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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3316
    작성자 : 최평화
    추천 : 0
    조회수 : 2250
    IP : 104.158.***.14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4/03/13 21:36:18
    http://todayhumor.com/?panic_103316 모바일
    [창작소설] 아버지는 사이비 교주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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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아버지는 사이비 교주 (9)<br><br><br><br>석륜도 사랑기도원 입구.<br><br>“안녕하세요. 김영식이라고 합니다. 한 달 전에도 왔었는데 혹시 기억하시나요?”<br><br>나의 물음에 박 집사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br><br>“허허, 글쎄요. 그런데 오늘 시작하는 기도 모임은 이미 신도가 다 찼어요. 미안하지만 다음주 수요일에 다시 오셔야 할 것 같네요.”<br><br>“기도를 하러 온 건 아니구요.”<br><br>박 집사의 한쪽 눈이 살짝 커졌다. 마치 여기에는 왜 왔느냐고 따지는 듯한 표정으로 말이다. <br><br>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br><br>“선생님에게 전해드릴 이야기가 있긴 한데… 사실 그건 핑계고요. 솔직히 말해서 집사님 만나려고 온 겁니다.”<br><br>이번에는 박 집사의 두 눈이 모두 커지고 말았다.<br><br>“응? 나에게 용건이 있다고요?”<br><br>“네, 박진혁 교수님.”<br><br>나의 말에 박 집사는 낮은 웃음 소리를 내며 말했다.<br><br>“허허—! 생화학과 학생이었구먼? 이름이 김영식이라고? 기억을 못 해서 미안한데 몇 학번인가?”<br><br>“제가 생화학과 학생은 아니었어요. 서울대 학생도 아니었고요.”<br><br>박 집사, 이분도 머릿속 생각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스타일이다. 우리 회사 박 부장처럼 말이다. <br><br>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입까지 벌리고 있는 박 집사를 향해 나는 말을 이었다.<br><br>“저 선생님 아들이에요. 기억 못 하시겠어요? 저 고3 때 아버지 소개로 서울대에서 교수님 만나고 교수 식당에서 밥도 얻어 먹었는데….”<br><br>그는 벌어진 입을 다물었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br><br>“응… 기억 나, 기억 나지…. 그때 자네 교복 입고 왔었잖아.”<br><br>내가 교복을 입고 갔었다고? <br><br>그날 내가 뭘 입었는지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 <br><br>박 집사는 나에게 한 발 다가와 나의 오른쪽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br><br>“그때는 앳된 학생이었는데… 벌써 이렇게 다 컸구나, 허허….”<br><br>나이 서른 넷에 다 컸다는 말이 좀 어색하게 들린다.<br><br>“네….”<br><br>“누나는 잘 지내고? 재작년에 결혼한 걸로 아는데…….”<br><br>박 집사는 말끝을 흐리고 말았다. 누나의 결혼 소식을 아버지 역시 알고 있었다는 뜻이니까. <br><br>나는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br><br>“잘 지내고 있어요. 매형도 누나한테 잘 하고요.”<br><br>너무 잘하는 게 문제인 것 같지만 말이다.<br><br>“그래… 그래…….”<br><br>고개를 끄덕이는 박 집사의 얼굴에 잠시 어두운 표정이 스쳤고, 그는 얇게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br><br>“이거 내가 정말 미안한데… 지난번 자네가 여기 왔을 때 말이야… 그때 내가 실수를 했어.”<br><br>“실수…라니요?”<br><br>박 집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br><br>“그때 자네가 그랬잖아… 선생님한테 자네 이름을 전해달라고… 하—! 그런데… 그때 내가… 선생님에게 알리지 않았거든…. 이거 정말 미안하네, 미안해.”<br><br>박 집사의 말에 몇몇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br><br>“괜찮습니다. 아들이라고 밝히지 않은 제 잘못도 있으니까요.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br><br>박 집사는 여전히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br><br>“그래… 그런데 선생님이 지금 막 기도 들어가셨어. 모임 첫 기도는 좀 길어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기도 끝나고 선생님 만나면 될 거야.”<br><br>“아… 네….”<br><br>“오늘 첫 배 타고 들어온 건가?”<br><br>“네.”<br><br>“그럼 아직 점심은 안 먹었겠네?”<br><br>“네, 그렇죠.”<br><br>“그럼 나랑 같이 선착장에 가자. 거기 수육 잘하는 식당이 있어.”<br><br><br><br>선착장 앞 수육집.<br><br>음식 주문을 마친 후 박 집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br><br>“아까 나에게 용건이 있다고 그런 거 같은데….”<br><br>“네, 맞습니다.”<br><br>“무슨 일인데?”<br><br>나는 식당 주인이 가져온 물병을 받아 물잔을 채우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br><br>“교수님, 혹시… 류휘류 기자라고 기억하시나요?”<br><br>“류휘류? 류휘류 기자? 흠… 글쎄… 나는 모르는 사람 같은데?”<br><br>“1997년 안동 일요신문에….”<br><br>안동 일요신문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박 집사는 대번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br><br>“아, 그 사람! 알지, 알고말고. 그런데 그 사람은 왜?”<br><br>나는 박 집사의 표정을 살피며 머릿속 단어를 골랐다. 류휘류 전 기자를 그분이라고 부를지, 아니면 그 사람이라고 부를지 말이다.<br><br>“그 사람을 만났어요, 지난주에요.”<br><br>“그랬구먼. 허허….”<br><br>박 집사는 물잔을 들어 입을 축이고는 말을 이었다.<br><br>“그래, 그 사람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br><br>박 집사는 궁금해서 묻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말하는 듯한 표정이다.<br><br>“그 사람이 아버지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때 기사는 허위로 쓴 게 맞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고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도 정말 미안해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br><br>박 집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일 뿐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특별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br><br>“그래, 그건 이따 선생님 만나서 직접 전해드리면 되겠어.”<br><br>“네….”<br><br>잠시 후 박 집사는 한쪽 눈썹을 슬쩍 올리며 말했다.<br><br>“나에게 할 말이라는 게 혹시 그 사람 만났다는 이야기였어?”<br><br>“네.”<br><br>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br><br>“나한테 왜?”<br><br>박 집사는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br><br>“교수님은 괜찮으세요?”<br><br>“괜찮으냐니, 뭐가?”<br><br>“그 기사 때문에 교수직까지 잃으셨잖아요.”<br><br>“아, 그거? 허허, 허허허….”<br><br>박 집사는 낮게 웃을 뿐이었다. <br><br>내 짐작이 맞다는 뜻이다. <br><br>지난주 류휘류 기자를 만나고 온 다음날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었다. <br><br>박 집사가 서울대 교수라는 타이틀을 스스로 버린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말이다. <br><br>박 집사가 교수직을 내려놓은 2010년 9월을 전후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고, 서울대 학생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캡쳐한 이미지 파일을 하나 찾을 수 있었다. <br><br>이미지 파일의 게시글이 올라온 날짜는 2010년 6월 21일,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교수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었고, 안동 일요신문의 기사와 그 기사 속 박 교수의 실명이 언급되어 있었다. <br><br>박 집사는 여전히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띈 채 말했다.<br><br>“그런데 자네 그건 도대체 어떻게 알아낸 거야? 응?”<br><br>“그게 지금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박 교수님… 정말 괜찮으세요?”<br><br>아무리 생각해도 류휘류 기자의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은 아버지가 아닌 박 집사였다. <br><br>1997년 그 허위 기사로 아버지는 잃은 게 없었지만, 박 집사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br><br>박 집사는 느긋한 표정으로 양쪽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br><br>“괜찮지. 내가 안 괜찮을 이유가 없잖아?”<br><br>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br><br>“류휘류 기자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습니다.”<br><br>박 집사는 대답 대신 나를 응시했고, 잠시 후 낮게 웃으며 말했다.<br><br>“나한테 해줄 이야기 있어서 여기 왔다는 말이 그냥 한 말이 아니었구먼, 허허…. 나야 고맙긴 한데, 그런데 그걸 왜 나에게 알려주고 싶었을까?”<br><br>“그러게요. 솔직히 말해서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br><br>이건 정말이다. <br><br>내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br><br>석륜도로 오는 배에서 내내 나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br><br>아버지를 만나겠다는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었고, 류휘류 기자를 만난 이야기를 박 집사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배에 오른 내가 나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으니까. <br><br>잘 모르겠다는 나의 대답에 박 집사는 헛웃음을 보였고, 나는 그런 그를 향해 천천히 말을 이었다.<br><br>“류휘류 기자가 지난 일을 후회하고 있고, 당사자를 만나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사실을 박 교수님께 전해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전부였습니다.”<br><br>박 집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잠시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br><br>“그래, 아무튼 고맙워, 이렇게 알려줘서. 그런데 나는 정말 괜찮아. 아니다, 오히려 더 잘된 거라고 생각해.”<br><br>“잘 되었다니요…?”<br><br>나의 심각한 표정 때문인지 박 집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br><br>“그때 그 일이 나에게는 큰 사건이 맞아. 당연히 그 기자를 원망하는 마음도 컸고. 그런데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니까 말이야, 그때 내가 계속 교수를 했으면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지 못했을 거 같아. 허허….”<br><br>나로서는 박 집사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의 표정으로 미루어 거짓말이 아닌 건 분명했다.<br><br>“그럼 류휘류 기자 연락처는 정말 필요 없으신 건가요?”<br><br>박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말했다.<br><br>“혹시 그 사람 또 만날 기회가 있으면, 내가 고마워하고 있다고 전해줘. 그 기사 덕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이야.”<br><br>비꼬는 표현이 아니라 박 집사는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표정이었다. <br><br>“네… 알겠습니다….”<br><br>잠시 후 주문한 수육이 나왔고 우리는 식사를 시작했다. <br><br>그리고 식사가 끝날 무렵 박 집사는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br><br>“이제 곧 기도 끝날 시간이야.”<br><br>아까 한 시간 반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으니 얼추 시간이 맞았다. <br><br>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박 집사는 말을 이었다.<br><br>“오늘 아버지 만나면… 한 10년 만인가?”<br><br>“저 교수님….”<br><br>나의 굳어진 표정 때문인지 박 집사는 일부러 웃음 소리를 내며 말했다.<br><br>“허허…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좀 긴장한 모양이구나?”<br><br>“그게 아니라… 저 지금 인천으로 돌아가려고요.”<br><br>나의 말에 박 집사의 두 눈이 다시 커졌다.<br><br>“아니, 왜?”<br><br>나는 식당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면 말했다.<br><br>“30분 있다가 출발하는 배를 놓치면 다시 네 시간을 기다려야 하거든요.”<br><br>“허—!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오늘 토요일인데 기도원에 하룻밤 자고 가도…….”<br><br>나의 표정을 읽은 박 집사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br><br>“아까 말씀드렸듯이 저 오늘 여기 온 거, 교수님 만나려고 온 거예요. 아버지 만나려고 온 게 아니예요.”<br><br>“영식아, 네가 선생님한테 서운한 거 나도 이해해. 왜 안 서운하겠어? 그런데…….”<br><br>나는 박 집사의 말을 잘랐다.<br><br>“교수님, 제가 아버지한테 많이 서운한 건 맞지만 그것 때문은 아니에요. 그동안 아버지께서 저와 누나를 찾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있을 거 같아서요.”<br><br>박 집사는 여전히 나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이쯤 되면 1 : 1 동점인 셈인가? <br><br>나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다.<br><br>“그리고 제가 아직 아버지를 만날 마음에 준비가 안 된 이유도 있고요.”<br><br>박 집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br><br><br><br>식사를 마친 우리는 식당 밖으로 나왔고, 나는 박 집사를 향해 말했다.<br><br>“교수님, 아버지한테 제가 왔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아주세요.”<br><br>“허허—!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br><br>“네… 그리고… 그때 저 교복 입고 간 거 아니에요.”<br><br>“응? 그게 무슨 말이야?”<br><br>“예전에 교수님 만나러 서울대에 갔을 때, 저 교복 입고 간 게 아니라구요.”<br><br>“아, 그거….”<br><br>박 집사는 지난 기억을 더듬는 듯 고개를 왼쪽으로 기울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br><br>“흠… 그때 남색 교복 입고 왔던 거 아니었어?”<br><br>나는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br><br>“저희 학교 교복은 남색이 아니라, 위 아래로 황토색 누렁이 교복이었어요.”<br><br>“아, 그래? 허허,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제 기억력도 영 말이 아니야, 허허허….”<br><br>나는 멋적게 웃는 박 집사를 향해 말했다.<br><br>“그리고 그때 교수님이 해 준 조언 있잖아요. 그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br><br>“내가 해준 조언? 흠…… 그때 내가 무슨 말을 해줬더라…?”<br><br>“원하는 꿈이 있으면 그 꿈을 이루었다고 상상하고 며칠 살아보라는 이야기요.”<br><br>그때 서울대 교수 식당에서 나는 상사맨이 되고 싶은데 그게 정말 내가 원하는 직업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고, 박 집사는 한 일주일 정도 잘나가는 상사맨이 되었다는 상상을 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br><br>그의 말대로 하자 막연했던 꿈에 하나 둘 구체적인 현실이 입혀지기 시작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내가 꿈꾸던 상사맨은 드라마 속 이미지 조각들을 이어붙인 허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br><br>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내가 가진 욕망, 내가 좋아하는 일,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br><br>“허허… 별게 아닌데 나 듣기 좋으라고 이렇게 말해주니까 내가 더 고맙지. 허허허….”<br><br>박 집사 듣기 좋으라고 하는 꺼낸 이야기가 아니다. <br><br>진로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갈림길에 섰을 때마다 박 집사의 조언은 내가 결정을 내리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으니까. <br><br>그리고 이건 조금 전 식사하면서 깨달은 건데, 오늘 이른 새벽에 일어나 첫 배를 타고 이곳까지 온 이유가 바로 이 조언에 대한 고마운 마음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br><br>그렇게 나는 박 집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낸 후 선착장으로 향했다.<br><br><br><br>30분 후.<br><br>나는 인천으로 출발하는 배에 올라 창가에 앉아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br><br>잠시 후 스무 명 남짓한 탑승객을 태운 페리선이 시끄러운 엔진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할 즈음… 머릿속에 문득 어머니가 떠올랐다.<br><br><br><br><br>(다음편에 이어집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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