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오늘은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옷을 사왔습니다.<br> 그녀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네이비 블루의 드레스와 블루블랙의 단화로요. <br> <br> 화장품도 사왔어요.<br> 파운데이션이랑 립스틱, 로션같은 거요. <br> 최근들어 그녀가 화장품을 급격하게 많이 쓰기 시작했거든요. </div> <div> 집에만 있다보니 살짝 바깥놀이를 하고 싶었나봐요. <br> <br> 물론 음식도 사왔죠.<br> 양식집을 좋아하던 그녀를 위해 T-bone 스테이크랑 그거에 어울릴만한 레드와인으로요. <br> 여러 야채들을 넣은 월남쌈도 만들거라 그리 느끼하지는 않을거에요.<br> <br> 음식을 다 먹으면 목욕을 시켜줄 거에요.<br> 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그녀의 몸은, 제가 3박 4일간 출장을 다녀온 사이 약간 냄새가 나기 시작했거든요.<br> 로션도 발라줄 거에요. </div> <div> 집안이 건조했는지, 머리칼이 그새 더 자라났거든요. <br> <br> 그 후에는 안약을 넣어줄 거에요.<br> 요즘 유행한다는 눈병 때문인지 크고 맑았던 그녀의 눈이 좀 탁해졌거든요.<br> 힘들기는 해요. </div> <div> 하지만 어쩌겠어요, 그녀는 저 없이는 안되는데. <br> <br> 11시가 되면 전 그녀의 옷을 갈아입혀 줄거에요. <br> 요즘들어 그녀가 급격히 말라가 옷이 헐렁하거든요.<br> 더 이상 그녀의 몸이 살을 원하지 않나봐요. </div> <div> 이렇게 말라가는 걸 보다보면, 그녀가 어느순간 제 곁을 예고도 없이</div> <div> 영영 떠나버리지 않을까 무서워져요. <br> <br> 저는 그녀를 사랑합니다.<br> 머리칼부터 발톱까지 모든 것을요. <br> 그래서 전 오늘도 제 옆에 누운 그녀와 하나가 되었습니다. <br> 그녀의 귀에 끊임없이 사랑한다 말해주면서요. <br> <br> 그녀에게선 사랑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지만 괜찮아요. <br>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이 모습 그대로 제 곁에 남아있어 주기만 하면 되요. <br> <br> <br> 그녀를 대신할, 새로운 시체를 더 이상 찾지 않게 말이에요.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작가의 한마디 : 중세시대 관련 자료를 보던 도중, 그 당시의 변태적인 애호증들중 다수를 차지한 것이 시체애호증이란 것을 </div> <div> 보고 배경만 현대로 바꿔서 써봤습니다. </div> <div> </div> <div><br> </div> <div>[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br>[우리는 소녀상을 지킬 것입니다.]<br>[꿈과 공포가 넘치는 공포게시판으로 오세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