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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319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16
    조회수 : 1342
    IP : 1.240.***.12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6/04 10:11:13
    http://todayhumor.com/?panic_88319 모바일
    [장편, 스압] 등대 4화.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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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http://todayhumor.com/?panic_88291

    1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2

    2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3

    3화. http://todayhumor.com/?panic_88298


    ----------

     

    “대학생이랬죠?”

    “그래.”

    나는 장작으로 쓸 만해 보이는 나뭇가지를 집으며 대충 대답했다.

    그 여자는 왜 그런 꼴을 당한 걸까. 그렇게 참혹한 꼴을 당할 이유가 있었을까? 조각조각 토막나버릴 그런 이유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근데 지금 쯤이면 개강할 때 아닌가요?”

    “… 휴학 중이라 괜찮아.”

    “그런가요?”

    MP3의 음성은 도대체 뭘 원하는 걸까? 우리를 모두 죽이려는 걸까. 그럴 거면 어젯밤 진작에 기회가 있었을 텐데. 이렇게 시간을 끌 이유가 있을까. 그것보단!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차라리 그냥 죽는 거라면 마다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 아니 그런 참혹한 모습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본능적인 두려움을 불러일으켜, 뇌리를 지배했다.

    “그 섬에는 왜 가려고 하셨나요?”

    “…….”

    나는 소녀의 질문에 행동을 멈추고 침묵했다.

    그 메시지. 그 때 보았던 그 메시지 때문에 이곳으로 왔다. 그 메세지를 보냈던 건……. 누구지. 그 음성의 주인이 그 메시지를 보낸 장본인인가? 그렇다면. 이건 벌일까? 벌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그녀의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 한 그런 나에게 주는 벌인가?

    “오빠. 무슨 일 있어요?”

    “……. 아니. 아무것도.”

    나는 나를 걱정하는 하늘이의 말에 태연을 가장하며, 대답하고는 나뭇가지를 하나 더 집어 들며 하늘이를 외면한 채 말했다.

    “슬슬 돌아가자.”

    돌아가는 길. 하늘이는 나에게 아까의 그 질문을 제외하고도 몇 가지를 나에게 질문했지만, 나는 생각에 잠긴 척 그것들을 무시했다. 하늘이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불만을 표시했지만 나는 그것마저도 무시하며 말없이 발걸음만 재촉했다.

    나는 등대에 돌아와 철문을 어깨로 살짝 밀어 안으로 들어갔다. 한쪽에는 내가 준 라이터를 이미 사용한 모양인지, 모닥불이라기엔 조금 큰 불이 지펴져있었다. 20~30분 남짓한 시간에 저렇게 만들었다니, 시체위로 나무를 쌓은 것도 그렇고 예상과는 달리 준비가 빨랐다.

    모닥불도 조금 신경을 쓴 건지 겉보기에는 시체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으로 다가가자 시체가 같이 타고 있는 걸 알리듯 메케한 냄새와 함께 흰색 연기가 보였다.

    모닥불 앞에는 김재영 만이 앉아있었는데, 나는 그에게 말을 걸어보려고 했으나, 넋을 잃은 듯한 그의 모습에 하려던 말을 삼키고는 다른 사람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때 마침 등대 쪽에서 중년인이 걸어 나와 하늘이를 보고는 말했다.

    “아. 왔나?”

    “네…. 근데 그 남자는 어디 갔죠?”

    “그 남자? 이호철이라면 아직 안에 있는데?”

    내 말에 중년인이 살짝 반문하더니 등대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직 정리가 덜 끝났습니까?”

    “아니, 정리는 방금 막 끝났는데, 그 안을 좀 뒤져본다고 다시 들어갔네.”

    등대의 안이라…….

    “지금이 몇 시죠?”

    “아마 한시 반쯤 됐을 걸?”

    MP3의 말을 따르면 30분 뒤부터는 저 철문 밖으로 나가는 건 자살행위랑 다름없겠지. 어차피 이 안에만 있어야 한다면, 범인에 대한 단서도 여기에 있을 거다. 일단…….

    나는 아까의 그 참혹했던 광경을 떠올리고는 몸을 살짝 떨었다.

    일단은 그런 죽음을 피하기 위해서 라도, 범인을 잡아내자.

    나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동기부여를 하며 말했다.

    “그럼 저도 안쪽에 뭐가 있는지 찾아보죠.”

    “그렇게 하겠나? 그러면 나는 주변을 좀 살펴보겠네.”

    “예.”

    나는 그에게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등대로 걸어갔다. 아까 내가 주저앉았던 곳을 지나고, 살짝 열려있는 문을 조심스레 당겨서 열었다.

    “후우...”

    당연히 이미 치웠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없는 그곳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냄새까지는 무리였는지 악취가 코를 찔렀다.

    나는 손등으로 코를 살짝 막고는 호흡을 자제하며 안쪽을 둘러보다가 1층의 방 중에서 ‘1-2’라고 붙어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 문 앞까지 다가가 손잡이를 잡으려고 보니 손잡이에 핏자국이 보였다. 나는 그 핏자국에 아까의 광경이 오버랩 되면서 앞에 또 무언가 있을 것만 같은 두려움을 느껴 살짝 몸을 떨었으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손잡이를 잡은 뒤 문을 열었다.

     

    -------

     

    등대 안에 있던 방은 총 14개 중앙에15평 남짓한 공동과 내벽을 따라 나있는 나선형 계단, 1층에는 세 개의 방과 화장실, 그리고 샤워실이 있었고, 2층부터는 네 개의 방, 3층엔 세 개, 4층과 5층엔 두 개의 방이 있었다. 그리고 계단의 끝에는 옥상으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있었다. 아마도 등대의 주 기능을 하는 곳처럼 보였지만, 커다란 전자잠금장치로 인해 열기는 힘들어보였다.

    각각의 방에는 3개의 2층 침대가 각각의 벽에 붙어 ㄷ자 모양으로 놓여있고, 가운데에 탁자와 의자가 있었다. 그리고 몇몇 방에는 여러 가지 잡동사니로 어질러져 있었다.

    나는 조금 더 자세히 살펴 보려다가 배가 고파 시계를 봤다.

    이미 점심 때가 지나있었다. 오늘 아침은 물론이고 어제 저녁부터 먹지 못했었다. 아까 토한 것도 있고, 그 광경을 목격한 것 때문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던 배고픔이 이제서야 밀려왔다.

    나는 일단 배고픔부터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에 등대 안을 살피는 것을 중단하고, 계단을 내려가 1층에 도달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김주성과 하늘이와 마주쳤다. 김주성은 마침 잘됐다는 듯 나에게 말했다.

    “안에는 뭐라도 좀 있었나?”

    “그냥 똑같은 방들에 잡동사니가 좀 있고……. 1층에 화장실과 샤워실이라고 할 만한 게 있더군요. 방안에 굴러다니는 잡동사니들은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봐야 될 것 같고요.”

    “일단 그럼 점심부터 해결하지.”

    나는 갑작스런 그의 말에 당황하여 반문했다.

    “네? . 먹을 게 있나요?”

    .

    내 반문에 김주성이 뜬금없이 박수를 치더니 한 손으로 뒤통수를 긁으며 머쓱한 웃음과 함께 대답했다.

    “아. 그래. 그걸 먼저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까먹었군. 등대의 뒤편에 창고가 있는데. 그곳에 날짜 별로 음식 든 상자가 있었 다네.”

    “아아……. 그렇군요.”

    등대 안에 먹을 게 없다 싶었더니 창고가 따로 있었을 줄은 몰랐다. 그러면 일단….

    “그럼 점심부터 해결하죠.”

    아까 그 일 때문에 식욕은 없었지만, 그것 이상의 허기가 몰려왔다. 뭐라도 먹어야 힘을 내겠지.

    “그럼 내가 태성이를 불러올 테니 잠시만 기다리게나.”

    김주성은 그렇게 말하고는 내 옆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를 지나쳐 등대 밖으로 나왔다. 정면에 모닥불 앞에 앉아있는 김재영이 눈에 들어왔다.

    축 처진 어깨로 모닥불 앞에 주저앉아 부지깽이로 모닥불을 헤집는 김재영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아까 그 일에 미안한 감정이 들어, 그에게로 걸어가 그의 옆에 앉았다.

    “…….

    모닥불을 보며 중얼거리던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 그는 땅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도대체 ! 하필 세영이가… 이런… 아냐. 아닐거야…"

    나는 그런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간신히 한마디를 꺼냈다.

    “괜찮으십니까?”

    “…….”

    내가 애써 말을 걸어보았지만, 그에게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별다른 반응이 없는 그에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의 손에 나의 손을 얹으며 말했다.

    “힘내십시오.”

    “…….”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죠. 당장 우리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는 나의 말에 내 손을 뿌리치고는 그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러더니 한숨을 내쉬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후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 그녀의 복수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두려워 내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설득을 위해 억지로 꺼냈으나, 그는 내 말을 외면하 듯 말했다.

    “이제 와서 그래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런다고 죽어버린 그녀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잖아.”

    나는 그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으나, 계속되는 그의 힘없는 태도에 서서히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를 위로할 아니, 그를 설득할 말조차도 생각나지 않아서 더더욱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 탓에 그의 신경을 건드릴 것을 알면서도 나는 직접적으로 말을 꺼냈다.

    “그녀는 자신이 죽었다고 당신까지 따라 죽기를 바라진 않을 겁니다.”

    “닥쳐…….”

    나는 나지막하게 깔리는 그의 목소리에 더 말하는 것을 그만두고, 그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는 억지로 화를 참는 듯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빠드득 이가는 소리를 내었다. 나는 내가 그를 설득하려 해봐야 화만 돋울 것 같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에게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거기에 그의 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내가 있어봤자 도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럴 때는 오히려 혼자 있는 편이 오히려 더 낫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등대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걸어 가려다가 문득 떠오른 것을 말했다.

    “점심은 어떻게 할 겁니까?”

    “필요 없다.”

    “알겠습니다.”

    나는 등대의 안으로 들어갈까 하다가, 어차피 그들이 나올 거라는 생각에 걸음을 멈췄다. 김주성이 슬슬 나올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시계를 보자. 1 50분이 조금 넘었다. 이제 곧 2시다. MP3의 말대로라면…….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철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철문을 조심스럽게 밀고는 좌우를 살피며 걸음을 내딛었다.

    “저기!”

    나는 갑자기 앞에서 들려온 외침에 놀라 넘어질 뻔했다.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를 바로잡고는 앞을 바라봤다. 앞에는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부스스한 꼴로, 맨발에 한 손엔 하이힐을 들고서 흔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네!”

    나는 일단 그녀가 누구인지는 몰랐지만, 마주 손을 들며 대답했다. 여자는 내가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는지, 환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뭐지? 아직 사람이 더 남아있었던 걸까?

    “그……. 저 길 좀 물어봐도 될까요?”

    “길이요? …저도 어제 배에서 휩쓸린 처지라…….”

    나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그녀의 모습에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나의 말에 표정이 어두워지며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런가요…. 그러면.”

    “그것보다는 지금 다른 문제가 있는데.”

    나는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그녀의 말을 끊고는 말했다. 그녀는 내 태도에 당황했는지 고개를 들어 눈을 크게 뜨고는 반문했다.

    “네?”

    “그.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될 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렇게 말하며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아. MP3. 그게 있지.’

    나는 MP3가 있다는 것이 떠올라 그것을 꺼내 들었다. 이걸 틀면 그녀에게 어느 정도 설명이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MP3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일단 이걸 들어보시면 어느 정도 알게 될 겁니다.”

    “…….”

    그녀는 딱히 반문하지는 않았으나, 명백히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나와 MP3를 번갈아 보았고, 나는 그런 시선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전원이 들어온 MP3에 들어있는 파일을 실행시켰다.

    [. . 들리나?]

    그녀는 녹음 파일의 재생시간이 서서히 지남에 따라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처음에 황당한 듯 어이가 없다는 표정에서 분노와 두려움도 그녀의 표정에 스쳐 지나갔지만, 마지막으로 그녀에 얼굴에 남은 것은 불신과 현실 부정이었다.

    “저기…. 이걸 믿으라는 건가요?”

    “믿기 힘든 건 이해하지만, 이 안에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가 있어서요…….”

    나는 손으로 등대의 철문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여자는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증거요? 도대체 안에 뭐가 있길래….”

    철컹.

    그녀의 목소리가 쇠끼리 서로 부딪치는 소리에 갑자기 끊겼다. 그녀는 당황스러운 듯 주위를 둘러봤다. 그녀는 불신으로 가득했던 표정을 불안으로 물들이며 말했다.

    “방금 무슨 소리였죠?”

    “글쎄. 저도 잘….”

    “설마……. 지금 시간이.”

    나는 그녀의 말에 MP3의 내용이 떠올라 재빨리 시계를 살폈다.

    “두 시…. 도망쳐요!”

    나는 딴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무언가 수풀을 헤집고 달려오는 소리에 그녀의 손을 잡고 철문 안쪽으로 달렸다. 그녀가 비명을 뱉었으나, 나는 아랑곳 않고 안으로 들어간 후, 철문을 걸어 잠갔다. 그리고는 철문에서 두세 걸음 정도를 물러서자….

    ! 끼잉…. 크르르릉.

    거대한 늑대가 수풀에서 튀어나와 큰소리를 내며 철문에 부딪혔다. 그리고는 철문 사이로 입을 들이밀며 분한 듯 으르렁거렸다. 그 늑대의 뒤를 이어 그 늑대보다는 살짝 덩치가 작은 늑대들이 줄줄이 수풀에서 걸어 나왔다.

    수는 대략 10마리가 넘었고, 목에는 알 수 없는 개목걸이 모양의 전자 장치가 달려있었다.

    늑대 무리는 그렇게 철문에 몇 번 몸을 부딪치더니, 포기한 듯 몸을 돌려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방금 그건 도대체 뭐였죠?”

    2시에 풀려난다는 맹수가 저거였겠죠…. 제기랄.”

    “그럼 아직도 저보고 그 말도 안 되는 걸 믿으라는 건가요?”

    여자는 끔찍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물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더 이상 불신은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현실 부정만이 남아 있었긴 했지만.

    “후우. . 그렇겠죠.”

     

    ------------ 


    하아... 한심하다.

    기껏 노력해서 문을 열어 놓고는 눈을 감아 버리다니. 한심하다.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눈부터 감아버리다니, 누군가에게 보이기라도 했다고 꼴사나웠을 것이다. 아니 스스로도 꼴사납게 느껴졌다.

    그나마 하늘이가 옆에 없어서 다행이었다. 아니, 왜 안 따라온 거지? 혼자가 아닌 둘이었다면 훨씬 나았을 텐데…. 제기랄. 혼자라는 걸 자각하고 나니까 공포심이 배가 되었다.

    . 모르겠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으니 괜찮은 거겠지.

    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 다행히도 눈에 들어온 것은 별거 없이 침대와 탁자 몇몇 책이나 펜, 책가방 같은 알 수 없는 잡동사니들 뿐이었다. 하긴 범인도 하루에 한 명이라고 했었으니 그런 게 또 있을 리는 없다.

    나는 안쪽을 대충 살펴보고는 방문을 닫고 나왔다. 이어서 돌아본 다른 방도 크게 차이 없이 침대와 탁자 뿐. 몇몇 물품이 보이긴 했지만, 딱히 눈에 띄는 건 없었다. 그저 위층의 방이 아래층보다 조금 작을 뿐.

    3층의 방까지 대충 둘러보고 나오니 , 1층에서 중년인이 등대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무슨 일이 있나 하여 난간으로 다가갔다. 그런 나를 중년인이 봤는지 나를 보며 했다.

    “아! 자네. 거기 있었군.”

    “네….”

    “대충 찾아봤으면 내려오게!”

    나는 그의 말에 곧장 대답하려고 했지만, 아래에서 올라오는 악취와 3층이라는 높이가 현기증을 유발했다. 나는 갑자기 치밀어 오른 현기증에 난간에서 한걸음 물러나 머리를 짚고는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곧 내려가겠습니다. . 하아…….”

    “괜찮나?”

    “네. 괜찮습니다.”

    나는 현기증을 참고 벽을 짚어가면서 간신히 1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중년인에게 말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일단 뭐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나?”

    “아…. . .”

    그러고 보니 어제 그 일 이후로는 먹은 게 없다. 식욕이 없어 미처 알아차리지는 못했지만, 설령 먹을 게 있더라도 먹을 인원이 몇 이나 되려나?

    “이쪽으로 오게.”

    잠깐 그것보다.

    나는 중년인을 따라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물었다.

    “잠깐만요. 여기 먹을 게 있나요?”

    “아. 등대 뒤에 창고가 있다네. 거기에 식량 상자들이 있었어.”

    날짜 별로? 그렇다면….

    “혹시 몇 개나 있었나요?”

    “날짜별로 2일차부터… 6일차까지였나? 6일차까지 있었던 걸로 기억하네.”

    간단히 계산하면 하루에 한 명씩. 6. . , 카메라를 든 남자. 중년인, 소녀, 근육남까지 다섯. 거기에 죽은 여자까지 총 여섯 명. 6일차. 그러면 더 이상 다른 사람은 없는 건가?

    “그런가요? 그럼….”

    나는 머리를 긁으며 말끝을 흐렸다.

    머리를 쓰라는 말은 무슨 소리지? 그것도 탈출 조건 중에 하나일까? 그냥 아무런 단서조차도 없이 머리를 쓰라니….

    “자네?”

    “네. 아… 네.”

    나는 멍하니 생각하다가 중년인이 나의 어깨를 흔들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중년인은 멍하니 서있는 나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나?”

    “네… 괜찮습니다.”

    “흠… 일단 창고로 가세나.”

    “네.”

    중년인의 표정에선 여전히 나를 염려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마냥 나를 배려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몸을 돌리며 앞장섰다. 아니, 오히려 내가 혼자 있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중년인의 뒤를 따라서 등대 밖으로 나가 그 뒤편으로 갔다. 등대 뒤편엔 조그마한 헛간 같은 느낌의 창고가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른쪽 벽면엔 ‘3일차 저녁’, ‘4일차 아침’ 과 같은 글자가 써있는 상자들이 정리되어있었다. 안의 공간은 그렇게 크지 않아 4평정도 되어보였다.

    그리고 상자들은 날짜가 나중으로 갈수록 크기가 점점 작아졌는데, 나는 그 의미를 깨닫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신음성을 뱉었다.

    “끄응.”

    “왜 그러는가?”

    나는 김주성의 물음에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상자들이 점점 작아지는 게 하루에 하나씩 사람이 죽이겠다고 예고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래도 우리가 범인을 빨리 찾아낸다면, 모두 괜찮을 걸세.”

    “하지만… 아니, 아닙니다.”

    나는 중년인의 말에 뭐라고 대답하려다가 부정적인 말만 해봤자 분위기만 망칠 뿐 어차피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 속으로 말을 삼켰다.

    범인을 죽인다고 하더라고, 탈출은 어떻게 하지?

    나는 머리를 살짝 흔들어 뇌리에 남은 그 의문을 지웠다. 그리고는 ‘2일차 점심’이라고 써져 있는 첫 번째 상자를 집어 들었다.

    “가죠.”

    나는 나무 상자를 집은 채 중년인의 뒤를 따라가며 이러저러한 것들을 계속해서 떠올려봤지만 그다지 실마리를 풀만한 건 떠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자괴감만이 떠올랐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괴롭힌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한동안은 괜찮았는데… 그 때 이후로 다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 느낌이었다. 나는 지끈거림을 어떻게든 떨치기 위해서 상자를 내려놓고선 주먹을 쥐고, 이마를 강하게 두들겨댔다. 자해하듯이. 하지만 소리는 별로 울리지 않았다.

    그저 둔탁한 소리가 머릿속에서만 약하게 울렸다. 머리가 울리며 오히려 지끈거림이 가시는 기분이었다. 상자를 다시 들어 올리며 앞을 바라보자, 중년인이 뒤돌아 나를 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순간적으로 수많은 변명들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뭐라고 하지? 뭐라고 해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자해한 걸 본 건가? 동정하지 마. 경멸하지 마. 이상하게 보지 마. 그냥 정신 좀 차리려고 한 거니까.

    나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는 말을 꺼내려고 했으나, 그의 시선이 그저 의문에 찬 채로 무언가 말하고 있었기에 입을 다물고는 귀를 기울였다.

    --- 누군가?”

    “네?”

    무슨? 갑자기 무슨 이야기지?

    나는 그제야 중년인이 한 손으로 앞을 가리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가리킨 건 이호철과 어떤 여자가 함께 주저앉아있는 모습이었다.

    “저 여자도 원래 여기에 있었나?”

    “글쎄요… 저도 잘…….”

    누구지?

    나는 안도감에 속으로 한숨을 내뱉으며 대답했다. 뒤늦게 내가 가볍게 둘러댈 수 있는 것에 피해망상에 빠져있었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그냥 한심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생각들을 모두 지운 채 앞에 있는 여자에게로 신경을 집중 시켰다.

    “저도 처음 보는 여자인데….”

    “자네도 그렇지?”

    “네.”

    “일단 가보지.”

    나는 중년인과 함께 그 둘에게 걸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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