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align="center">안녕하세요? </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오늘도 도쿄-하코네 후기를 적기 위해서 왔네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래도 자게분들이 많이 봐주셔서 베스트에도 가고 좋군요ㅎㅎ</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아마도 이번엔 하코네를 올라가는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올라가는 동안 사진을 많이 찍진 못했어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힘들어서 죽을 뻔했으니까요-ㅠ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럼, 이번에도 함께 가 보시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시간상 거의 11시 반 즈음 도착한 하코네 산 아래.</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이미 도쿄에서부터 100킬로미터를 달려왔기 때문에 체력이 바닥난 형제는 루트 설정에 난항을 겪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결국 경사도가 아주 급격하지만 적어도 10킬로미터 정도 짧은 14킬로미터 구간으로 진입을 하기로 합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사실 1편에서 일반적으로 가시는 코스가 20킬로미터 정도라고 말씀드렸었는데,</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당시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길은 거의 37킬로미터 정도로 나와서, 엄두가 안났던 것 같아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편의점에서 출발해서 차도를 따라 죽 올라가는데,</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산 아래에 밀집된 온천 호텔 구간에 도달합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런데 이때부터 힘이 쭉 빠져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여기서부터 바로 경사가 시작하거든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런데 진짜, 뭐랄까.</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분명히 갈 수 있는 체력도 있고, 최후의 스프라켓 3장을 남겨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의지가 꺾인다고 해야하나..</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눈 앞에 펼쳐진 경사도를 보니까, 헉 소리가 나더군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평지에서 속도좀 붙여서 쭉 올라가려는데 갑자기 형이 처지기 시작,</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역시 저 자전거론 무리였나보다, 싶었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여기서 드라마를 찍기 시작합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먼저 가!"</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으아! 간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처지는 형을 앞질러 열심히 댄싱을 치면서 올라가도 겨우 한.. 150미터.(....)</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저도 모르게 자전거에서 내려 근처 호텔 담벼락에 기대어두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물을 좀 마시고 기다렸어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러니 형이 올라오더군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이때부터 진짜 병림픽이 시작됩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형이 올때까지 쉬었으니, 저는 또 올라갑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으아아아- 하면서 가다가 결국 또 멈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한 100미터 갔나.</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사실 업힐 경험이 거의 없어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한국에서도 산을 타본 적도 없고, 또 보통 생활 언덕같은 경우엔 평지에서 속도 붙여서 올라기만 했으니.</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런데 하코네의 경우엔 거의 평지0에서 시작해 최고 870미터 까지 올라가거든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사실 저 즈음에 다시 생각했어야 했던 것 같아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아직 산 입구 초입인데, 우리 형제를 제외한 자전거를 한 대도 못봤어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러니 루트 설정을 다시 했어야 하는데..</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형제는 다시 한 번 돌파를 택합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꽤나 어려운 길이었던 것 같아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초반 도입부는 경사가 몇도인지 모르겠지만 타고 올라가다가 중간에 좀 쉬고 다시 타고 갈만 해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길은 아스팔트 1차선로였고, 산을 오르내리는 차들의 통행량도 꽤나 되긴 합니다만 안전했어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산길이라 햇볕보단 그늘이기도 했고. 서늘했던 것 같아요.</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800" height="1067"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alt="올라가며.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50969bfdd8920e4154006a85ee933797f4634__mn376584__w960__h1280__f272612__Ym201607.jpg" filesize="272612"></div> <div> </div> <div align="center">이때 시간은 12시 44분. 하코네마치 스쿠모가와 란 곳입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언덕을 오르고 나오는 첫번째 작은 마을이었어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마을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렇다고 장사를 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이때 형보다 먼저 올라와서 난 여기 있다, 식으로 찍어서 뒤에 쉬고 있던 형에게 보냈던 사진이네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마침 물도 거의 다 떨어지는 순간이었는데,</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주변에 자판기가 있어도 돈을 형이 다 가지고 있어서 먹질 못했네요-ㅠ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아무튼 여긴 조금 완만한 평지 지역이라 신나게 달렸던 것 같습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한 1킬로미터 좀 안되게.</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리고 다시 오르막이 나오죠.</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740" height="555" style="border:;" alt="하코네7.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496760b91a3ab316b483d801de3c04dad10ad__mn376584__w740__h555__f211428__Ym201607.jpg" filesize="211428"></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12시 57분에 찍은 사진이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여기도 오르막인데, 타고 올라오다가 화장실이 있어서 급히 물도 좀 뿌릴 겸 멈춰서서 세수를 하고 있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뒤에 처져있던 형이 카톡으로, 12.2km남았다고 하기에, 보니까 전 12.1km. 형제와의 거리는 100미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화장실에서 나와서 도로를 보니 형이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오잇오잇! 응원을 했지만 결국 화장실 앞에서 멈춰선 형제.</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자전거를 끌고 조금 더 올라가니 표지판이 있는 곳이 있어서 잠시 쉬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10분 만에 또 휴식.</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저 지도상으로 보니까 12km 정도 남았다고 나왔던 기억이.</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신기한 건 갑자기 어디선가 어떤 아저씨가 불쑥 나타나더니,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나침반과 차트 같은 걸 들고서 표지판을 물끄러미 바라보시고는 혼자 중얼거리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차를 타고 온 것 같지도 않은데 만약 걸어 올라왔다면 날씨가 좀 더워서 땀이라도 흘리셨을텐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전혀 그런 것 없이 차트와 나침반을 들고서 표지판을 보더니,</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다시 어딘가로 사라지셨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소오름-</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여기서부터 좀 더 올라가니까 완만한 길이 나오고 두 번째 마을이 나왔던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첫 마을보다는 좀 컸고, 주민들도 좀 있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거기서 자판기로 바로 달려가, 수분 보충하고 빈 물병도 채웠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다시 출발.</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 마을에 오기 전까지의 패턴은 이런 식이었던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언덕-댄싱-끌바-휴식-완만-어?-댄싱-500미터-언덕-댄싱-끌바-휴식</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런 패턴으로 두 번 정도 하다보니까 기대가 되는게,</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허, 이런 패턴이면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보통 끌바하다가 길이 완만해져서 타면 근 500미터씩 전진하니까.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하. 지. 만.</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제 그런 거 없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와, 진짜.</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휴식 후 호기롭게 출발하는데 진짜 20미터도 못가서 내린 곳도 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경사가 진짜. 땅이 눈 앞에 있음.</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특히나 무슨 절 입구 쪽이었는데, 경사가 진짜 어마어마했음.</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하지만 거길 올라가는 자전거 탄 일본인들을 목격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올라갈 때 한 4명 정도. 그 중 3명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분들도 여유롭게 올라가는 건 아니고, 꽤나 아둥바둥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일본엔 자전거 타는 사람들끼리 눈이 마주치거나 스쳐지나갈때 뭔가 인사를 한다거나 하는 문화 같은 게 있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래서 눈이 마주치면 짧게 인사를 하거나, 실례한다고 하는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저는 그분들께 힘내라고 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럼 그분들도 감사하다고 하면서 아주 천천히 올라가시더라구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리 형제는 길가에 퍼져있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때부턴 타지도 못하고 억지로 끌고 올라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걸어서 걸어서 가다보면 언젠간 닿겠지.</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800" height="600"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alt="내려와서3.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49674810805acbee5474a832bc6fdb0e90f7e__mn376584__w1280__h960__f437160__Ym201607.jpg" filesize="437160"></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두둥.</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때가 오후 2시 무렵.</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일본어를 몰라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느껴지는 고난의 행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여기서부터 10.1도의 경사.</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1.2km동안 굽이치는 업힐.</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은 허탈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저는 그 표지판을 보고나서 그냥 지나쳐 묵묵히 올라갔는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800" height="600"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alt="내려와서2.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49670a9b8fdfe047f42809d1bb0a8c2d7126e__mn376584__w1280__h960__f307565__Ym201607.jpg" filesize="307565"></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게 아마 2번째 헤어핀 정도 될듯.</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고프로로 찍어서 굴곡지게 나왔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자전거만 아니었다면, 사람들이 다니는 아주 가파른 계단을 통해서 올라갔을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런데 정말로 그 계단이 가팔라서, 자전거를 가지고 올라가다가 뒤로 넘어지면 그야말로 죽겠단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740" height="924" style="border:;" alt="하코네8.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49679e5f9ce88e6664768b3f880187065921a__mn376584__w740__h924__f309152__Ym201607.jpg" filesize="309152"></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카시노키 고개.</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이 설명을 읽어보더니 재미있어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뭐, 지금도 이렇게 넘기 힘든 길인데 예전엔 더 했겠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예전에 이 고개를 넘는 게 너무나도 힘들어서,</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도토리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 그럼 내 눈에서 떨어지던게 도토리였구나..!</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 즈음에서 아주 신비로인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사실 그냥 산을 타는 윈드브레이커와 반바지를 입은 청년이었겠지만, 아주 신비로웠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데, 한 청년이 내려오더군요. 힘든 기색 없이 말이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그 사람은 내게 일본어로 인사를 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약간 인사나 말투가 어눌하고 헤어스타일이나 얼굴이 한국사람 같았는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제가 내려간 방향으로 가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렇게 헤어핀을 두 개 정도 끌고 갔나.</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이 따라오고 있나 싶어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청년이 이번엔 하얀 모자를 쓰고 아주 느긋하게 올라오는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보통 걸으면 계단을 통해서 와야하는데, 저처럼 헤어핀을 돌아서 말이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제가 멈춰서자 다시 안녕하세요? 하고 절 지나쳐서 가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는 전혀 힘든 기색 없이 계단을 통해 올라가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주 산신령인줄.</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740" height="924" style="border:;" alt="하코네9.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49680cdd8aea53449457ead448a5aa23c4029__mn376584__w740__h924__f252029__Ym201607.jpg" filesize="252029"></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자전거를 패대기쳐도 V 할 힘은 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마 이게 그 구불구불한 헤어핀의 마지막 구간이었던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헤어핀 하나 돌 때마다 10분씩 날라가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시간은 2시 반 경.</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때 이후로도 진짜, 많이 끌고 올라갔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걸어도 끝이 없는 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800" height="600"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alt="오르면서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52937b488d61a25954d1db4e6b286c7ae2727__mn376584__w1280__h960__f486398__Ym201607.jpg" filesize="486398"></div></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3시 36분. 하코네마치 하타주쿠 라고 뜨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사진은 좀 밝게 나왔는데, 좀 어두운 숲이라, 귀신 나오는 줄.</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마 하코네 등산로인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산책로라고 적혀 있었던 것 같긴 한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여기서 형을 기다리면서 좀 앉아 있었던 듯.</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중간에 식혜파는 곳이 있었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화장실도 있어서 거기서도 한 번 쉬었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화장실 수돗물이 엄청 시원했던 기억이.</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거기서 또 호기롭게 댄싱치며 오르다가 100미터도 못가서 끌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결국 여기서 휴식을 취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지도 네이게이션 상으론 거의 3km 정도 남았던가, 2km였나. 거의 다왔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 시점에서 형은 예약해두었던 호텔 측에 전화를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혹시 트럭이나 차 같은게 있냐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전화를 받은 호텔 할아버지는 이미 우리가 자전거로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차는 없어서 보내줄 수 없지만.</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식혜파는 곳을 지났다면 곧 내리막이 나온다는 말을 남겼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내리막이 나온다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오옷-</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제는 호텔 할아버지 말을 철썩같이 믿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내리막이 나온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힘내서 가봅시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하지만 다리가 잠긴 형은 저에게 먼저 가라고 하고, 전 선발대로 또 다시 먼저 출발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여기서 코너 하나를 끌바로 가고 난 다음에 조금 산이 완만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재빨리 자전거에 올라타 열심히 다리를 저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내리막만 꿈꾸면서.</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런데, 코너를 돌고 돌아도 내리막은 커녕 더 가파른 오르막이 뙇!</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때 진짜, 좌절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눈 앞의 오르막은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데, 희망이 없다고 해야하나?</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멘탈이 깨지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래서 자전거를 좁은 인도에 올려두고, 그대로 드러누웠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호텔 할아버지를 욕하면서.</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내리막이 어디 나온단 말인가!?</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뒤따라오던 형도 자전거를 패대기치고 눕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 상태로 10분 잤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옆에 차가 막 다니는데ㅋㅋㅋ</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리고 아까 올라갔던 고등학생 3인방은 그때 즈음 다운힐에 들어가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제가 손을 흔드니까, 그들 중 한 명이 힘내요! 하면서 내려갔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음. 다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는데, 진짜 시간 개념이 없어졌다고 해야하나.</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게 대체 뭐지?</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산 밑에서 12시에 출발했는데, 지금은 오후 4시니까.</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확실히 평지를 달리는 것과 업힐은 전혀 다른 분야라고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던 언덕을 보면서 끌고 올라갔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라면집이 하나 보이는 지점에서, 오는 차들이 땅에서 솟아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렇다는건?</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내리막이란 말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도착했어요. 드디어 내리막.</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나는 뒤를 돌아보고 형에게 소릴 질렀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내리막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꽤나 감동적인 내리막 풍경이라 옆에 라면집 사장님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던 모습까지도 기억나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마지막으로 네비게이션을 보니 호텔까지 1킬로미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형제는 내리막을 타고 내려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동안 4시간동안 끌바로 올라갔던 모든 고통을 잊...기는 개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740" height="555" style="border:;" alt="하코네10.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496818f215e570e3c41c0abd9b1bbebaf78f8__mn376584__w740__h555__f93108__Ym201607.jpg" filesize="93108"></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도착한 하코네마치 모토하코네. 아시 호수.</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시간은 4시 21분.</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꽤나 좋은 풍경이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하코네 산은 화산이라서, 위에 호수는 백두산이나 한라산처럼 화산호거든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런데 규모가 크니까 보기에도 좋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맑은 날에는 후지산도 보인다던데, 날씨가 맑지 않았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관광객들이 많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외국인과 중국인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오리배를 타거나, 유람선 같은 걸 타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740" height="555" style="border:;" alt="하코네1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4968216b4d2c360204b6c92fb8ad4f8f9c9ed__mn376584__w740__h555__f93442__Ym201607.jpg" filesize="93442"></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타고 왔든, 끌어서 왔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여기는 하코네 정상.</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이번에 많이 느꼈어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업힐해서 가시던 일본인들을 보니까 정말 많이 야위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업힐 강자분들이 그러하듯 말이죠.</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우리 형제는 남방계 농사꾼 체형에다가 뚱뚱하기까지 하니.</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감량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목표의식이라고 해야하나.. 이번 하코네 여행을 통해서 느낀 건 우리도 날씬해지자, 정도.</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무튼 형제는 얼싸안고 기뻐하며 살아서 올라오긴 했구나, 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생각해보면 도쿄에서 100킬로 넘게 오면서 펑크 한 번 안나고 부상 없이 잘 왔네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얼른 사진 찍고 호텔에 가니, 호텔 직원분들-할머니, 할아버지, 나이든 아주머니들-이 자전거 손님이라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어떻게 도쿄에서 자전거를 타고 여기까지 왔는지, 대단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후 우리는 자전거 손님이란 호칭으로 불리게 됩니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800" height="600"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alt="하코네유모토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549685c21fd28293cc49fabe9dd03611982db5__mn376584__w1280__h960__f296174__Ym201607.jpg" filesize="296174"></div> <div align="center"><br>원래 예약할 때 아침 식사만 제공으로 했었는데,</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아까 호텔 할아버지와 통화할 때 저녁을 먹으러 나갈 수 없을 것 같아 무려 4,500엔짜리 저녁을 주문했었습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둘이 저녁 한끼 먹는데 10만원이 날아간걸까...</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풍성하긴 엄청 풍성했네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둘이 온천물에 몸만 살짝 담그고 나오니 호텔분들이 저녁상을 봐오셨더라구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둘이 말없이 앉아 있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식사 준비해주시는 직원 할머니 분께선 끊임없이 친절하게 말씀해주시는데,</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몸이 힘들어서 그런가, 마음 속으론.</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아, 빨리 나가주셨으면...'하는 마음만 있었던 것 같네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아무튼 아주 맛있게 잘 먹긴 먹었습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후- 정말 하코네 산을 오르는 것처럼 힘들고 지루한 글이네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생하셨어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아, 진짜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이게 무슨, 업힐 경험도 없는데다 산이 안끝나니까.</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형제는 이제 하코네는 다신 올 일이 없다고 말했지만,</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어쩌면 실력을 더 키워서 도전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아, 물론 그땐 도쿄에서 기차타고 와서 산 아래에서 출발할 예정입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마지막은 그 다음날 새벽에 자전거 탄 이야기와 도쿄로 돌아오는 과정을 쓸 것 같네요.</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다시 한 번 하코네 산을 오르는 것처럼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그럼, 자게 부흥을 위해!</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언제나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하시길-</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 <br><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