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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숏다리코뿔소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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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0914
    작성자 : 숏다리코뿔소
    추천 : 20
    조회수 : 4201
    IP : 119.195.***.22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4/07/28 06:08:36
    http://todayhumor.com/?panic_70914 모바일
    [단편] 얼굴 (BGM)
    <div align="center"><embed width="422" height="180" src="http://player.bgmstore.net/6DiyF"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br><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6DiyF"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a> <div align="left"><br><br> "저 이상한 사람 아니구요..."<br><br>사람들이 어깨너머로 스쳐 지나간다.<br>이제 막 이어폰을 귀에서 꺼내고 그에게 들은 첫마디가,<br><br>저.이.상.한.사.람.아.니.구.요. 라니...<br><br>'그 말부터가 이상해.'<br><br>그리고 이상한 사람치고 멀쩡해서 이상해.<br><br>그의 흔들리는 시선이 요란스레 나를 피해 다닌다.<br>버젓이 길 막고 선 사람치곤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br><br>어쩔 줄을 모른다.<br><br>지하철역에선 이제 막 사람들이 토해져 나오고 있었다.<br>인파를 어설프게 막아선 채 쭈뼛대는 그와 나를 경계로<br>사람들은 홍해처럼 갈라진다.<br><br>길을 막아선 우리에게 들리는 건 약간의 조소, 그리고 조소를 닮아있는 코웃음들.<br><br>가슴과 볼 언저리가 화끈거렸다.<br><br>이 갈라진 홍해 같은 인파 속에서 길을 막은 남자.<br>그 제지를 받은 나.<br><br>마치...<br>이건 마치...<br><br>쑥스럽잖아.<br>뭐야...<br><br>창피하게...<br><br>그가 말했다.<br><br>"저기요... 아... 일단은요...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오늘이 7월 18일이잖아요? 저번 주 <br><br>수요일이 9일이었죠?" <br><br>응?<br><br>전혀<br><br>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br>그의 말들이 무엇을 근거로 시작되는 도대체 알 수가 없다.<br><br>저번 주 수요일이 9일 이었죤 왜 묻는 거에요?<br>그 물음 대신해 나는 단발의 의문을 던졌다.<br><br>의식 못 한 채 반사적으로 목소리가 터졌다.<br><br>"네?"<br><br>이건 일종의 밑밥 같은 건가?<br>하지만 너무 생뚱맞은 건 아닌가?<br><br>찬물이 끼얹어진 기분이었다.<br>발걸음을 잡히며 일순 느꼈던 야릇한 기분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br>그는 내 표정을 읽으려는 듯 눈동자를 재빨리 굴려가며 나를 훑었다.<br>어찌 보면 혼란에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br><br>그는 허둥대기 시작했다.<br><br>"저기 저 아저씨 보이시죠? 안경 쓰신 분, 횡단보도 앞에요.<br>어... 어.... 그.... 어.... 그러니까... 오늘이 18일이고, 저번 월요일이 7일... 그러니까..."<br><br>미친 사람?<br>멀쩡하게 미친 사람?<br>날짜 마니아?<br><br>나 그냥 미친 사람한테 당첨된 거야?<br>허탈한 마음이 없던 설움을 동반했다.<br>아직도 에스컬레이터에서 빠져나오는 사람들은 우릴 힐끔거리고 있었다.<br><br>'무슨 기대를 했을까...'<br><br>선한 인상의 그를 올려다보았다.<br>말끔하게 정돈 된 선량한 청년.<br><br>하늘색 셔츠가, 구김 없는 갈색 면바지가,<br>부스스하지 않은 단정한 머리가,<br><br>막연한 아쉬움을 자아내게 한다.<br><br>요즘은 이런 멀쩡한 사람들이 더 삐뚤어지는지도 모르겠다.<br>인터넷이란 게 뭔지...<br><br>그저 조용히 그를 등지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br>손에 쥐었던 이어폰을 왼쪽 귀에 하나 걸려는 찰나, 그가 말했다.<br><br>"일곱 번째에요! 오늘이 저 아저씨를 일곱 번 째 보는 거에요.<br>잠깐만요. 죄송해요. 아! 가지 말아주세요. 제 말을 좀 들어보세요. 진짜 저, 아..."<br><br>횡단보도의 아저씨가 유유히 길을 건너고 있었다.<br>아저씨가 가로수에 섞여 시야에 사라지고, 나는 남자를 바라보았다.<br><br>멀쩡하게 생겨서 하는 짓이라곤...<br><br>잠깐 마음에 그가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br><br>그리고 곧 그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슬슬 머릿속에 그려지자<br>동시에 가슴에서 끓어오는 분노도 함께 베어 나오고 있었다.<br><br>신경질이 넘쳐,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br><br>"제가 만만해요?"<br><br>그는 내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곤 처음으로 나를 즉시했다.<br>날 즉시했던 눈동자는 곧 잔물결을 일으키는 물고기 떼처럼 급하게 흩어졌다.<br><br>그의 눈동자가 출렁이듯 보인다.<br><br>"아니요. 만만하고 그런 게..."<br><br>"뭐 역문을 들어봐라, 도를 믿냐,<br>내가 선하게 생겼다. 그런 말 하고 싶은 거죠? 지금.<br>뭐에요? 뭐 피라미드 권유 그런 거 하고 싶어요?"<br><br>"아니에요. 저 그런 거 하는 사람 아니에요. 전... 저는요."<br><br>"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가는 사람 붙잡고 뭐하시는 거에요 그럼.<br>진짜... 오늘이 18일이네 저번 주 수요일이 며칠이네..."<br><br>희한하게도 내가 쏘아붙이기 시작하자, 되려 그는 조급함이 씻겨 나가는지 평온을 찾<br><br>아갔다.<br>허둥데던 모습이 정체하기 시작하며, 쉴 세 없이 굴러다니던 눈동자도 슬슬 저기 땅바<br><br>닥 어딘가를 향해 초점이 모여간다.<br><br>옆에서 빤히 구경하는 여고생들이 성가시다.<br><br>망신을 당해도 이런 개망신은 다신 없을 것 같다.<br>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여고생들 눈에는<br>내가 길만 걸어다녀도 남자들이 전화번호를 얻기 위해 애걸하는,<br>그런 매력있는 여자로 보였겠지...<br><br>창피해.<br><br>그에게 제지받고 화끈거렸던 내가 창피해.<br>나도 모르게 기대했던 것도,<br>생뚱맞은 소리 듣고 실망하는 것도,<br><br>창피해.<br><br>그에게 대꾸를 들어야 할 이유도 없었다.<br>처음부터 멈춰 서지도 말았어야 했는데...<br><br>귀에 이어폰을 꽂으며 그를 무시한 채 걸었다.<br>그리고 댓 발짝이나 땠을까.<br><br>그는 별안간 달려들어 내 팔을 낚아채곤 한쪽 이어폰을 거칠게 뽑아냈다.<br>그 모습에 여고생들은 신음을 토했다.<br><br>'이 짓이 멋있어? 그래 보여?'<br><br>싸구려 3류 드라마도 막상 눈앞에서 펼쳐지니 구경할 만 할지도 모르겠다.<br>이 거리에서, 여고생들에게 과연 대사는 잘 들리고 있을까?<br><br>귀가 쓰리다...<br>팔목도.<br><br>남자는 표정을 굳히고 있다.<br><br>누가 좀 도와주세요.<br>라는 말이 입술을 맴돌았다.<br><br>그는 나를 똑바로 보곤, 다시 눈길을 피하곤 하며 말했다.<br><br>"끝까지 듣고, 그래도 그냥 제가 미친놈 같으면 가세요.<br>안 말릴게요. 나 아가씨한테 뭐 팔려고 이러는 것도 아니고... 피라미드 그런... 뭐 그런<br><br>...<br>도를 믿니 그런것도 아니고, 제가... 저도 제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인 거 잘 아는데요.<br>그래서 처음에 좀 횡설수설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 번만 끝까지 들어봐요... <br><br>어려워요?"<br><br>어려워요?<br>묻고, 그는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br><br>신 난 건 여고생들뿐이었다.<br>웬 남자가 길 한복판에서 여자 팔을 휘어잡았다.<br>심지어 거칠게 이어폰을 뽑는 행패까지 부렸다.<br><br>그 광경을 보고도 사람들은 내게 관심 한 방울조차 생각이 없는 듯했다.<br>이 많은 사람들 중에...<br><br>뿌리치고 갈 만큼 용기가 들지 않는다.<br>뿌리치려 든다면 이 미친놈이 정말 무슨 미친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다.<br><br>그리고 그 광경마저 그저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은... 차마...<br><br>그는 우릴 구경하는 여고생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br><br>"저 기 왼쪽에 단발머리 여고생. 저 여고생.<br>제가 저 학생을 68번 봤거든요?<br>오늘까지 포함하면 69번이에요."<br><br>희한한 말을 그는 심각히 말해왔다. 여고생? 을 69번 봤다고?...<br>여고생, 69, 그 두 단어를 그의 입에서 듣자, 그가 아주 중증인 변태 같다는 느낌이 든<br><br>다.<br><br>"학생이라서 등굣길 아침이면, 저랑 출근길에 자주 마주쳐요.<br>오늘처럼 오후에 마주치는 건 오늘을 포함하면 세 번밖에 되지 않아요..."<br><br>그는 내 눈을 읽으려는 듯 재빠르게 나를 돌아봤다.<br>왼쪽 눈, 오른쪽 눈...<br><br>내 눈이 퀘스천마크를 그리고있었을까?<br><br>시선을 빨리 전환한 그는 조바심을 내며 오른편을 바라보았다.<br>은근 발을 구르려는듯 안절부절한 모습이, 날 긴장하게 한다.<br><br>갑자기 폭발하는 거 아니야?<br>누가 좀...<br>구경만 하지 말고...<br><br>"저기 나무 옆에 서계신 할머니. 보여요?<br>저기... 저, 저... 저 할머니는 오늘로 마흔두 번째 보는 거에요.<br>저쪽 역 너머 길가에서 나물 파는 할머닌데,<br>제가 얼마 전에 역 앞으로 자주 다니면서 꽤 자주 지나쳤어요.<br>어... 어... 그... 스! 앞치마! 요. 야채 팔때는요. 맨날 보라색 앞치마를 두르고 있고요.<br>앞치마에 주머니가 지갑처럼 쓰여요. 왼쪽이 동전, 오른쪽이 지폐. 그렇게요.<br>어... 그리고... 손녀가 가끔씩 들려요. 아직 학생인데, 뭐랄까.<br>할머니 심심할까봐 들렸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해야하나... 뭐라고... 아...<br>저기! 저기! 머리 노란 아가씨. 저분은 두 번째 보는 거에요.<br>한 달, 정확히는 저번 달 17일에 번화가에서 스치고 오늘이 두 번째에요.<br>역 앞 번화가에 새로운 주점이 오픈하는 날이었는데,<br>친구들이랑 옹기종기 들떠있었어요. 주점 오픈도 행사랍시고<br>사람들이 줄을 서면서 입장했었는데, 어... 아...<br>아가씨 옆에 있는 남자, 저 사람은 71번째에요.<br>저 남자는 이 근처에 살아서 자주 보는 편이에요. 알겠어요? 모르겠어요?<br>미안해요. 너무 횡설수설하죠? 다시요... 다시..."<br><br>뭘 알겠어?<br>그런 소릴 듣고 뭘 알겠어?<br>도대체 무슨 소릴하는 지, 내가 그런 소릴 듣고.<br><br>그는 내가 답답하다는 듯,<br>아니면 자기 자신이 답답하다는 듯,<br>말했다.<br><br>"무슨 소리하는 지 모르겠어요?<br>저, 여기 지금 이 자리에서 보이는 사람 중에 처음 보는 사람은... ... 둘 셋... 다섯 명 밖<br><br>에 없어요.<br>누구든 손으로 가리켜봐요. 언제 어디에서 마지막으로 봤었는지 말해드릴게요. 네?"<br><br>... ... ...처음 보는 사람이 다섯 명 밖에 없어?<br><br>"처음 보는 사람이 다섯 명 밖에 없는 줄 어떻게 알아요?"<br><br>내가 물었다.<br><br>그는 실마리를 잡았다는 듯 입꼬리를 셀쭉 올렸다.<br>멀쩡하게 미친사람치곤 굉장히 순수한 웃음이다.<br><br>"다 기억하니까요. 이해가 가요? 다 기억해요. 전부다."<br><br>나는 토스트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를 손으로 가리켰다.<br><br>"그럼 저 아주머닌 몇 번 보는 거에요?"<br>"522번. 오늘 본 것도 포함해서요. 출근하는 날이면 매일 봐요. 출근, 퇴근, 하루에 두 <br><br>번씩 본 것도 전부 포함이에요."<br><br>그냥 아무 숫자나 둘러댄다고 해도, 어차피 나는 알 수 없다.<br>흥미로운 그의 이야기가 어디로 튀고 있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br><br>이제 그냥 좀 놔줄 수 없을까?<br><br>"그쪽을 마지막으로 본 건 7월 13일이에요. 일요일."<br><br>일요일? 나를 일요일날 보기는 힘들었을 텐데?<br><br>"어디서요. 어디서 봤는데요."<br><br>생각할 틈을 주고싶지 않았다.<br>쏜살같이 쏴붙이면 또다시 어버버 말을 더듬다 나가 떨어지겠지.<br><br>"구청 앞에서요."<br>"예?"<br>"구청 앞에서요. 구청 길 건너 커피숍에 앉아있는 거 봤어요. 어떤 여자분이랑 계시는 <br><br>거요."<br><br>일요일날 친구를 만난 것,<br>친구와 쇼핑하다 구청 앞 커피숍에서 시간을 때웠던 것.<br>어떻게 알아? 어떻게 봤어? 어떻게 당신이.<br><br>"어떻게 봤는데요? 어떻게 봤어요."<br><br>미친 새끼다...<br>진짜 미친 새끼다...<br><br>좇아다녔다고 밖엔 설명할 수 없는 거잖아.<br><br>"버스타고 가는 길에 얼핏 봤어요. 22번 버스... 구청 앞으로 다니는 거 아세요?"<br><br>얼핏?<br>거짓말.<br><br>"얼핏 보고 어떻게 기억해요?..."<br>"저는 기억해요..."<br>"그럼 그 전에는요. 그 전엔 언제 봤어요?"<br><br>당신 그냥 스토커 아니야?<br><br>"11일에 봤어요. 금요일날 출근길에...<br>당고개 방면으로 가시죠? 저는 오이도로 가는 길이라...<br>플랫폼 건너로 봤어요. 아침 7시 14분이었고... 또..."<br><br>또?<br><br>"또... 오늘이랑 같은 청바지 입으셨던 거 같네요."<br><br>오늘이랑 같은 청바지? 입었었나?... 기억이 나질 않아.<br>아침 7시 즈음해서 지하철을 타는 건 매번 비슷하고...<br><br>그와 나 사이에 뜨거운지 냉랭한지 알 수 없는 미적지근한 공기가 넘실댔다.<br><br>그의 말에 소용돌이치고 있다는 걸 은근히 알고 있었음에도,<br>나는 잠잠히 입을 닫고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br><br>정말 그날도 이 청바지를 입었던가?<br><br>아니... 입었건 안 입었건 그건 둘 째치고... 나를...<br><br>"아가씨 도와드려요?"<br><br>불쑥, 하고 구조의 손을 내밀어 온 건, 눈매가 날카로운 아주머니였다.<br>말투만은 포근한 듯한 아주머니는 가히 눈매로 내 앞의 남자를 도륙할 작정인 듯 싶었<br><br>다.<br><br>네! 도와주세요! 이 사람 미친 사람이에요! 저 집에 가고 싶어요!<br><br>하소연이 쏫아지려는 순간, 그가 아주머니에게 변명을 늘어놨다.<br><br>"잠깐만요! 잠깐만요. 아... 어... 아... 아, 아가씨가 갑자기 안 보여서,<br>걱정되서, 정말 걱정되서 이런거에요. 불쾌했다면 정말 죄송해요.<br>저! 저, 가라면 갈게요. 저 정말 가라면 그냥 갈게요. 불편하게 안 할게요. 정말요."<br><br>아주머니의 안광에 불길이 번졌다.<br>아주머니의 고함이 거리에 뜨거운 정적을 부른다.<br><br>"가긴 어딜가! 지금 다큰 처녀한테 행패부리고 그냥 내빼겠다고? 이 냥반이 근데!"<br><br>정적의 빈틈을 향해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날아들었다.<br>시선이 모이자 그의 눈동자는 전보다도 더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br><br>"아주머니... 저... 저...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정말... 아... 정말로..."<br><br>"아니긴 뭐가 아니야! 여기 사람들 다봤어! 이 싸람이...<br>어디서 행패야 행패가! 너 같은 놈들 한둘 상대해본 줄 알어?<br>너는! 너는 약도 없어. 아가씨, 경찰불러 경찰! 응? 아가씨... 아이구... 아가씨 괜찮아?"<br><br>아주머니의 팔이 슬금슬금 어깨를 감아왔다.<br>이상하게도 아주머니의 은근한 온기가 기분이 나쁘게만 느껴진다.<br><br>걱정해? 내가 안 보여서 걱정했다고 했어? 당신이 날 왜 걱정해?<br>당신은 매번 이런식으로 며칠 안 보였던 사람들보면 붙들고 걱정해줘?<br><br>...며칠 안 보이는 사람?<br><br>그는 차츰, 그리고 조용히 눈시울을 붉게 물들여갔다.<br>그리곤 이내 포기라도 했다는 듯 눈을 슬머시 감았다.<br><br>그의 표정을...<br>뭐라고 형용해야 할지 애매하다.<br><br>정말로... 날 걱정했어?<br>내가 사라진 걸 어떻게 알았어?<br><br>아주머니의 고함이 톡톡히 효과를 봤다는 듯,<br>어깨가 쩍 벌어진 남자가 둘 성큼성큼 아주머니 뒤로 다가왔다.<br>이런 분위기라면 삼삼오오 계속해서 사람들이 몰려올 기세였다.<br><br>동그랗게 인간 벽 콜로세움이 형성되는 게 눈에 선하다.<br><br>그는 모두 체념한 듯, 그저 자리에 멍청히 서버렸다.<br><br>이상해... <br>모든 게 다 이상해...<br><br>그가 입술을 질끈 씹었다.<br>꼭 이제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만 같은 얼굴이.<br><br>"아가씨 도와드려요?"<br><br>덩치가 남산만한 남자가 다가오며 물었다.<br>어깨와 가슴에 주렁주렁 달린 근육들이 시각적 효과만으로 위협적이었다.<br><br>그는 덩치의 남성들을 슬쩍 올려보곤 조용히 말했다.<br><br>"...잘못했습니다."<br><br>왜 그런 표정으로 말해?<br>왜, 표정이 그렇게 우울해요?<br><br>"뭐?"<br><br>다른 한 덩치가 따지듯 소리쳤다.<br>그는 다른 변명을 하지도, 아까처럼 그저 가겠다고도, 말하지 않고 담담히 다시 말했다<br><br>.<br><br>"...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용서해주세요."<br><br>잠깐만...<br>잠깐만, 잠깐만.<br><br>"저 남자가 이 아가씨를 막 이렇게 막 팔 붙들고 늘어트리고,<br>말두마 총각. 귀에 저거, 뭐시기, 아가씨 이어폰 끼고 있는걸 그냥 막! 쥐어뜯고.<br>도와줘요. 저 개 같은 새끼. 다시는 이런 짓 못하게 해야지....<br>어디를 벌건 대낮에... 어휴! 세상 흉흉해서 원..."<br><br>아주머니가 덩치들에게 신랄한 고자질을 늘어놓는 동안,<br>이상하게도 점점 진로가 잘못 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예감이 들었다.<br><br>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이는 순간,<br>그가 눈을 질끈 감았다. 육중한 덩치의 팔근육이 내 시야에서 잔상처럼 스치며 미세한 <br><br>바람을 일으켰다.<br>그 짧은 순간, 그의 얼굴이 덩치의 손바닥에 의해서 급격히 튕겨나가는 것을 보며,<br><br>이제는 분명 이 것이 잘못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br><br>쩍, 하고 달라붙는 살소리가,<br>그의 뺨이아니라 내 등짝에 내려 쳐진듯 쓰렸다.<br><br>여고생들의 비명이 터진다.<br>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360도 선회를 즐기듯.<br><br>휘청했던 그는 얻어 맞은 뺨이 저린지 금방 왼쪽 눈을 떨었다.<br><br>그리곤 얼마든 더 달게 맞겠다는 듯<br>그는 우직히 자리에 섰다.<br><br>덩치들의 거친 욕설이 거리를 흥분으로 물들여갔다.<br>관중들은 그 모습마저 묵묵히, 그리고 여전히 지켜보고 있었다.<br><br>무의식이었다. 그가 맞는 순간 느낀 정체불명의 죄의식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br><br>다.<br>덩치의 묵직한 한 방이 더 날아가려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를 감쌌다.<br><br>"때리지 마세요!"<br><br>설명하려고 했었어.<br>설명 참 더럽게 못하지만, 뭔가 설명하려고 했어.<br>아줌마가 방해한거야.<br>아줌마가 방해하려고 한 거 아닌데, 방해했어.<br>도저히 거짓말이 아닌 것 같잖아.<br>뭐야. 왜 도망도 안 치고, 왜 병신같이 얻어맞고 서있어.<br><br>엉겁결에 얼싸 안 게 된 그와 나를 바라보는 눈들이 따갑게 느껴졌다.<br>이 상황을 타개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자 머리가 하얗게 새기 시작한다.<br><br>무엇보다도, 시선이 너무 많다.<br><br>아무거든, 뭐든 전져야했다.<br><br>"왜 사람을 때리고 난리에요?!"<br><br>소리를 쳤다.<br><br>덩치와 아주머니의 표정이 삽시간에 텅 비어버리고 말았다.<br>그리고 잠시 아주머니 눌매의 칼날이 나를 향해왔다.<br><br>"아니 이 아가씨가 기껏 도와주려는 사람들한테!"<br>"도와주긴 뭘 도와요! 아줌마 나 알아요?"<br><br>따갑다.<br>양심이 따끔거린다.<br><br>길가 하수구에 머리를 처박고만 싶다. 창피하고 원통하다.<br><br>그러게 왜 다짜고짜 사람은 때리고 그래.<br>말주변이 없어서 그렇지, 호소하고 있었잖아.<br>나는... 나는 그래도 끝까지 말은 들어보려고...<br><br>그러려고...<br><br>아아, 시간을 되돌려서 그냥 가만히 그의 설명을 듣는 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br>그럼 아주머니나 덩치들에게 이렇게 미안하진 않았을 건데...<br><br>아주머니에게 등을 돌리며 그를 돌아보니, 뻘건 왼 뺨에 하얀 손자국이 부풀고 있다.<br>그 것을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도 내 입안에 피의 비린 맛이 도는 것처럼 느껴진다.<br><br>"괜찮아요?"<br><br>물으니 그는 내 눈을 바라보았다.<br>미미하게 떨리는 밑의 입술이, 안 괜찮다고 말하고있다.<br>뺨을 맞은 왼쪽 눈이 빨갛게 충혈되 있었다.<br><br>곧 충혈 된 눈에서 슬쩍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br><br>뺨을 맞은 고통으로 자연히 흐르는 건지,<br>아까부터 참았던 눈물을 이제야 터트리는 지,<br><br>알 수가 없다.<br><br>"미친년. 지도 마음 있었네."<br><br>덩치가 나 들으라고 큰소리로 말했다.<br>그런 거 아니니까... 라는 말이 나오려다 삼켜졌다.<br>삼켜진 말이 가슴에 몽아리졌다. 뜨거운 쇠구슬마냥.<br><br>나 도와주려던 사람들인데...<br>라는 생각이 그나마 나를 달래고있었다.<br><br>그는 덩치들과 아주머니는 보이지도 않는 다는 듯 물었다.<br><br>"다시 설명 들어줄래요? 이번엔 똑바로 설명 할게요. 아니, 아까보단 잘 할게요."<br><br>대답을 하기엔 면목이 없었다.<br>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엔.<br><br><br>줄행랑을 친다는 것이 이런 걸까.<br>불륜 커플이 모텔에서 나오는 길을 촬영 당하는 느낌이 이런 건가...<br><br>정말이지... 얼굴을 들 수가 없다.<br>따지고 보면, 애초에 내 잘못이 있었나?<br><br>덩치들이 그를 때리지만 않았더라도<br>이렇게 미안하진 않았을 거다.<br><br><br>그는 놀랍게도 몇 걸음 가지도 않고 멈춰섰다.<br>자리를 피하려는 생각조차 없는 듯,<br>역 앞에 있는 벤치에 가선 말 없이 앉아버렸다.<br><br>내가 부탁해야하는 상활이 올 줄은 정말이지.<br><br>"더 멀리 가면 안 되요?"<br><br>그는 주변 허공에 눈치를 탐색하듯 눈을 돌리다가 물었다.<br><br>"더 가다보면 인적 드물어서 불안하실가봐..."<br><br>할 말이 없다.<br><br>그저 그가 순수한 의도로 나를 걱정한 다는 걸<br>받아드리는 것 외에는 이제 그를 당할 길이 없는 것 같다.<br><br>두 손 두 발 다 들었다...<br><br>"더 멀리가요. 아까 아주머니도 아직 저기 있고... 제가 창피해서 그래요."<br><br>복잡해진 표정의 그는 입술에 침을 한 번 바르곤,<br><br>"그래요 그럼." 했다.<br><br>그리고 정말 묘하게도,<br>그와 나란히 인도를 걸었다.<br><br>아까 역에서 우리를 본 사람이<br>지금 우리 둘의 모습을 본다면,<br>나를 어떤 여자로 볼지...<br><br>머리가 복잡했다.<br>쓸데없는 생각들로만 가득히.<br><br>지금 이 짧은 시간에 무슨 놈의 봉변중에 웬놈의 봉변을 당한건지.<br><br>한참을 말없이 걷다보니,<br>차동차들 싱싱 달리는 소리가 리듬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br><br>길 한 복판에서 그는 걸음을 멈춰섰다. 그리곤 말했다.<br><br>"어디 앉을 데라도 찾으려고 했는데, 잘 없네요."<br>"앉아서 해야되요?"<br><br>그는 어깨를 꺼트리며 짧은 한숨을 쉬곤 물었다.<br><br>"저 바보같죠?..."<br><br>네... 그리고 살짝 미친 것 같기도 해요, 를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눈알만 굴렸다.<br><br>"제가요... 한 번 얼굴을 본 사람은 잊질 못해요."<br><br>그걸 증명하고 싶었나?<br>그래서 누굴 몇십 번 봤다고 그렇게 허둥지둥...<br><br>"여행... 갔던 거에요?"<br><br>그가 물었다.<br><br>그의 물음에 그와 눈이 마주치자,<br>걱정. 그 두 글자가 머리에 박히는 것 같다.<br><br>"아니요. 출장이요."<br>"아아..."<br><br>침묵이 찾아왔다.<br>어깨가 묵직해질 만큼, 가슴이 답답해질 만큼의 침묵.<br><br>별일이었다.<br>우리 엄마도 안는 걱정을,<br>생판 남에게 받고 앉아서.<br><br>그러고 보면, 나는 이 사람을 오늘 처음 봤을까?<br>자연히 그의 얼굴을 뜯어보게 되었다.<br><br>처음은 아닌 것도 같고.<br><br>그가 물었다.<br><br>"제 말 믿으세요?"<br>"얼굴 못 있는 다는 말씀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br>"...그죠?"<br>"...그렇죠."<br><br>허탈한 웃음을 흘린 그는 생각에 잠기든 하늘을 째려보다가,<br>결심을 굳히기라도 한 듯 말했다.<br><br>"그럼 믿는 건 둘 째치고, 얼굴을 못있는 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진 아시겠죠?"<br>"몇 번 보고, 언제 보고, 그런 걸 다 기억해요? 정말로?"<br><br>그가 작은 끄덕임은 연신해왔다.<br>아까부터 궁금했던 말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br><br>"그럼 그게 사실이라고 치고... 제 걱정은 왜 했어요?"<br>"갑자기 안 보여서요."<br><br>당연하다는 듯 말하니 질문의 의미가 간단히 퇴색되고 말았다.<br><br>"그게 아니라요. 얼굴을 그렇게 다 기억하신다면, 저 말고도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은 <br><br>얼마든 있을 거 아니에요.<br>토스트 가게 아줌마가 안 보였던 다음 날 찾아가선, 어제 왜 안 보였어요? 안부 물으세<br><br>요? 그 할머니나, 횡단보도 아저씨나,<br>그 여고생... 다른 사람들한테 그렇게 일일이 그러진 않을 거 아니에요? 이사를 갔는지<br><br>, 죽었는지, 뭐 어쨌는지 모르잖아요?"<br><br>그는 끄덕임과 동시에 "그렇죠." 담담히 대답했다.<br><br>"그럼 왜 내 걱정은 왜 하세요?"<br><br>그가 바로 앞에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br>시선이 저 멀리 도망친 것 처럼 느껴진다.<br><br>눈 안에 가득한 것이, 아직도 잔여물이 남은 걱정인지, 전혀 다른 근심인지 모르겠다.<br>그가 멀어진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br><br>"제가 사람 얼굴마다 기억하다는 말... 그런 거 보다 훨씬 황당할 수 있는데...<br>저는 그... 쪽? 분이 걱정 되니까, 그저 말씀이라도 전할게요. 좀 길지도 몰라요."<br><br>해가 기울고 있었다.<br>어둑해진 초밤에 조명불들이 부산해 보였다.<br><br>그는 침을 한 범 크게 삼키고 이야기했다.<br><br>"갑자기 사라졌던 분들이 몇 분 있으세요. 정확히는 네 분이신데...<br>그냥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기엔 분명 이상한 점이 있었거든요.<br>그쪽 말씀대로, 모르는 일이지만요. 이사를 갔는지,<br>정말 사고로 죽었는지 병원에 입원을 했는지,<br>또... 출장을 떠났는지. 모를 일이지만, 이상했어요."<br><br>"뭐가요?"<br><br>"제가 사람을 본 횟수를 기억하잖아요?"<br><br>"네."<br><br>"누군가를 본 횟수가, 다른 누군가와 똑같이 올라간다고 하면... 말이 어려울까요?"<br><br>"..."<br><br>"쉽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A라는 사람을 오늘 두 번 봤다면, B라는 사람도 오늘 꼭, <br><br>두 번을 보는 거에요."<br><br>좋지 않은 예감이 들기 시작한다.<br>내 이야기를 설명하기에 앞서 이런 말을 한다는 건...<br><br>남자는 계속해서 이야기 해나갔다.<br><br>"A와 B가 친구사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을 수 있죠. 등교를 같이하는 사이라던가,<br>직장 동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침마다 행선지랑 시간이 매번 같은 사람이 있을 수도 <br><br>있고. 그런데요."<br><br>그런데요...<br><br>잘 모르겠으면서도 그가 날 걱정하는<br>이유가 뭔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br><br>쉽게 말해서...<br>그냥 정말 쉽게 말하자면...<br><br>"그렇게 꼭 붙어다니는 것처럼 그렇게 횟수가 올라가는 일은 정말이지... 없거든요... <br><br>제 경험에 한해서는요. 그러니까..."<br><br>"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누가 나 좇아다니고 있다는 거 아니에요?"<br><br>내가 그의 말을 가로 막고나니,<br>그는 이상하게도, 안도하듯 웃어버렸다.<br><br>그리곤 "네 맞아요." 했다.<br><br>"솔직히 못 믿겠어요."<br><br>내가 말했다.<br><br>그는 그럴 수 있다는 듯 고갤 끄덕이며 말했다.<br><br>"네 분이 모두 여자였어요. 가장 처음에 이런 현상을 목격했을 땐,<br>그저 신기하다. 그렇게만 여겼었죠. 무슨 운명이란 게 정말 있는 건가? 하는 그런 느낌<br><br>으로.<br>그리고 첫 번째 그 여성분이 사라졌을 땐, 위화감 같은 건 없었어요.<br>누가 언제부터 안 보인다고 그걸 알아 차릴 순 없는 거니까요.<br>수 많은 얼굴을 매일 떠올리거나 그러진 않거든요. 그냥 눈 앞에 보이면 봤던 얼굴을 <br><br>기억하는 것 뿐이라...<br>두 번째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서야, 그제서야 뭔가 좀 이상하다 싶었어요.<br>반복적으로..."<br><br>그리고 지금...<br>그게 내 상황이라고?<br><br>그렇다고 말하는 건가?<br><br>그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가려 했지만,<br>당장 결론부터 듣고 싶었다.<br><br>이미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면서도,<br>혹시나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br><br>"사라졌다는 게... 살해당했을 거란 이야기죠?<br>그런거에요? 그래서 나 걱정했어요? 그 사람 어디에 있어요?<br>오늘 나 봤으니까, 그 사람도 봤을 거 아니에요. 그죠?<br>나 지금 위험해요? 나... 나... 그... 도망가야되요? 경찰에 신고할까요?"<br><br>내가 이성의 끊이 느슨해지자,<br>그도 덩달아 눈동자를 흐렸다.<br>그는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br><br>"아... 허... 그... 이번이 처음이에요."<br><br>"예?"<br><br>"제 말을 믿어 준 사람이 그쪽이 처음이에요."<br><br>"그럼..."<br><br>"세 번째로 이런 일이 있었을 땐, 정말 그냥 무시만 당했어요.<br>어디서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고,<br>제 이상한 강박증을 어떻게 설명할지도 모르겠고...<br>네 번째 여자분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셔서...<br>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br>누구라도 불러야한다고 설명도 해봤는데,<br>제 말씀이... 그저 미친 소리만 같았나봐요. 제가 잘 설명했더라면, 어쩌면 다시 볼 수 <br><br>있었을 지도 모르는데...<br>그래서...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이 상황을 즉시하고 계신 건 그쪽이 처음인 <br><br>거에요..."<br><br>누구라도...<br>불러야...<br><br>부산에 살고 있는 엄마를 부를까?<br>이 시간에?<br>불렀다고, 그래서 왔다고, 하면 시간이...<br><br>직장 사람?<br>아니...<br>날 도와줄 직장 동료가 있나?<br><br>평소에 은근히 성희롱을 해대는 최 대리의 얼굴이 스쳤지만,<br>나도 모르게 고개를 털어내며 최 대리를 목록에서 지워버렸다.<br><br>나머지는 다들 여자이고...<br><br>아는 남자가...<br>이 타지에서 아는 남자가...<br><br>그가 말했다.<br><br>"남자 친구라도 부르세요."<br><br>없다.<br>이렇게...<br>이런 식으로...<br><br>"경찰한테 신고해야겠어요. 그럼 도와주겠죠? 그죠?"<br><br>그는 얼굴이 어둡게 가라 앉히며 말했다.<br><br>"모르겠어요... 사실 네 번째, 이 일이 있을 때, 제가 신고를 했었어요.<br>여자분이 곧 죽을지도 모르는데, 누군지 모르는 남자가 여자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br><br>또..."<br><br>"또 뭐요?"<br><br>"그 사람이 이 여성을 좇아다니는 모습을 43번 봤다고..."<br><br>43...44.<br><br>"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어요. 완전히 처음인 거에요. 만약 제 말씀을 믿고 계시다면,<br>만약 제가 사람들의 얼굴을 모두 기억한다는 그런 사실까지 믿으신다면,<br>그쪽이 제일 처음으로 제 말을 믿어주는 거에요. 제 인생을 통틀어서."<br><br>"44번... 만나면요?"<br><br>그는 고갤 흔들었다.<br><br>"43번 만나는 모습이 항상 마지막이었어요."<br><br>그의 말이 사형선고처럼 들렸다.<br>입이 떨어지지 않는 질문이 머릴 내려 치는 것 같았다.<br><br>마치 내 스스로 나의 사형을 집행해야 하는 것처럼.<br><br>... 그럼...<br>... 그럼 나는 지금...<br><br>"몇 번이에요?"<br><br>"..."<br><br>"나는 그 사람이랑 몇 번 마주친거에요?"<br><br>그는 다른 말로 대답을 미뤘다.<br><br>"누구라도... 지금 부르면 안 되요? 일단 경찰이라도. 아무라도."<br><br>"지금이 43번 째죠? 그죠?"<br><br>그가 가만히 눈을 떨궜다.<br><br>셀 수 없이 많은 얼굴들이 머리를 스쳐갔다.<br>정확히 43번만 스친 사람.<br><br>미치광이.<br><br>"부모님에게라도..."<br><br>"없어요."<br><br>"네?"<br><br>"올 수 있는 사람이 없다구요..."<br><br>친구를 부를 순 없었다.<br>여자끼리만 있는 다는 것이,<br>오히려 나로인해 친구까지 해가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br><br>그가 내 팔을 잡고 이끌었다.<br><br>"우리 다시 역 앞에 번화가로 가요."<br><br>머리가 멍해진다.<br>피가 안 도는 느낌이다.<br>시야게 검게 멀어지는 듯 하다.<br><br>"사람 많은 곳으로 가면, 그래도 어떻게 하진 못하게죠."<br><br>그의 손에 이끌려 역으로 몇 걸을 되돌아 가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br>그에게 물었다.<br><br>"새벽에는 아무리 거기라도 사람 없잖아요."<br><br>"... 저라도 있잖아요."<br><br>"그럼 그쪽은 저랑 계속 있을 거에요? 나 죽나 안 죽나 지키면서?"<br><br>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몸을 떨고 있었을까.<br>나로 인해 그의 손까지 떨리고 있다.<br>그의 모습이 눈물에 가려 흐릿해진다.<br><br>내가 "저기요..." 묻자 그는 "괜찮아요." 하고 날 안심시켰다.<br><br>다시 "저기요..." 물었다.<br><br>"네."<br><br>"성함이 어떻게 되세요?"<br><br>"현수요... 송 현수."<br><br>"죄송한데요..."<br><br>목이 메여와 말이 이어지질 않는다.<br>지푸라기에 손을 뻗치는 심경이란 게 이런 건가...<br><br>그가 "뭐가 죄송해요." 했다.<br><br>"죄송한데 현수 씨가... 현수 씨가, 나 오늘만 지켜주면 안 되요?... 죄송해요... 제가..."<br><br>타지에서 올라와서, 라는 말이 나오려던 순간 눈물이 주체되질 않았다.<br>아는 사람이 없어요. 여자 몇 명 밖에 없어요.<br><br>나 좀 살려주면 안 되요?<br>나 살리려고 이렇게 고생했으니까...<br>그래서 하긴 죄송한데요.<br>그리도 나,<br>오늘만 나 살려주면 안 되요?<br><br>죄송해요.<br>아까 막 말 무시하려고 해서,<br>내가, 나 때문에 그 아저씨한테 뺨 맞은 거랑,<br>아줌마한테 험한소리 듣게한거랑...<br>막... 너무 미안해요.<br><br>미안해요.<br><br>어느 것 하나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울음 속에 묻혀버리는 말들이었다.<br>다리에 힘이 풀려 몸이 주저 앉자, 현수 씨가 같이 몸을 낮춰왔다.<br><br>어쩔 줄 몰라하는 그는 나를 부축하지도,<br>그렇다고 그냥 내동댕이 치지도 못하며,<br>갈피를 잡지 못했다.<br><br>그리고 한동안<br>환각제라도 삼킨 것처럼<br>그에게 반 의지하며 걸어야 했다.<br><br>이제는 완연히 깊어진 어둠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br>이제 곧 니가 죽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br><br>그와 역을 향해 걸으며, 그는 오늘 내게 용기내 다가오기까지를 두런두런 늘어놓았다.<br>세 번째 여자가 사라지고 느꼈던 죄의식과 네 번째 여자가 사라지고 절망하던 나날,<br>내가 이미 다섯 번째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밤들.<br>오늘 내가 나타나기 전까지 벌써 몇 번의 기회를 날려버렸던 미안함.<br>스스로가 남을 지키지 못핬다는 생각에 잠못들었던 나날.<br><br>그의 이야기를 듣고나니,<br>지하철 역 앞에서 그를 마주쳤던 그 순간이 새롭게 느껴졌다.<br><br>저.이.상.한.사.람.아.니.구.요.<br><br>그렇게 말하지 않고,<br>다짜고짜 내가 죽는다고 했다면,<br>나는 이 남자를 믿었을까?<br><br>만일 그렇게 말했다면,<br>나는 현수 씨를 무시하고 돌아서곤,<br>오늘 밤,<br><br>죽었을까?<br><br>역 앞 벤치에 다시 자릴 잡고선,<br>옛 일들이 두서 없이 떠올랐다.<br><br>유치원 때, 떡볶이 간식을 기다리던 별 시덥잖은 기억이나,<br>고등학교 첫 사랑 선생님 얼굴이나,<br>냉장고에서 몰래 소주를 꺼내 먹어봤던 일,<br>엄마, 아빠, 친구들...<br><br>역주변이 한적해지자,<br>이 넓은 공간 어디에서고 누군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br><br>밤이 깊어갈 수록 시야는 조금씩 좁아져만 갔다.<br><br>"현수 씨..."<br><br>"네..."<br><br>"저는 시은이라고 해요... 이 시은. 혹시 언젠가 안 보이기 시작하면... 그러면..."<br><br>"오늘 밤만 지나면, 부모님계신 부산으로 가요. 제가 기차까지 바래다 드릴게요."<br><br>"..."<br><br>"..."<br><br>"이제 나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br><br>"아침 일찍이면 기차가..."<br><br>"아니요... 제 방이요..."<br><br>"..."<br><br>역 앞에서 밤을 센다는 것이,<br>정답이라곤 느껴지질 않았다.<br><br>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br>계속해서 나를 감시하고 있는 것만 같다.<br><br>저기 저 나무 뒤에서.<br>건물에 숨어.<br>어두운 그림자에 숨어.<br><br>"현수 씨, 나 집에 대려다 주면 안되요? 나머진 제가 알아서 할게요..."<br><br>시간이 10시를 넘기고 있었다.<br><br>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그는 인기척이 느껴질 때마다 뒤를 돌아보았다.<br>어쩌면 나만큼이나 겁에 질린 것만 같다.<br><br>길을 걷는 동안 옆으로 지나가는 모든 빌딩 문들과 골목들이 두려움의 대상이 될 줄은 <br><br>몰랐다.<br>그냥 아무 것도 없는 텅빈 공간이, 이렇게 존재감을 갖을 수도 있구나... 싶다.<br><br>우리 집에서 5시까지만 있어줘요.<br>집에 다다르며 수차례나 그 말이 하고 싶었다.<br><br>5시. 지하철 첫 차 다니기 시작하면, 길을 나서서<br>그대로 수원이나 서울역으로 벗어나서...<br>그때부턴 괜찮을 것 같았다.<br><br>나랑 5시까지만 있으면 안 되요?<br><br>그 말이, 얼마나 민폐일까.<br>지금도 두려움에 뒤를 돌아보는 그에게...<br><br>그는 나 원룸에 이르러 내 방 문 앞까지도 주변을 경계했다.<br>센서 등이 켜질 때마다 나도 심장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br><br>등 밑에 어디선가 봤던, 하지만 누군지 모르는 얼굴이 서있다면,<br><br>그게, 마지막.<br><br>그런 생각을 하자니, 계단을 오르는 것이<br>사형대에 오르는 기분과 다를바 없었다.<br><br>"제가 문 열어드릴게요."<br><br>나를 복도 한편으로 밀며 그가 말했다.<br>그에게 키를 건네는 것이 죽음의 바통을 넘기는 것 같다는 깨름칙함이 든다.<br>문을 열었을 때 누군가가 있다면, 그를 첫 대면 하는 건 결국 문을 연 사람...<br><br>그는 키를 문에 걸기 전에 성큼 내 뺨까지 얼굴을 가져왔다.<br><br>그리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뛰어요." 했다.<br><br>작은 원룸이었다. 문을 열면 바로 센서등에 안이 훤히 다 비출터였다.<br>그를 의지하며 그의 등에 바짝 선 채 열리는 문 틈을 지켜보았다.<br><br>센서등이 방을 비춘다.<br><br>현관 앞의 냉장고,<br>그 앞에 있는 미니 테이블,<br>그 뒤로 서랍장,<br>컴퓨터...<br><br>그가 현관 옆의 벽을 더듬어 방의 불을 켰다.<br>아무도, 없다. 그는 잠겨있는 화장실문과 자신을 번갈아 가리키며 <br><br>"여기있어요." 속삭였다.<br><br>그는 신발을 신은 채 조심조심 화장실로 향했다.<br>장판을 비비는 신발소리가 칠판을 긁는 소리처럼 소름이 돋는다.<br><br>그리고 그가 문을 연 순간<br>밖의 계단에서 사람이 뛰어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br>그는 화장실의 문 안을 확인할 틈도 없이 내게로 달려와 현관을 닫아버렸다.<br>잔뜩 힘이 들어간 손이 현관의 자물쇠들을 재빨리 잠궜다.<br><br>발소리는 곧 내 방 앞을 지나가더니<br>문을 두드리며 누구야, 불렀다.<br>이내 현관이 열리는 소리가 한 번, 거칠게 닫히는 소리가 한 번.<br><br>그리고 정적이 찾아왔다.<br><br>나는 화장실의 텅빈 풍경을 보며 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br>그 또한 화장실을 천천히 돌아보곤 나를 따라 현관에 주저 앉았다.<br><br>그가 안도의 웃음을 한 차례 뱉었다.<br>그를 따라 나도 웃음이 나왔다.<br>또 눈물이 터졌다.<br>그를 얼싸안고 한참 눈물을 쏫아냈다.<br><br>시간이 흐르고 있었다.<br><br>불안을 지워버리고 싶어서였는지,<br>아니면 불안을 지우는데 효과가 있어선지,<br>그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눴다.<br><br>신기할만큼 우리는 가깝게 살고 있으면서도,<br>또 여러번 마주친 사이임에도,<br>오늘에서야 대화를 하고 있었다.<br><br>그런 게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신기한 감각이다.<br><br>그가 물었다.<br><br>"몇 시나 됐어요?"<br><br>"열... 한시 오십 팔분... 다섯 시간만 더 버티면 되네요. 왜요?"<br><br>"생각해보니까, 오늘은 시간이 빨리 간 것 같아서요. 시진 씬 안 그래요?"<br><br>나도 마찬가지였다.<br>진이 다 빠질만큼, 정신이 바짝 긴장 된 하루였다.<br>그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 내리며<br><br>"잠 올려고하네요. 세수라도 안 하면 못 버티겠어요... 수건... 좀, 빌릴 수 있어요?" 했<br><br>다.<br><br>서랍장에서 새 수선을 꺼내 건네자,<br>그가 수건을 받으며 멈춰섰다.<br>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br><br>"왜요?" 묻자, 그 또한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br><br>"그렇게 많이 마주치면서도,<br>언젠가 시진 씨 방에서, 뭐랄까...<br>이렇게 시진 씨 한테 수건을 건네 받고...<br>이런 건 상상을 못해봤거든요...<br>새로운 느낌인 것 같아서요. 아실지 모르겠어요.<br>저는 시진 씨 볼 때마다 항상 몇 번을 봤고,<br>언제 봤고, 하는 거 다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뭔가... 하하... 이상하네요."<br><br>그의 말에 대답을 하려는 데,<br>그가 급히 화장실로 들어가고 곧 세면기에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br><br>조용해진 방에서 물끄러미 화장실을 문을 지켜보았다.<br>현관문은 괜히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br>창문 너머로 가로등 불빛이 십자가를 그리고 있다.<br><br>계속 화장실 문을 바라보다가,<br>그에게 물어 볼 말이 떠올라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br><br>그는 수건에 얼굴을 닦아내며 나왔다.<br>수건에 얼굴을 부비는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장난기서린 개구장이 같다.<br><br>그가 나를 보고 웃으며 묻는다.<br><br>"몇 시나 됐어요?"<br><br>금방 물어 놓고선...<br><br>"열... 두시 조금 넘었어요... 현수 씨 근데요."<br><br>"네."<br><br>그가 계속해서 웃어주니, 내 입에도 미소가 가시질 않는다.<br>부산에 내려가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br><br>"근데요... 현수 씨, 우리는 몇 번 마주친거에요?"<br><br>그는 수건을 땅바닥에 툭 던져놓곤 대답했다.<br>포근한 웃음이 끝없이 날 안심케 한다.<br><br>"오늘까지? 44번."<br><br><br><br><br><br><br><br><br>-끝-<br><br><br><br><br><br></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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