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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숏다리코뿔소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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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3-06-15
    방문 : 421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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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63161
    작성자 : 숏다리코뿔소
    추천 : 14
    조회수 : 1978
    IP : 121.139.***.204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1/22 21:44:44
    http://todayhumor.com/?panic_63161 모바일
    소설) 내일은 자살 할 남자_1
    "지금이 몇 시지?
    아, 7시구나.
    7시... 일어날까?

    아니 아직...

    ...

    지금이 몇 시지?

    아, 7시 1분?
    7시 1분...

    일어날까?...

    ...

    김 부장.

    왜 아침부터 떠오르는 얼굴이 김 부장인지 모르것네.

    왜 너니 김 부장?

    ...

    김 부장이 뭘 알아.
    이나 닦아야지...

    알람소리?
    이제 7시 10분이구나?
    손의 물기를 닦고 핸드폰 알람을 끌까?
    아니.

    매일 있는 일인 걸.
    그냥 울게 냅두지 뭐.

    실컷 울어라.
    너 혼자.

    아아, 겨울은 언제 끝나나.
    춥네.
    옆구리가 특히나.
    욕이나 한 마디 할까?

    “쯧.”

    추워서 욕도 안 나오네...

    버스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

    ...회사에 가지 말까?

    그래.

    지하철을 타자.

    아아, 눈 내렸네?
    싫다.
    며칠 전에도 넘어졌는데.

    그거 보고,

    여고생들이 그거 보고 낄낄깔깔 웃었는데.

    몇 시니?
    7시 21분?
    천천히 걸어도 지각은 않겠는데?

    지하철 탈 생각은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네.

    ...

    지금이...
    지금이 몇 시지?

    아아, 밥 먹을 시간?
    12시 넘었네.
    밥을 먹을까?
    잠깐 눈을 붙일까?

    ...

    일이 밀렸는데...
    이러다 제 시간에 퇴근 못하겠는데?
    담배나 한 대 펴고 계속 일을 할까?

    ...담배가 없네.
    됐다 그냥.

    그냥 됐다.

    ...

    지금은?
    지금은 몇 시야?
    다들 집에 들어갔나?
    8시 반이네?

    응? 나 오늘 밥은 먹었던가?
    제육볶음 먹었었나?
    그건 어젠가?
    오늘 점심때 뭐했지?
    잤었나?
    다들 어디 간 거야?
    나도 그만 퇴근할까?

    ...

    조금 더 하면 내일은 덜 바쁘겠지?

    ...

    ...?

    응? 잠들었었나?
    지금이... 2시 3분이네.

    늦었다.

    아침에 출근하려면 빨리 가서 자야 할 텐데...
    어서 가서 자지 않으면 지각 할 텐데...

    지각하면 안 되지.
    어서 출근을 준비해야지.

    어서 퇴근해서,
    어서 출근해야지.

    ...

    아아, 밤이라 더 춥네.

    몇 시냐.
    2시 49분?
    나 오늘 뭐 먹었나?
    샌드위치 땡기네.
    아니다.
    어제도 샌드위치 사서 먹었나?
    아니네.
    어제는 삼각김밥 먹었네.
    영수증이 왜 담배 갑 속에 들어있냐?
    그러고 보니까, 담배가 다 떨어졌네.
    오늘 담배는 피웠나?

    ...

    ...

    ...

    ... ... ...죽을까?
    이렇게 살지 말까?

    ...

    ...말까?

    ...

    ...

    ...

    나이 오십 먹고 이게,
    뭐하는 짓이라니...

    ...

    몇 시지?


    -1 자살 검정

    문제 1) 옆자리의 사람을 돌아 본 후 자신이 죽어야 할 이유가 보편 타당한지에 대해 답하시오. (1점)

    ① 나는 옆자리의 사람보다는 죽어 마땅하다.
    ② 적어도 옆자리의 사람이 죽고 싶은 만큼 나도 죽고 싶다.
    ③ 나는 옆자리의 사람 뿐만 아니라, 시험실 전체와 비교해도 골백 번 죽어야 한다.
    ④ 이제보니 옆자리 사람이 나보다 가엽게 느껴진다.
    ⑤ 나는 죽을 이유가 없다.

    또르르르르.

    누군가 연필을 굴린다.
    거짓말.
    찍고있냐?
    하아... 하고 한 숨을 쉰 사람은 누구?
    문제가 어렵니?

    돌아 보라해서 고갤 돌린 옆자리엔 머리를 긁적이는 청년이 하나,
    "공부 해온 게 하나도 안 나왔어..." 푸념을 한다.

    청년, 머리털이 수세미십니까?
    박박, 박박.

    쇳가루 떨어지것소.

    자신있게 문제 1번에 5번을 마킹했다.

    죽기는... 내가 왜 죽어.
    나는 애초에 이런 곳에 섞여 있을 위인이 아니시외다.

    잉여들...

    "이런 게... 날아 왔어요..."

    일주 전에 나를 찾은 아줌마가 내민 것은 합격 통지서 한 장.

    아줌마는 조금 달랐다.

    이 노무 남정네의 불륜 상대를 (그러니까 그 X친 X같은 년을) 찾아내라 X미 X부랄, 하는 뭐 그런 쌍욕 퍼레이드와 같은 연일 행사도, 고래고래 하는 고년고년 하는 어머어마한 고함 속 풍경도, 그날 우리 사무실엔 없었다.

    - 김 봉국 님의 시험 결과를 통보할 수 있게되어 대단한 감사의 말씀을...
    ...
    귀하의 노력과 성원에 힘입어...
    ...
    곧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자살 검정이래요..."

    아줌마의 표정엔 서운함이라해야 할지,
    당황스러움이라 해야할지,
    이건지 저건지 싶은 표정이 뒤섞여
    한마디로 난해하고 난감했다.

    난해하고 난감한 건 나도 마찬가지로...

    "자살 검정이 뭐에요?"
    "요즘 유행이라나 뭐라나..."
    "남편 분께서 그래, 그 뭐야, 그거를, 자살을, 아니, 검정을... 봤어요?"

    아줌마는 대답대신 합격 통지서를 다시금 내 앞으로 밀었다.
    종이로 슥슥싹싹 테이블을 닦는 것 같기도 하고.

    "그걸 왜 봐요? 죽을라고봐?"

    어깨를 으쓱한 아줌마의 삼중 접이식 턱살이 말한다.

    "낸들?"

    자살 검정 합격 봉투에는 착수금조의 소소한 현금과 합격 통지서가 한 봉투에 담겨 있다.

    아줌마가 참 센스 없다.

    이런 봉투에 착수금을 담으셨을까 그래.
    아아, 아줌마 5만원이면 5만원, 10만원이면 10만원을 넣어야지...
    무슨 9만 4천원을 넣었어어어.

    봉국이 아저씨가 9만 4천원 밖에 안 돼?


    문제 4)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는 가장 큰 이유를 다음 중 고르시오. (0.5점)

    ① 나의 삶은 불행의 연속이다.
    ② 나의 삶엔 더이상 꿈도 희망도 없다.
    ③ 나는 돈 버는 기계다.
    ④ 나는 직장에서, 가정에서 소외 받고 있다.
    ⑤ 나는 살면서 한 번도 인생을 비관해본 적이 없다.

    거침 없이 5번에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칠을 한다.
    이런 식이라면 그냥 5번으로 주우우욱 일직선을 그어버리고 시험장에서 퇴장을 해버릴까보다, 싶다.

    톡토로독톡, 톡톡톡, 두다다다다다다, 하고

    책상을 맹렬히 두드리는 연필의 소리는 뭬요.
    거기 뉘쇼?
    누가 자살 검정서 수학 문제를 풀고있소?
    타닥타닥, 혹 누가 연필로 비트 타고있소?

    시험 시간에?

    무슨 문제를 풀면 이런 연필 소리가 들려?
    나만 시험지가 다른가?
    시험지 뒷장을 돌려 궁둥짝을 살펴보고, 옆으로 세워 날이 뾰족한 옆통수도 구경하고
    혹시몰라 귀퉁이 여백까지 살펴보아도, 시험지는 고민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의구심 들어 돌아 본 시험장의 풍경은 조용하다 못해 경건하기까지 하다.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쥐어뜯는 저기 저 여자의 옆얼굴이 가관이다.

    오... 그런 의지라면 서울대도 늦지 않았어 아가씨!
    어맛! 아가씨 그 이상은 안 돼! 가마 근처는! 복구할 수! 어엇! 아앗! 거기는! 더 이상은!


    문제 8) 이 시험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0.2점)

    ① 시험에 합격하여, 당당히 자살하기 위해.
    ② 자살 실행의 용기를 북돋기 위해.
    ③ 기관의 도움을 받고 싶어서.
    ④ 자신의 인간적 가치를 평가해보기 위하여.
    ⑤ 유행을 따라.

    ......시험에 합격 후 잠적한 아저씨를 찾아 보려고, 하는 항문은 없다.

    어쩌면 좋지?
    손을 들으면 좋은가?

    저기요. 감독관 냥반.
    시험지에 답이 안 들어 있는 것 같소만?

    그나저나.
    이게 설문지요, 시험지요?


    문제 13) 당신의 사망 소식을 가장 슬퍼할 사람을 다음 중 고르시오. (3점)

    ① 가족.
    ② 친구.
    ③ 이성친구.
    ④ 직장동료.
    ⑤ 없다.

    ......5번인가.

    저절로 머리에 손이 간다.
    극적극적, 부비부비, 쓱싹쓱싹.

    이 멜랑꼴리함은 뭘까.
    옆자리의 청년과 머리털 뜯는 여자를 돌아봤다.

    나는 저 사람들과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중인가?

    문제가 참, 담배 땡기게 만든다...
    지금 피우면 참 꼬신게 맛있겠다.

    "어르신 잠시만요."

    감독관이 시험 중에 목소리를 높혔다.
    설마! 컨닝? 이란 글자가 머릴 스친다.

    "담배 피우 실땐 미리 재털이를 요청해주세요."

    응?
    시험장에서 담배를 피워?
    피시방에서도 못 피우는 담배를 시험장서 피워?

    감독관의 시선 끝에는 웬 아저씨가 재털이가 도착도 전에 불을 붙여 담배를 빨기 시작했다.
    글쎄, 사오십 대 즈음 됐으려나. 단정하게 올백머리는 한 것 하며, 다른 아저씨들처럼 오리털 파카를 입지 않고, 밤색 가죽 자켓을 입고 온 것 하며, 그 위에 슬쩍 둘러논 머플러하며.

    그거 참.
    멋들어진 아저씨일세.

    그럼 나도.
    너도 나도.

    잠잠하던 시험실이 하얀 손들로 가득해졌다.
    너도, 나도 손을 든다.

    "저도 재털이 하나만 주세요."

    재털이 교부 받기 바쁜 와중에 머릴 뽑던 여자가 대담히도 묻는다.

    "물 휴지도 깔아 주시나요?"

    시험관이 허탈히 웃음 짓곤 답한다.

    "침 뱉으세요."


    문제 16) 자살하는 사람들이 아침마다 생각하는 것 중 틀린 것은? (복수답 2점)

    ① 영원히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② 오늘 또 버텨내야 하는 구나.
    ③ 욕이 절로 나온다.
    ④ 화장실에 가고 싶다.
    ⑤ 나는 삶이 너무 즐겁다.

    자살하지 않을 나도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아, 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이상한 기시감을 느낀다.

    자살 검정은 새벽 같은 시간에 시작했다.
    내가 군바리 아가들도 아니고, 여섯시 반에 기상을 해야겠어?
    싶을 만큼 새벽 같았다.

    그 생각에 오늘 일어나면서부터 "씨발놈의 거... 쯧." 가슴 뻥뚫어져라 욕부터 하곤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피우다보니 금방 화장실이 가고 싶었고,
    아마 1번 문항은 잠들어 죽기를 간망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이나,
    나도 사실 "이대로 변기통 위에 앉아 영영 잠이나 퍼잤으면 좋겠다" 고 생각도 했었다.
    오늘 자살 검정 보는 걸 무슨 힘으로 버텨내나 한탄까지 했었고, 현관 앞에서는

    "아아! 사는 게 즐겁다, 씨발 진짜!"

    시원하게 소리도 쳤는데.

    뭘까? 이건...

    시험장으로 들어오며 지나친 얼굴들이 어스름히 떠오른다.
    왠지, 그 옛날에 수능시험장을 지나던 기억과 겹치고 있는 것도 같다.

    부풀어 오른 기대감과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감.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들과 시리던 손, 입에서 입으 핀 굴뚝의 김자락.

    그래서 인지, 내가 진짜 자살 검정을 보러 온건가? 하는 의문과
    이 사람들은 진짜 자살 검정을 보러 온건가? 하는 호기심이 동시에 일었다.

    모르겠다. 이젠.

    나는 누구? 지금 여긴 어디?
    봉국이 아저씨는? 아저씨는 또 어디에?


    문제 21) 당신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 10억을 쾌척하는 사람을 만났다. 당신의 행동으로 옳은 것은? (5점)

    ① "위선 따위 필요 없습니다." 정중히 거절한다.
    ② 10억으로 7년 만기 장기 적금을 든다. (펀드 및 부동산, 주식에 투자한다.)
    ③ 죽기 전까지 10억을 펑펑쓰고 다시 자살을 기도한다.
    ④ 증여세를 계산해본다.
    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죽는다.

    아까부터 요상스럽게 답다운 답을 정할 수가 없다.
    아마 내가 죽을 마음도 없이 자살 검정을 치루고 있기 때문이겠지.

    나 이외의 사람들은 시험지를 잡아 먹을 기세다.
    그들의 덕인가, 나도 사실 문제 15번을 넘길 즈음해서 긴장을 아니할 수가 없다.
    이 시험이 인간으로서의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당신은 자살하기에 적합한 인자이십니다.'

    그런 말은 듣고 싶지 않아졌다.
    9만 4천원 짜리 봉국이 아저씨랑 나랑 매한 가지란 소리는 더더욱 싫었다.
    자살 적합자가 무슨 말인가? 조금만 솔직하게 표현해도 그냥 있느나 마나 한
    죽으나 사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쓰레기란 소리 아니야?

    "한 달이 조금 안 됐네요."

    아줌마는 삼단 접이식 턱을 접었다 폈다, 팔굽혀펴기 처럼 반복했다.
    어쩌면 턱이 자신의 의지를 갖고 움직이고 있는 지도 몰랐다.
    제 2의 자아라고 하던가?

    "봉국이 아저씨가 사라지고 실종신고는 했어요?"
    "처음에는 금방 들어 오것거니... 했죠."
    "그 처음 금방 들어 오것거니, 할때부터 이 사람이 사라졌다, 느낄 때까지 텀이 얼마나 되는 데요?"
    "일주일 쯤 됐나?"

    21번 문제를 붙들고 있자니, 10억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10억이라. 이 문제는 건너 뛰어야 겠다.
    나는 10억이 생기면 퍼질러지게 잠부터 잘테다.
    집도 절도, 세상도 다 잊고.

    한 1년 정도?


    문제 29) 당신은 연쇄살인마를 만났다. 다음 중 알맞은 행동은?

    ① 저도 좀 죽여주싶사 부탁을 한다.
    ② 경찰에 신고한다.
    ③ 사인을 받는다.
    ④ 맨손으로 때려 잡는다.
    ⑤ 연쇄살인에 합류한다.

    피다. 붉디 붉은 정녕 저것은 피다.
    옆자리 청년의 손가락 끝에 피가 흐른다.

    진짜로 머리칼이 수세미였나.
    얼마나 긁었길래.

    청년이 나를 돌아본다.

    내 시선이 그렇게 뜨거웠니?
    나를 마주 본 피떡의 수세미 청년 왈.

    "아, 컨닝하지 마시죠?"

    아.컨.닝.하.지.마.시.죠?
    내가 니껄 베끼것니?
    어처구니 없는 놈.
    머리 긁다가 대머리나 되라.

    순간을 틈타, 청년 옆자리에 있는 머리 쥐어뜯는 여자가 기린처럼 목을 빼들곤 청년의 시험지를 훔쳐본다.
    저 여자, 빠른 속도로 뻐금이는 입의 모양은 뭔가. 저 것이 뭔가.

    '10번에 2, 14번에 1, 16번에 1, 18번에 3...'

    ...컨닝이냐?

    청년! 청년?
    저 여자가 니꺼 베낀데~요.


    문제 33번) 자살할 때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을 고르시오. (2점)

    ① 추락사.
    ② 약물 사용.
    ③ 고독사.
    ④ 교통사고.
    ⑤ 익사.

    고독사는 언제부터 자살법의 범주에 들어섰을까...
    고독사의 고통스러운 면모는 물리적인 것 외에 있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정답은 5번 익사인 것 같다.
    아무래도 숨막혀 죽고 물먹어 죽으니까 익사가 제일 고통스럽겠지?

    아니지?

    일부러 80km로 돌진하는 트럭에 뛰어 들었는데,
    트럭에 튕겨나서 도로에 몸이 갈려 만신창이가 되고...
    그러고 한참 동안 숨이 붙어 있다면 그것도 보통 고통은 아니지?

    아니지?
    아니지?

    뭐로 죽든 고통스러운 건 다 마찬가지지?


    문제 40번) 당신의 무가치함을 증명하시오. (주관식 5점)

    주관식?
    OMR 카드가 좁게 느껴진다.
    뒷 장 빼곡히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글을 남겨야 하나?
    자기 소개서 처럼 쓰면 되나?

    좀 전에 수학 공식을 풀고 있는 것만 같은 연필 소리에 힌트를 얻어 짧막한 답을 기입했다.

    「나 ≠ 무가치」

    "나 이제 가도 되나? 다 풀었는데?"

    누군지 몰라도 당당했다.
    목소리를 향해 돌아보니, 정확히 두 번째 당당한 목소리였다.

    아까 시험시간에 1등으로 담배 피우겠다던 그 아저씨였다.

    "그럼요. OMR카드는 제게 제출하시고 돌아가세요. 시험지는 시험장 뒤에 보이시는 수거함에 넣어주시고요."

    나도 그랬지만, 시험장 모두도 그렇다는 듯
    시선은 그 아저씨에게 집중 되었다.

    선지자, 달관자.

    문제는 50번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어느 문제 하나 쉬운 문제는 없었고,
    어느 답 하나 답다운 답이 없는 시험이었다.

    40번 즘까지 풀고 나니, 앞의 모든 문제들에게 제시한 답들에게 연쇄적으로 의구심이 들고 있던 중이었다.

    "김 봉국 님? 네. 이제 가보셔도 좋습니다."

    OMR 카드를 받아 든 시험관은 너그러운 미소로 아저씨를 배웅했다.

    시험관이 저 미소를 짓기 전에 그리 말했던가?

    김.봉.국.님?

    봉국이라...
    봉국이란 이름이 흔한 이름이던가?

    부모의 마음으로 돌아보자. 대지 만물의 어머니의 관점으로 돌아보자. 내가 부모라면 내 자식 불쌍해서라도 그렇게 무질서한 혼돈의 카오스 한 이름을 붙이진 아니할 것이다.
    봉국이가 뭔가. 봉국이가. 내 이름이 봉국이었다면, 국민학교 6년 내내 괜한 놀림과 따돌림, 멸시의 대상이 되어있었을 것이다.
    "봉국 씨!" 설령 그 어떤 예쁜 여자 연예인이 '봉국'이란 이름의 나를 불러준다 하여도, 나는 아무런 감흥을 느낄 수 없었겠지.

    봉국이란 이름은 모르긴 몰라도 굉장히 드물었다.

    9만 4천원짜리 아저씨.
    김 봉국.

    이 김 봉국이 그 김 봉국이 분명하리라.
    그를 잡아야한다.

    하는 직감이 들었다.

    “어이! 구만 사천 원!”

    아!... 봉국이 아저씨라고 불렀어야 했는데?
    지금 나를 돌아보는 사람들은 뭐야?

    이름이 구만 사천 원 이세요, 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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