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가 백기완님 시 '묏비나리'를 바탕으로 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네요ㅎㅎㅎ <div>대학시절 멋모르고 부르기만 했는데 </div> <div>시 전문을 보고 문득 그 시절 생각이 나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맨 첫발 </div> <div>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div> <div>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 없는 춤꾼이라고 해도 </div> <div>중심이 안 잡히나니 </div> <div>그 한발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div> <div>아니 그 한발띠기로 언 땅을 들어올리고 </div> <div>또 한발띠기로 맨바닥을 들어올려 </div> <div>저 살인마의 틀거리를 몽창 들어엎어라 </div> <div><br></div> <div>들었다간 엎고 또 들었다간 또 엎고 </div> <div>신바람이 미치게 몰아쳐 오면 </div> <div>젊은 춤꾼이여 </div> <div>자네의 발끝으로 자네 한 몸만 </div> <div>맴돌라 함이 아닐세그려 </div> <div><br></div> <div>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div> <div>이 썩어 문드러진 하늘과 땅을 벅,벅, </div> <div>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시라 </div> <div><br></div> <div>돌고 돌다 오라가 감겨오면 </div> <div>한사위로 제끼고 </div> <div>돌고 돌다 죽엄의 살이 맺혀 오면 </div> <div>또 한 사위로 제끼다 쓰러진들 </div> <div>네가 묻힐 한 줌의 땅이 어디 있으랴 </div> <div>꽃상여가 어디 있고 </div> <div>마주재비도 못 타 보고 썩은 멍석에 말려 </div> <div>산고랑 아무 데나 내다 버려질지니 </div> <div><br></div> <div>그렇다고 해서 결코 두려워하지 말거라 </div> <div>팔다리는 들개가 뜯어 가고 </div> <div>배알은 여우가 뜯어 가고 </div> <div>나머지 살점은 말똥가리가 뜯어 가고 </div> <div>뎅그렁, 원한만 남는 해골 바가지 </div> <div><br></div> <div>그리되면 띠루띠루 구성진 달구질 소리도 </div> <div>자네를 떠난다네 </div> <div>눈보다만 거세게 세상의 사기꾼 </div> <div>협잡의 명수 정치꾼들은 죄 자네를 떠난다네 </div> <div><br></div> <div>다만 새벽녘 깡추위에 견디다 못한 </div> <div>참나무 얼어 터지는 소리 </div> <div>쩡,쩡, 그대 등때기 가른 소리 있을지니 </div> <div><br></div> <div>그 소리는 천상 </div> <div>죽은 자에게도 다시 치는 </div> <div>주인놈의 모진 매질 소리라 </div> <div><br></div> <div>천추에 맺힌 원한이여 </div> <div>그것은 자네의 마지막 한의 언저리마저 </div> <div>죽이려는 가진 자들의 모진 채쭉소리라 </div> <div>차라리 그 소리 장단에 꿈틀대며 일어나시라 </div> <div>자네 한사람의 힘으로만 일어나라는 게 아닐세그려 </div> <div>얼은 땅, 돌뿌리를 움켜쥐고 꿈틀대다 </div> <div>끝내 놈들의 채쭉을 나꿔채 </div> <div>그 힘으로 어영차 일어나야 한다네 </div> <div>치켜뜬 눈매엔 군바리가 꼬꾸라지고 </div> <div>힘껏 쥔 아귀엔 코배기들이 으스러지고 </div> <div>썽난 뿔은 벌겋게 방망이로 달아올라 </div> <div>그렇지 </div> <div>사뭇 시뻘건 그놈으로 달아올라 </div> <div>벗이여 </div> <div>민중의 배짱에 불을 질러라 </div> <div><br></div> <div>꽹쇠는 갈라쳐 판을 열고 </div> <div>장고는 몰아쳐 떼를 부르고 </div> <div>징은 후려쳐 길을 내고 </div> <div>북은 쌔려쳐 저 분단의 벽 </div> <div>제국의 불야성, 왕창 쓸어안고 무너져라 </div> <div><br></div> <div>무너져 피에 젖은 대지 위엔 </div> <div>먼저 간 투사들의 분에 겨운 사연들이 </div> <div>이슬처럼 맺히고 </div> <div>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 들릴지니 </div> <div><br></div> <div>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div> <div>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div> <div>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div> <div>세월은 흘러가도 </div> <div>굽이치는 강물은 안다 </div> <div><br></div> <div>벗이여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div> <div>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div> <div>일어나라 일어나라 </div> <div>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div> <div>앞서서 가나니 </div> <div>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div> <div><br></div> <div>노래 소리 한번 드높지만 </div> <div>다시 폭풍은 몰아쳐 </div> <div>오라를 뿌리치면 </div> <div>다시 엉치를 짓모고 그걸로도 안 되면 </div> <div>다시 손톱을 빼고 그걸로도 안 되면 </div> <div>그곳까지 언 무를 쑤셔넣고 아...... </div> <div><br></div> <div>그 어처구니없는 악다구니가 </div> <div>대체 이 세상 어느 놈의 짓인줄 아나 </div> <div>바로 늑대라는 놈의 짓이지 </div> <div>사람 먹는 범 호랑이는 그래도 </div> <div>사람을 죽여서 잡아먹는데 </div> <div>사람을 산채로 키워서 신경과 경락까지 뜯어먹는 건 </div> <div>바로 이 세상 남은 마지막 짐승 가진자들의 짓이라 </div> <div><br></div> <div>그 싸나운 발톱에 날개가 찢긴 </div> <div>매와 같은 춤꾼이여 </div> <div><br></div> <div>이때 </div> <div>가파른 벼랑에서 붙들었던 풀포기는 놓아야 한다네 </div> <div>빌붙어 목숨에 연연했던 노예의 몸짓 </div> <div>허튼 춤이지, 몸짓만 있고 </div> <div>춤이 없었던 몸부림이지 </div> <div>춤은 있으되 대가 없는 풀죽은 살풀이지 </div> <div>그 모든 헛된 꿈을 어르는 찬사 </div> <div>한갓된 신명의 허울은 여보게 아예 그대 몸에 </div> <div>한오라기도 챙기질 말아야 한다네 </div> <div>다만 저 거덜난 잿더미 속 </div> <div>자네의 맨 밑두리엔 </div> <div>우주의 깊이보다 더 위대한 노여움 </div> <div>꺼질수 없는 사람의 목숨이 있을지니 </div> <div>바로 그 불꽃으로 하여 자기를 지피시라 </div> <div>그리하면 해진 버선 팅팅 부르튼 발끝에는 </div> <div>어느덧 민중의 넋이 </div> <div>유격병처럼 파고들어 </div> <div>뿌러졌던 허리춤에도 어느덧 </div> <div>민중의 피가 도둑처럼 기어들고 </div> <div>어깨짓은 버들가지 신바람이 일어 </div> <div>나간이 몸짓이지 그렇지 곧은 목지 몸짓 </div> <div>여보게, 거 왜 알지 않는가 </div> <div>춤꾼은 원래가 </div> <div>자기 장단을 타고난다는 눈짓 말일세 </div> <div>그렇지 </div> <div>싸우는 현장의 장단 소리에 맞추어 </div> <div>벗이여, 알통이 벌떡이는 </div> <div>노동자의 팔뚝에 신부처럼 안기시라 </div> <div>바로 거기선 자기를 놓아야 한다네 </div> <div>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div> <div>온몸이 한 줌의 땀방울이 되어 </div> <div>저 해방의 강물 속에 티도 없이 사라져야 </div> <div>한 춤꾼은 비로소 굽이치는 자기 춤을 얻나니 </div> <div>벗이여 </div> <div>저 비록 이름없는 병사들이지만 </div> <div>그들과 함께 어깨를 쳐 </div> <div>거대한 도리깨처럼 </div> <div>저 가진 자들의 거짓된 껍줄을 털어라 </div> <div>이 세상 껍줄을 털면서 자기를 털고 </div> <div>빠듯이 익어가는 알맹이, 해방의 세상 </div> <div>그렇지 바로 그것을 빚어내야 한다네 </div> <div>승리의 세계지 </div> <div>그렇지, 지기는 누가 졌단 말인가 </div> <div>우리 쓰러졌어도 이기고 있는 민중의 아우성 젊은 춤꾼이여 </div> <div>오, 우리굿의 맨마루, 절정 인류 최초의 맘판을 일으키시라 </div> <div>온몸으로 디리대는 자만이 맛보는 </div> <div>승리의 절정 맘판과의 </div> <div>짜릿한 교감의 주인공이여 </div> <div>저 폐허 위에 너무나 원통해 </div> <div>모두가 발을 구르는 저 폐허위에 </div> <div>희대를 학살자를 몰아치는 </div> <div>몸부림의 극치 아, 신바람 신바람을 일으키시라 </div> <div>이 썩어 문드러진 놈의 세상 </div> <div>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벅,벅, </div> <div>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다 </div> <div>마지막 심지까지 꼬꾸라진다 해도 </div> <div>언땅의 어영차 지고 일어서는 </div> <div>대지의 새싹 나네처럼 </div> <div><br></div> <div>젊은 춤꾼이여 </div> <div>딱 한발띠기에 일생을 걸어라</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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