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식물게시판에 글을 써보기 때문에 음슴체임ㅎㅎㅎㅎ<br><br>봄도 슬슬 오고, 때맞춰 파종 병도 스멀스멀 오고 있는 꽃덕후들을 위하여<br>내가 4년동안 파종을 하면서 돈을 날리고ㅋㅋ 겨우 싹이 튼 새싹들을 죽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br>몸으로 깨달은 미미한 팁들을 나눠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음..<br><br><br>1. 꽃씨를 구입하면 냉장고 신선칸에 보관<br>꽃씨를 냉장고 칸에 보관하면 보통 2,3년까지도 씨앗을 사용할 수 있음 <br>(우리집 최고 오래된 씨앗은 4년째 묵은 샐러리인데 아직도 파종하면 싹이 난다고 한다ㅎㅎㅎㅎ) <br>보통 씨앗을 구입하여 다 쓰지 않는 이유는.. <br>내가 광활한 정원을 가지고 있지 않아, 싹을 내서 심은 모종을 모두 수용할 수 없고/비싸게 꽃씨를 주고 샀는데 파종이 망할 경우를 대비하여ㅋㅋㅋ<br><br><br>2. 새로 구입한 상토(=흙)로 파종하시옹<br>여러번 재활용된 흙은 병균이나 벌레, 잡초의 씨앗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큼<br>그렇다면 모다? 애써 싹을 내서 키웠는데 뿌리파리가 얌얌하고 소듕한 새싹을 잘라 먹어버릴 수도 있고<br>갑자기 시름시름 노랗게 앓거나.. 심지어 나중에 보니 꽃이 아니라 잡초를 내가 기르고 있을 수도 있...<br>어떤 분들은 논흙, 밭흙을 사용하여 파종하시기도 하던데 ㄷㄷ<br>모 내는 철에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br>할무니 할아버지들도 매년 봄에 동네마다 나눠주는 벼 전용 상토로 못자리를 만드시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여용<br><br><br>3. 꽃씨를 사기 전에 그 꽃이 어떤 성질인지 확인하기<br>여기에 앞서서 내가 파종병이 깊게ㅎㅎㅎ 들었던 과정을 설명하고자 함<br>종자상에서 뽀샵질+능력자가 아주 풍성하고 짱짱하게 키워낸 식물의 콤보로ㅋㅋ 어마무시하게 예쁜 꽃 사진을 올리게 됨<br>->내가 거기에 홀림<br>->예쁜 화분 준비해서 꽃씨 심고 열심히 물 줌<br>->근데 새싹이 안 남<br>->fail..<br>과 같은 상황을 무수히 반복하고 있었음ㅋㅋ<br>여기서 내가 간과한 것은 그 식물이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임..<br><br>식물들은 각기 다른 기후와 환경에서 각기 다른 번식을 함<br>이를테면 봉선화를 생각해보면.. 노래가사에도 있지 않음? 톡 하면 터질 것만 같은 그대가 바로 봉선화 씨앗임ㅋㅋ<br>그 친구는 씨앗을 톡 터뜨려서 사방으로 흩어지게 함<br>그 말인즉, 별도의 흙을 덮어주지 않아도 적절한 햇빛과 습기만 있다면 싹이 난다는 거임<br><br>말이 길어졌는데.. 그래서 꽃씨는 크게 광발아하는 것과 암발아 하는 씨앗으로 나뉨<br>광발아는 주로 먼지같이 작은 씨앗들이 주를 잇는다고 보면 됨ㅎㅎ <br>얘네들은 흙을 덮어주지 말고 따뜻하고 촉촉하게 관리하면서 씨앗이 햇빛을 보게 해 줘야 함<br>반대로 암발아는, 말 그대로 흙을 덮어주고 어둡고 촉촉하게 관리하는 씨앗을 말함<br>보통, 어느정도 씨앗 크기가 있는 종류가 많고.. <br>때에 따라서 발아를 촉진하기 위해 하루 이틀 씨앗을 불리거나 껍질에 약간의 상처를 주기도 함<br><br>그리고 경험상 일년생 꽃씨는 발아가 쉽고(빠르면 하루 이틀) 생육이 빠르고, 여러해살이 꽃씨들은 발아도 오래걸리고(1~3주) 생육이 느림<br><br>또한 특정 저온이 유지되어야 싹이 나는 종류도 있는데.. 그건 나도 귀찮고-_-; 괜한 망설임에 아직 시도하지 못함ㅋㅋ<br>(하지만 저온처리 해야 하는 꽃씨들이 참 예쁜 애들이 많음 ㅠㅠ)<br>여튼! 씨앗 판매처에서 보통 암발아, 광발아, 저온처리 등등 꽃씨의 발아에 필요한 사항들을 적어두고 있으니 꼭 읽어보기<br><br><br>4. <u>성공적인 파종을 위해선 적절한 습도, 온도, 통풍, 빛이 필요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습도임</u><br>이거 레알 ㅎㅎㅎㅎ <br>같은 흙, 같은 상황에서 파종해도 습도가 맞춰지지 않으면 싹이 나지 않음!!! 이 글을 쓰게 만든 이유기도 함!!!<br><br>어떤 분들은 화분에 물을 자주 주기도 하고, 화분 위에 비닐이나 크린랩을 씌우고 구멍을 뚫어주기도 하지만..<br>내 경우에는 <u>종이</u>를 사용하는 게 가장 베스트였음<br>왜냐하면 촉촉하긴 하되 너무 습기가 많아서 흙이 상하거나 씨앗이 썩으면 안되는데.. <br>비닐로는 그 적절한 습도를 맞추기가 참으로 까다롭기 때문임<br><br>파종을 끝낸 화분 위에 종이(A4용지나 신문지 등 아무거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종이면 OK)를 올린 후<br>종이에 물 스프레이를 해 촉촉하게 만들면 그만임..<br>그 후에 저면관수 등으로 흙 자체를 촉촉하게 유지시키면서<br>생각날 때마다 하루에 2,3번씩 화분에 덮인 종이를 촉촉하게 적셔주면 발아에 필요한 충분한 습기가 유지됨ㅎㅎㅎ<br>이 방법을 터득한 이후로 한번도 발아에 실패해 본 적 없음ㅋㅋ 싹 내고 죽인 적은 많아도.. (응?)<br><br><br>5. 싹이 난 후 중요한 건 스피드<br>싹이 나서 마냥 좋아할 수는 없음.. 따뜻하고 촉촉한데 조명은 은은하면 꽃씨는 뭐가 되겠음?ㅋㅋ 금방 콩나물이 됨ㅋㅋ<br>그럼 물 줄때마다 환장하는 거임<br>픽픽 쓰러지고 자기들끼리 꼬이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음<br><br>그걸 보통 웃자랐다고 하는데, 그러기 전에 얼른 햇빛을 최대한 많이 쐬게 하면서 물 관리를 해야함<br>또한 떡잎이 나고 그 후로 본잎이 3,4개 올라오기 시작하면 각자의 화분으로 이사를 보내드려야 함..<br>목이 길어진 애들은 흙에 좀 묻어서 얼굴만 나오게 해야하고, <br>본잎이 좀 많이 난 애들은 새순을 똑 따주어서 풍성하게 자라도록 도와줘야 함 (순따기)<br><br><br>그림이나 사진으로 설명하면 본문이 이렇게 길지는 않았을 건데ㅠㅠ 주절주절 떠들기만 한건 아닌지 모르겠음<br>처음에는 각 과정마다 사진도 찍고 관찰일기 비스무레한 것도 올리고 했는데ㅋㅋㅋ<br>이제 넘나 귀찮아지기만 하는 것ㅋㅋㅋ<br><br>이틀전에 2차로 파종을 전부 다 하고.. 오늘 꼬물꼬물 흰뿌리가 나는 씨앗들을 보면서 귀엽기도 하고<br>얼른 커서 꽃 피우는 모습을 상상해 보고 있음<br>다들 이런 맛에 직접, 한알의 씨앗으로 꽃까지 보는 게 아닌가 싶음ㅎㅎ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