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중전차 트리로써 독일 트리를 타다 어느덧 이치로를 뽑게 된날...

 

그 기쁨에 하염없이 이치로를 몰고 안되는 실력으로도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전장을 누볐다.

 

그러던 어느날, 차고 정리도 할겸 둘러보던중 한쪽 구석 소복히 먼지가 뒤덮혀 있는 작은 전차를 보았다.

 

먼지를 털고보니 볼품없는 작은 나삼팔 하나가 조용히 언젠가 다시 들릴 자신의 엔진소리를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고있었다...

 

"음...이걸 왜 안팔았을까..."

 

그 당시 저티어 전차는 키우는게 아닌, 그냥 스쳐지나가는 그 이상도 아닌 전차로 여겨 졸업하게 되면 대부분은

팔고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낡은 모습으로 나의 손길을 원하는듯 다소곳한 모습으로 차고 한쪽을 지키고있었다.

 

"이렇게 된거 한번 타보기나 하자."

 

어차피 팔아봐야 몇푼 안되는 초라한 전차였기에, 이것도 인연이란 생각에 기억에도 없는, 스쳐지나가던 나삼팔을

오랜만에 전장으로 끌고나왔다.

 

별로 생각치도 않던 경전차에 역시나 성적은 초라했다...

내놓으라 하는 동급 경전차들에 비해 시야도, 선회력도, 주포도..... 모든게 한참은 모자른 그녀였다...

 

"역시나 이건 파는게 맞아"

 

그러나 그녀를 팔려는 순간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막상 팔수가 없었다.

팔지 말아달라는듯한 초라한 모습... 어찌보면 난 그 초라한 모습에 연민이 생겨 안팔았을지도 모른다.

 

파는걸 멈추고 다시 나삼팔을 몰고 전장으로 나갔다.

두번째, 세번째.....열번째... 수십번을 그녀를 고치고 보급품을 보충하고 나가기를 반복했다.

 

물론 성적은 계속 저조했다. 

그러나 무언가 모를 오기가 날 자극하여 그녀를 몰게했다.

 

계속되는 처참한 성적에도 몰고 또 몰았다. 돈이 생기는데로 그녀에게 투자했다. 쌍안경, 환풍기 위장 등등...

 

그렇게 그녀는 차츰 나아지더니 어느날은 정찰로써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또 어느날은 그 빈약한 주포로

적전차를 여섯대나 잡아오는...그러다 마스터를 한개 두개... 그렇게 그녀는 조금씩이나마 훌륭히 성장해 주었다.

 

그리곤 어느새 같은 전장에 나가는 상위티어 경전차들보다 훌륭한 성적을 내주는 그런전차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경전차를 업신여겼던 나의 인식을 바꿔주었다...

 

현재 그녀와 나는 뗄수없는 사이이다. 4티어이기에 화증을 달아 누구에게 자랑할수도, 큰 주목을 받을수도 없지만  

그 어느 전차보다 늠름하고 훌륭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기 임무를 충실히 해내는 그런전차이다.

어느 누군가, 아니 다수에겐 그냥 스쳐지나가는, 별로인 전차일수도 있지만, 그 누군가에겐 더할 나위없이 소중한 전차들이 있다. 이 세상에 버려지고 잊혀져야할 전차는 없다.

 

정말...

 

"그녀는 내게 다가와 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