개 할 수도 있다는 속보가 나오기</div> <div>시작하네요.</div> <div><br></div> <div>어떤 사람들은 트럼프가 쇼맨쉽이 강하다, 하루에도 널을 몇번을 뛰는 등 인간적으로</div> <div>자질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신뢰도로 말하는 기성 정치인이 </div> <div>아니라 사업가 출신이라 신뢰도 폭망이 되던 말던 내가 일단 세계 최고란걸 뻔히 알고, 그 지위를</div> <div>충분히 활용하여 (이전 정부에선 표면적으로나마 품격과 체면을 위해 노골적으로 드러내진</div> <div>않고 포장해서 들이밀었던) 딜을 할 줄 안다 등으로 이야기 하더군요.</div> <div><br></div> <div>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div> <div><br></div> <div>하지만 북미회담 재개 가능성 속보 보자마자 전 와!!! 트럼프는 다 얻었구나!!</div> <div>의도했다면 천재요,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그는 모든 걸 다 얻는구나!! 싶었어요.</div> <div><br></div> <div>일단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며, 말 뒤엎기를 이제껏 여러번 해왔던 북한에게</div> <div>확실하게 미국이 더 키를 쥐고 있음을 각인 시켰다고 봅니다. </div> <div><br></div> <div>북한도 이제껏 군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핵개발 정책을 밀고 나갔다가 한순간에 </div> <div>김정은 주도로 핵 폐기 노선으로 가면서 내부에 쌓인 불만과 반발이 컸겠지요. </div> <div>이게 김정은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왔을테고요. 그래서 김여정, 김정은 남매는 유화책으로 </div> <div>회담에 나서고, 김계관, 최선희 등의 고위급 실무자들은 대미 강경한 발언으로 북한내</div> <div>불만있는 세력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투트랙으로 갔던 거로 봤었는데 </div> <div>이걸 미국 공화당 내 강경 매파들이 바로 받아쳐서 트럼프에게 회담 뒤엎으라고</div> <div>계속 압박하고, 실제 트럼프가 이를 실행해 옮기자 완전히 판세가 뒤집히는걸</div> <div>경험하게 된거죠. </div> <div><br></div> <div>이로서 북한내 대미 강경파들의 날서고 호전적인 태도는 당분간 좀 잦아들지</div> <div>않을까 싶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미국 공화당내 강경파들의 입지도 줄어들거라 보입니다.</div> <div>가뜩이나 미국내 언론들하고도 사이가 안좋은 판에 폼페이오는 미국 대선 러시아</div> <div>개입설을 일부 시인하는 발언으로 내부 균열까지 온 상태에다, 남북한 데탕트무드</div> <div>조성이 트럼프의 공으로 포장되는걸 극도로 꺼리는 미국 언론들이 바람잡이처럼</div> <div>나서서 트럼프가 진짜로 공이 있다면 이런것도, 저런것도 제대로 이뤄내야</div> <div>진짜로 그의 공인것이다...라면서 무리한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도 문제였으니까요</div> <div><br></div> <div>트럼프는 공화당내에서 대북 강경파들의 불만을 수용해서 그들이 원하는대로 </div> <div>북미회담을 깨버렸고, 이후 돌아온 반응은 전세계적 유감 표명, 미국 정부에 대한</div> <div>신뢰도 의문 제기, 위기설 고조 등을 실시간으로 다 노출하며 강경파들의 입지를</div> <div>좁혀 버렸습니다. 말 그대로 너네가 하도 강경강경 노래 부르길래 그대로 해봤더니</div> <div>전 세계 반응이 요모양이네...어떻게 생각해?? 하며 압박하게 된 것이죠</div> <div><br></div> <div>그리고 가장 큰 효과는 (사실 전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이번 판을 깨뜨린 거라면</div> <div>이게 가장 중요한 속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만) 중국 배제에 힘이 실린거라고 봅니다.</div> <div><br></div> <div>김정은이 시진핑을 만나고 온후부터 북미간에 분위기가 묘하게 어긋나면서 서로 </div> <div>가시돋친 설전이 오갔고 결국 미국에 대한 북한내 강경파들의 막말을 구실로 </div> <div>미국이 판을 깨면서, 중국 배후론이 거론되기 시작했고, 이에 중국쪽에서도 급 당황하며</div> <div>왕이 부장이 나서서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대북제재는 유지된다는 식의 논평을 내며</div> <div>진화에 나섰죠. 북미회담에 자기도 한발 슬쩍 끼워 넣으면서 입지를 넓히려다</div> <div>미국이랑 북한이랑 이야기 하는데 너는 왜 따라 나옴? 너가 뒤에서 이런 식으로 나오면</div> <div>회담 아주 엎어버리겠음! 하고 을러멘 게 제대로 먹힌 상황이라고 보입니다.</div> <div>당분한 중국도 섣불리 입지 확장하려는건 조심하게 될거 같아요.</div> <div><br></div> <div>일본은 아주 제대로 말아 먹었죠.</div> <div>재팬 패싱이 공공연히 대놓고 진행되는 것에 아베 정권이 좌불 안석이었는데</div> <div>북미회담 결렬된다는 소식 나오자마자 바로 유감이긴 하지만 트럼프의 결정을 지지한다며</div> <div>납치 일본인 문제를 더 크게 거론해야 한다고 하다가 트럼프가 다시 말 뒤집자</div> <div>완전 하루만에 속내 홀랑 다 들키고 털린 상황이나 다름없이 되었으니까요...</div> <div><br></div> <div>암튼 쇼맨쉽이던,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던, 트럼프 본인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고</div> <div>하기엔 자질이 부족한 즉흥적인 감정파이던 사업가적 마인드의 소유자이던...</div> <div>롤러코스터 타듯 하루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요새 하루하루는 정말 </div> <div>그 자체가 역사인 거 같아요...</div> <div><br></div> <div>새벽 시간에 글을 한참 적고 있네요..</div> <div>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또 내일은 뭔 일이 벌어질지....</div> <div>제발 잘 되야 할텐데 말에요</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