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다. <br>밤 열두시가 넘었으니 <br>이곳에 도착한건 어제 오후 세시 시십삼분 <br><br>이벤트로 9900원에 판매하는 <br>김포~제주행 티켓을 구입한건 한달전이다. <br><br>그날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왔다. <br>한달동안 어딜가지 무얼먹지 어디서 머물까 <br>고민만하다 결국 속옷한장, 카메라하나 챙겨 <br>부랴부랴 나섰다. <br><br>떠나는 날까지도 늦잠을 자고 <br>오분만 더자자 밍기적거리다가 <br>할일이 생각나, 출발 1분전까지 컴퓨터를 붙들고있다 뛰쳐나왔다. <br><br>공항으로 향하는 지하철안에서도 <br>잠이 덜깨 퉁퉁부어오른 눈을 껌뻑이며 <br>별 다른 생각없이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br><br>그렇게 도착한 이곳, 제주. <br><br>이리저리 고민하기싫어서 <br>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용두암으로 향했다. <br><br>가는 동안 버스안에서 저녁장소를 정해볼까? <br>흑돼지구이도 먹고싶고 회도 땡기는데 <br>어디를 가야할까. <br>고민할것없이 이것저것 다있는 호텔부페를 예약했다. <br><br>용두암에서 강렬한 제주바람을 온몸으로 맞은 후 <br>예약한 호텔로 향했다. <br>면허는 있지만 운전은 못하기에 <br>이리저리 왔다갔다 간신히 버스정류장을 찾아 버스에 올라탔다. <br><br>내려야할 정류장을 혹여나 지나칠까 <br>신경이 곤두섰다. <br><br>드디어 도착. <br>하지만 방향감각은 엄마 뱃속에 두고 태어난 탓에 <br>또다시 방황하기를 십여분. <br>물어물어 겨우 호텔 식당에 다다랐다. <br><br>자리를 안내받자마자 <br>왕초라도 빙의된듯 음식을 집어삼켰다. <br>아홉접시쯤 먹었을까. <br>그제야 포만감이 서서히 느껴졌다. <br><br>그와 동시에 든 고민. <br>아, 어디가서 자야하지? <br><br>툭튀어나온 복부를 어루만지며 <br>폭풍검색을 시작했다. <br><br>멀리 이동할 자신은 없었기에 <br>근처 적당한 호텔과 타협했다. <br><br>그렇게 널부러진 지금 이곳. <br>담배를 피울수 있는 테라스도있고 <br>뜨끈히 몸을 지질수 있는 욕조도 있다. <br>급히 쫓기듯 선택한곳이 이리도 완벽할 줄이야. <br><br>당연히 맥주 한잔도 빼놓을 수 없다. <br><br>육포 한봉지와 캔맥주 두캔 끌어안고 <br>이 글을 끄적이고 있다. <br><br>내일은 어디로 갈까. <br><br>먹구름 사이 내민 둥근 달이 유난히 밝다.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