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bed style="width: 249px; height: 78px" height="78"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249" src="http://player.bgmstore.net/dTmbd" allowscriptaccess="null" allowfullscreen="null"></embed><br /><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dTmbd" target="_blank"><div></div><br /><br /><br /><br /> <div></div></a><a><div></div><br /><br /><br /><br />하늘이라고 탱천한 분노를 막을 수가 있으랴.<br /><br />아낙들은 멈추지 않고, 소진이란 년을 구박, 멸시, 조롱했다.<br /><br />흘러흘러 소진이 년은 다시 아청법의 대죄를 피한 지금으로 돌아와 스무 살.<br /><br />성곤 도련님의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어느 깊은 밤.<br />달이 불길하게 봉춘골을 비추고 있었다.<br /><br />잠잠하던 봉춘골의 달밤을 어떤 아낙네 비명이 가로질렀다.<br /><br />"그 요망한 년을 찢어 발겨야뒤야!"<br /><br />그 요망한 년이라 함은 당연 소진이었다.<br />어느 아낙의 비명이었는지는 중요치 않았다.<br />봉춘골의 아낙들은 문살을 뚫고 귀에 꽂이는 그 애증의 목소리를 들었다.<br />그 비명은 곡소리처럼 한스러웠다.<br />또 어찌 듣자면, 살쾡이의 울음처럼 섬뜩했다.<br /><br />하지만, 다음과 같은 표현보다 들어맞는 것은 없을 것이다.<br /><br />'심금을 울리다.'<br /><br />소진이 년을 찢어 발겨야 한다는 그 외침은 아낙들의 심금을 울렸다.<br /><br />어떤 아낙은 그 외침을 들으며 눈물을 훔쳤다.<br />어떤 아낙은 별안간 화병이 도져, 얼굴이 핏덩이처럼 빨개졌다.<br /><br />아낙들은 그 달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br />아낙들의 가슴 속엔 메아리가 울렸다.<br /><br />'소진이 년을 찢어 발겨야뒤야!'<br /><br />봉춘골이 어디 한양 땅 만치 넓다던가?<br />소진이 년도 잠자리에 누워 그 목소리를 안 들으려야 안 들을 수가 없었다.<br />소진이 년은 다리를 끌어안고 울었다.<br /><br />소진이 년은 맹추가 아니었다.<br />설사 맹추라 할지언정,<br />몇 해씩이나 동네 아낙들이 자신을 미워한 다는 것을 눈치 못 챌리는 없었다.<br /><br />소진은 억울했다.<br />당연지사였다.<br />이상한 소문이 자신의 뒤를 항시 쫓아 다녔다.<br />입에 담지도 못 할 망측한 소문들은 방방곳곳 그림과 글로 도배가 되어있었다.<br />까막눈인 소진이 년도, 우물가에 붙은 그림을 자신과 비교하듯 보며 뭐라 웅얼거리는 남들의 행동이<br />무슨 뜻인지 빤히 알고 있었다.<br />또한 그 망측한 그림 속 처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판 다르게 그려 놓았지만)<br /><br />언젠가 부터는 빚을 받으러 다니는 길에는 꼭 빚쟁이들의 조강지처가 지키고 서서<br />껌뻑하면 소진이 년의 뺨을 후려쳤다.<br />그도 그럴 것이 소진이란 년이 자신의 금은 품을 날름 받아 챙기고,<br />빚은 안 갚으니, 사실 소진이란 년에게도 그건 아주 이해가 안 가는 짓은 아니었다.<br />허나 뺨맞은 마음이 어디 그리 고분고분 하랴.<br />뺨을 치는 마음을 아주 헤아리기엔 소진이란 년의 마음이 너무 여렸고 쓰렸다.<br />해서 소진이란 년이 눈물을 터트려 버리면, 글쎄, 조강지처와 빚쟁이간의 싸움이 벌어지니,<br />소진이란 년은 그 탓을 모두 자기 탓으로 돌리며, 아주 살기가 싫어지곤 하였다.<br /><br />소진이란 년의 가슴이 문들어 지는 까닭은 그것뿐이 아니었다.<br /><br />소진이 받아 온 가락지며 노리개는 모두 아비인 마 가 놈이 노름질로 탕진을 해버렸다.<br />쉽게 말해 빚쟁이들 손에 도로 돌아갔다는 것이다.<br /><br />소진의 눈동자엔 날이 갈수록 근심이 차올랐다.<br /><br />마 가 놈은 소진이 년을 보살 필 줄은 모르고 이용하기에만 바빴다.<br /><br />소진은 아비가 미워지기 시작했다.<br />빚은 곱절로 높아가고, 원성은 들끓었다.<br />아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재산을 날리기는 짓이 즐거운 듯 이리 날뛰고 저리 날뛰었다.<br />하지만 딸년으로서, 어찌 천륜을 저버리고, 하늘아래 발을 붙일 수가 있으리요.<br /><br />소진을 달래 주는 것은 그저 밤마다 스스로 베갯잇을 적시는 일 뿐이었다.<br />소진은 영문도 모르며, 구슬피 우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br /><br />어찌 보면 소진은 맹추인지도 몰랐다.<br /><br />끙끙, 가슴앓이를 하는 소진은 날로 가엽고 처량해져만 갔다.<br />얄궂게도 점점 지쳐만 가는 소진의 모습에 봉춘골 남정네들의 가슴을 더 후끈 불살랐다.<br />어찌하랴 비련의 잠겨 있는 여인만큼 매혹적인 것이 또 어디 있다더냐.<br />그 가녀린 여인네들을 보고 넘길 수가 없었더랬다.<br />남정네들은 본성적으로 야성적이라 하다 아니할 수 없으니.<br />이 또한 탈이었다.<br /><br />하지만 요상했다.<br />뭔가 요상했다.<br />역시나 요상했다.<br /><br />무엇이 요상했냐면, 소진이란 년에게 남정네들이 반하는 것 자체가 요상했다.<br /><br />자고로 여인 중의 여인이라하면,<br />살집이 두둑하게 붙어 아이 일고여덟은 낳고도 뒤탈 없을 만큼 듬직했어야 했는데,<br />소진이란 년이 어디 살집이라곤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 있는 년이던가?<br /><br />얼굴은 달덩이처럼 둥그~러니, 코는 조막만하고, 입술은 깨알만하고,<br />눈은 바늘 같은게 미인이거늘, 소진이란 년은 정 반대로만 생겨먹지 않던가?<br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었다.<br /><br />남들도 모르니, 소진이란 년 본인은 오죽했을꼬.<br />소진은 강물에 비추는 자신의 몰골을 보며 저주를 퍼부었다.<br /><br />소진이 년이 열여섯이 되던 해 부터는 마 가 놈에게 재물을 던지며,<br />제발 딸 좀 주십사 하는 놈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br /><br />그 중에는 마 가가 빚을 지고 있는 빚쟁이도 있었고,<br />나이 오십의 대감, 즉 쭈그렁 할아범도 있었고,<br />산을 예순 고개나 넘어서 온 타지 인도 있었다.<br />바다를 건너온 코쟁이,<br />행성을 건너온...<br /><br />마 가 놈은 소진이 년 덕에 도가질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형편이 충분해졌다.<br />허나, 그 것은 밑이 빠진 독에 물을 들이 부어대는 격으로, 마 가 놈은 열 냥을 지고 나가면<br />백 냥 빚을 지고 오는 놈이었고, 백 냥을 지고 나가면 천 냥 빚을 지고 오는 놈이었다.<br /><br />그런 천둥벌거숭이 놈이라도, 그 딸년에 목이 멘 양반 댁 손들까지<br />마 가를 없인 여기지 못하니, 마 가 놈의 사기는 하늘을 꿰뚫었다.<br /><br />마 가 놈은 빚을 갚을 생각조차 하지 아니하였다.<br />심지어는 빚쟁이들도 애초에 받을 생각을 아니하였다.<br />빚쟁이 들은 마 가에게 돈을 뭉텅이로 건네며 물었다.<br /><br />"그래? 이번에는 소진이를 언제 보낼 생각인가?"<br /><br />마 가놈은 이제 도가 튼지라 그리 대답하곤 하였다.<br /><br />"아! 때가 되면 가고, 아니면 말지!"<br /><br />빚쟁이들은 소진이란 년이 방문을 하는 것만 기다리며 가슴을 새카맣게 태웠다.<br /><br />마 가 놈은 소진이 년만 있으면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br />그런 소진이 년이 자신의 목숨 줄을 간당간당하게 당기고 있는 줄도 모르면서 말이다.<br /><br />마 가 놈이 화를 입을 것은 누가 봐도 뻔했다.<br />아주 당연지사였다.<br />다만 그저 때가 아직 임을 누구라도 알고 있었다.<br />만일 소진이 년이 오라질 병에라도 걸려 급사를 했다면,<br />소진이 년의 제삿날은 마 가 놈의 제삿날과 겹칠 것이란 걸,<br />봉춘골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었다.<br /><br />물론 소진이 년이 살아있다고 모두 해결 될 일은 아니었다.<br />마 가 놈도 스스로 대충은 알고 있었을지 모르는 일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br />그렇지 않으면, 야반도주를 할 짐 보따리를 미리 싸두는 짓은 하지 아니 하였을 것이다.<br /><br />허나 마 가 놈은 마 가 놈이라 천치는 천치여서<br />그 때가 성곤 도련님의 소문이 그의 아버님이신<br />박대감의 귀에 들어가는 날일 것이라곤 새까맣게 몰랐다.<br /><br />메느리도 몰랐다.<br /><br />박 대감에게는 장손인 성곤이 백정 상것에게 큰 절을 올렸다는 소문이 충격이었다.<br />그것은 진실과 거짓의 여부를 떠나서의 일이었다.<br /><br />박대감이 쌓아온 지체와 기강이 모두 무너지는 일이었다.<br /><br />박대감은 소식을 들을 늦은 밤, 아들 성곤을 방으로 불러들였다.<br />자리에는 성곤의 어머니인 민 씨 마님도 함께였다.<br /><br />하늘엔 불길한 달그림자가 뒤덮여 있었다.<br />박대감은 거두절미하고 물었다.<br /><br />"야, 까고 진짜냐? 너 똑바로 말해? 너 이빨가다 걸리면, 진짜 뒈지게 맞어? 알았어, 몰랐어?"<br /><br />대장부 같은 성곤도, 박대감은 무서워했다.<br />박 대감의 성질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br /><br />성곤은 대장부 같은 도령이었으나,<br />박대감은 진짜 대장부였다.<br /><br />전장서 검을 휘둘러 이만 군사를 혼자서 배었다고 하기도 하고,<br />곰을 맨손으로 때려잡으며, 뱀을 생으로 씹어 먹고,<br />심심하면 바위를 깨고, 한가하면 강을 두 쪽으로 가르며 시간을 보낸다고 하는<br />'소문'이 있는 대장부 중 대장부였다.<br /><br />"사실이더냐?"<br /><br />진중한 목소리로 박대감이 한 번을 더 묻자,<br />성곤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 말고는 할 수가 없었다.<br />오금이 저리고 턱이 잠겨 말이 나오질 아니하였다.<br />그를 지켜보던 민 씨 마님은 눈에 실핏줄이 터져버렸다.<br />이마에는 지렁이 같은 핏줄이 살아 꿈틀거렸다.<br />박대감도 마찬가지였다.<br /><br />민 씨 마님은 울화를 참지 못하고 고함을 쳤다.<br /><br />"그 요망한 년을 찢어 발겨야뒤야! 안 돼! 안 돼! 그 요망한 년을 찢어 발겨야 돼!!!! 안 돼!!!!!!!"<br /><br />반은 실성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br /><br />민 씨 마님의 목청 높은 소리는 봉춘골 아낙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었다.<br />박대감을 이를 악물어 화를 삭였다만,<br />눈에선 어스름한 달빛도 기죽어 줄행랑을 놓을 광체가 번뜩이고 있었다.<br />그 광체가 그리도 뻘건 빛을 내는 것이,<br />그 자리에 귀신이 있었다면, 성곤 도련님과 함께 오금을 지렸을 것이다.<br />허나, 박 대감 보다 더하면 더한 것이 민 씨 마님이란 건 봉춘골 사람들이 모두 아는 일이었다.<br /><br />박 대감 댁에선 횃불이 오르기 시작하였다.<br />종 것들을 모두 깨워 횃대를 들게 하고, 먼저 그 자리에 있던<br />떡쇠 놈에게 경을 쳤다.<br /><br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린 죄였다.<br /><br />모질게 얻어맞아 정신을 잃은 떡쇠 놈은 그대로 횃불의 먹이가 되었다.<br />광기는 그때 시작 된 것에 불과하다고 누군가 나중 들어 말을 남겼다.<br />박 대감댁의 종 것 중 한 년의 말이었다.<br />종 것이란 년이 남긴 말 중 그런 것도 하나가 있더랬다.<br /><br />"떡쇠 놈한테 횃대 불을 옮긴 것이 바로 큰 마님이라니까?<br />아주 눈에서 뻘건 핏물이 콸콸 쏟아지더라니까?<br />아니 그럼 참말이지, 그럼! 참말이지.<br />난중에 떡쇠 놈이 몸에 불이 붙어서 졸도에서 깨어나니까는<br />횃대로 내려쳐서 아주 모강지며 대갈통을 분질러 버리더라니까?<br />아! 참말이라니까? 아! 쯧, 그리고 참, 이보쇼! 비밀이요?"<br /><br /><br /><br /><br />-다음에 계속-<br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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