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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909
    작성자 : 야설왕짐보
    추천 : 13
    조회수 : 1318
    IP : 37.139.***.93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6/07/01 09:09:15
    http://todayhumor.com/?panic_88909 모바일
    [장편/19금] 봉신당 : 참회의 서 #6. 적응-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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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등장인물_최종_다음.jpg


    ·장편 분량의 코믹/공포/스릴러 소설입니다. 챕터 #1 부터 보셔요. (순서대로 보시면 됩니다.) 

    봉신당 : 참회의 서 #1. 귀곡성-1 : http://todayhumor.com/?panic_88655

    봉신당 : 참회의 서 #1. 귀곡성-2 : http://todayhumor.com/?panic_88656

    봉신당 : 참회의 서 #2. 숙 명-1 : http://todayhumor.com/?panic_88663

    봉신당 : 참회의 서 #2. 숙 명-2 : http://todayhumor.com/?panic_88664

    봉신당 : 참회의 서 #3. 대 결-1 : http://todayhumor.com/?panic_88677

    봉신당 : 참회의 서 #3. 대 결-2 : http://todayhumor.com/?panic_88678

    봉신당 : 참회의 서 #3. 대 결-3 : http://todayhumor.com/?panic_88682 

    봉신당 : 참회의 서 #4. 대 면-1 : http://todayhumor.com/?panic_88700

    봉신당 : 참회의 서 #4. 대 면-2 : http://todayhumor.com/?panic_88701

    봉신당 : 참회의 서 #5. 악몽의 밤-1 : http://todayhumor.com/?panic_88717

    봉신당 : 참회의 서 #5. 악몽의 밤-2 : http://todayhumor.com/?panic_88739

    봉신당 : 참회의 서 #5. 악몽의 밤-3 : http://todayhumor.com/?panic_88745

    봉신당 : 참회의 서 #5. 악몽의 밤-4 : http://todayhumor.com/?panic_88801

    봉신당 : 참회의 서 #5. 악몽의 밤-5 : http://todayhumor.com/?panic_88803

    봉신당 : 참회의 서 #6. 적응-1 : http://todayhumor.com/?panic_88834

    봉신당 : 참회의 서 #6. 적응-2~3 : http://todayhumor.com/?panic_88837

    봉신당 : 참회의 서 #6. 적응-4 : http://todayhumor.com/?panic_88857

    봉신당 : 참회의 서 #6. 적응-5 : http://todayhumor.com/?panic_88882



    ******* 

     

    총을 든 네 명의 병사, 권총을 허리춤에 찬 간부 하나, 그 사이에 세 명의 남녀가 불안한 표정으로 서 있다. 청연과 설 휘, 설 은 남매였다. 히라타가 조심히 헛기침을 하자, 커다란 목재 탁자 뒤에 거만하게 앉아 있던 사내 하나가 천천히 일어섰다. 군복에 박혀 있는 계급장이 눈에 띄었다. 노란 바탕에 붉은 줄이 셋, 별도 셋, 753부대의 총 책임자인 스기야마 하지메 대좌(대령)였다. 그는 제 앞에 불려나온 세 명의 남녀를 근엄한 표정으로 훑어 제 위세를 확인 시킨 후 입술을 달싹였다. 의례히 건네지는 인사치례와 당부사항 따위를 늘어놓을 생각인 듯 했다. 하지만 먼저 입을 연 것은 다른 사람이었다. 비교적 낯익은 얼굴을 확인한 전문 오지랖퍼, 반가운 표정으로 바짝 다가선 그의 주접은 시도 때도,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아이고! 이제 잘 걸어 다니시네요? 휠체어도 없고!”

    나를 아는가?”

    스기야마상 아닙니까?”

    아니 알려주지 않았는데 내 이름을 어떻게... 또 내가 다리를 다쳤던 사실은 어떻게!”

     

    스기야마의 얼굴에 일순 놀라움이 번졌다. 기실 청연은 눈앞의 스기야마 하지메를 자신이 있었던 현재의 아들 스기야마 토오루로 착각, 허튼 소리를 내뱉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로 스기야마 하지메 역시 과거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다쳐 수개월 간 고생한 이력이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 그 기이한 우연이 마치 남다른 능력인양 청연을 포장했다.

     

    내가 다리를 다쳤던 사실을 아는 자는 극히 드문데... 게다가 내 이름까지? 대단한 신통력이군! 가토가 간곡히 부탁해 반도에서 이 먼 만주까지 데려 올만 하군! 하하핫!”

     

    통상 사람들이 청연을 첫 대면부터 마음에 들어 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나, 무엇이 그리 만족스러운지 스기야마는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그의 괴팍한 성격을 잘 알고 있던 히라타가 마지못해 따라 웃고, 곁에 선 병사들은 물론 영문을 모르는 청연도 따라 웃었다. 어색한 화기애애함이 감돌았다. 하지만 곧 웃음을 멈춘 스기야마는 다시금 특유의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혹시 모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질문을 던졌다.

     

    참 신기하군. 하지만! 다리를 다쳤던 일이야 그렇다 쳐도, 내 이름 정돈 어디서 들었을 수도 있어! 난 얄팍한 수작 따윈 대번에 알아채는 사람이거든, 쉽게 속는 얼간이가 아니란 말이지! 자네 혹시 내 나이도 맞출 수 있겠나? 흐흐흐

    나이요?”

     

    갑작스런 질문에 청연이 반문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스기야마가 히라타에게 물었다.

     

    당황하네? 하하하 이봐! 히라타! 자네 내 나이 알고 있나?”

    글쎄요. 대충은 짐작하고 있습니다만, 대좌님에 대한 신상기록은 본토에나 있고, 정확한 연세는 저희 모두 알지 못 합니다. 이야기하신 적도 없구요.”

    그렇지! 그래! 다리는 누구나 한 번쯤 다칠 수 있어! 꽤 지난 일이고, 얻어 걸렸을 가능성이 커! 하지만 내 나이는... 과연 그게 가능할까? 그것도 맞춘다면 내 자네를 인정하지!”

     

    스기야마의 눈빛이 빛났다. ‘맞춘다면 인정그 말은 반대로 맞추지 못한다면 필요 없다.’라는 뜻과 일맥상통했다. 청연의 등 뒤에 선 설 휘와 설 은 남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점을 친다하나 사주에 의한 것을 풀이할 뿐이고, 봉신당의 가진 재주는 점과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는 켜켜이 쌓인 업을 풀고 덕으로 감싸는 것에 특화되어 있었다. 원귀는 달랠망정 나이를 알 재주는 없는 것이다.

    그 순간, 스기야마가 태연하게 제 품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 어서! 후방이라고들 하지만 여기도 전쟁터야. 전쟁터엔 앞 뒤 구분이 없지! 지휘관을 농락하는 사기꾼에겐 총알이 약이고 말이야! 흐흐흐

     

    갑자기 닥쳐온 시련에 아찔함을 느낀 듯 청연이 비틀댄다. ‘왜 이 군인 아저씨가 나에게 나이를 맞춰보라 하는지’, 그리고 총은 대체 왜 꺼낸 건지그의 머리론 당체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난 경험과 상식에 비추어 풀이하니 나이를 맞춰라.’ ‘못 맞추면 총을 쏜다.’ ‘맞으면 죽는다.’ 딱 세 문장이 결론처럼 튀어 나왔다. 간단하지만 명확한 상황 파악이었다. 순간, 청연이 고개를 돌리며 보따리를 손에 든 설 은을 바라봤다. 위급한 상황을 헤쳐나갈 어떤 묘수를 떠올린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 산이! 산이 한테 물어보자. 거기 아가씨! 거울 좀 줘봐!”

    ? 거울이요?”

    그 신경인지 나부랭인지! 한번 줘 보라고!”

    ... 드리긴 하겠지만... 대체 왜?”

    아이! 진짜! 더럽게 따지네! 일단 줘봐!”

     

    설 은의 품에서 빼앗듯 신경을 잡아채는 청연, 곁에 선 오빠 설 휘의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다급해진 그의 눈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듯 했다. 신경을 집어 들자마자 자신이 가진 유일한 재주를 부리기 시작하는 청연, 거친 호흡이 만들어낸 경박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후하아아! 후우우하아아! 후하아아! 후우우하아아!”

    뭐 하는 거지?”

    아마도 점을 치기 위한 의식인 모양입니다. 자신이 모시는 신을 부르는 게 아닐ᄁᆞ요?

     

    청연의 돌발행동이 의아한지 스기야마가 물었고, 히라타가 재빨리 대답했다. 크게 틀린 부분은 없었다. 다만 부르려는 것은 신()이 아닌 산(:설 산)이었고, 검색을 하든 뭘 하든 청연은 설 산이 그 답을 알려줄 거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찌할까? 발하지 않고 진동하지 않는 신경을 상대로 호흡을 내쉬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했다. 신경은 반응하지 않고 거친 숨소리만이 거듭 뿜어져 나왔다.

     

    후하아아! 후우우하아아! 후하아아! 후우우하아아! ... 이게 왜 안 되지? 산아! 산아!”

    역시... 못 하는 건가?”

    ! 아닙니다. 제가 기필코 후하아아! 후우우하아아! 후하아아! 후우우하아아! 아 짜증나! 왜 안 받는데!”

     

    청연이 반응 없는 신경을 바라보며 기어코 짜증 섞인 한숨을 토해내자, 내내 지켜보던 스기야마가 제 손의 권총을 치켜들며 경고하듯 말했다.

     

    지금 나를 실망시키는 건가?”

    아니요! 아니요! 맞춥니다. 맞춰!”

     

    급히 손사래를 치며 신경을 향해 눈을 흘겨보지만, 신경은 청연의 애달픈 마음을 모르는 지 도통 움직일 생각을 않고, 여태껏 왜 달려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청연의 두뇌가 말도 안될 만큼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공부, 정상적인 사고, 그것과는 상당한 괴리감을 가진 기이한 형태의 두뇌구조였으나, 딱 한 가지, 그것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월등한 능력을 가진 청연이었다.

    바로 꼼수얄팍한 장난질, 위기가 사람을 한 단계 성장시킨다더니 지금의 청연에겐 그 말이 딱 맞았다.

     

    저어기... 저기 말입니다.”

    뭔가? 맞출 수 있나 없나?”

    ! 맞춰야죠! 맞춰야죠! 다만 저기... 그러니까... 너무 쉽게 맞추면 재미가 없지 않습니까? 간단한 놀이를 통해 제가 신기한 걸 보여드릴까 하는데...”

    놀이? 호오... 그거 흥미롭구만 어디 한번 해보게나!”

     

    그것이 청연의 얄팍한 꼬임인 줄은 꿈에도 몰랐을 스기야마가 승낙하자, 모두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청연을 향했다. 세상사에 무관심한 얼굴을 한 히라타조차 그 순간엔 눈빛이 반짝거렸다. ‘대체 어떤 신통력을 보여줄까?’ ‘무속인이 말하는 간단한 놀이란 무얼까?’ 소총을 든 병사들조차 마른침을 삼키며 청연을 주목했다.

     

    ! 저도 이게 제 인생에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만! 혹 가능하시다면, 펜과 종이를 꺼내 주십시오!”

    그 정도야!”

    나이만 맞추면 너무 시시하니까! 저는 태어난 달과 날짜까지 맞춰보겠습니다.”

    아니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단 말인가? 정말 놀랍군!”

    물론입니다. 세상에 안되는 게 어딨겠습니까? 일단 살고 봐야죠.”

     

    청연의 호언장담에 하나같이 놀란 표정들이다. 내내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던 설 휘조차도 태어난 달과 날짜까지 맞춰보겠다는 청연의 말에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본다.

     

    일단! 태어난 달과 날짜를 네 자리 숫자로 종이에 써주십시오!”

    네 자리로? 이렇게 쓰면 되나?”

    아직 알려주지 마십시오. 그게 이 신묘한 기술의 묘미입니다. 자 되셨으면 방금 계산하신 것에 2를 곱해주십시오. 물론 말씀하지 마시구요.”

    오오!”

    다하셨으면 지금 나온 답에 5를 더한 후 다시 50을 곱해 주십시오.”

    했네!”

    계산이 빠르시군요! 그럼 이번엔 그 답에 나이를 더한 후, 365를 빼주시겠습니까?”

    다 했네!”

    얼마입니까?”

    이만일천오백삼십삼(21533)이네!”

     

    비로소 미소 짓는 청연, 재빨리 암산으로 수를 더하며 중얼 거린다.

     

    ‘21533115를 더하면... ...’

     

    자네 지금 뭐라고 했나?”

    ! 아닙니다. 제가 불안증이 좀 있어서 중얼 거리는 걸 좋아합니다. ... 그래! 더하니까! 딱 나왔네요! 당신의 생일은 216! 나이는 마흔 여덟! 어떻습니까!”

     

    청연이 당당한 모습으로 외치자, 좌중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향했다. 조용히 침묵하는 스기야마, 그가 손에 든 권총을 청연을 향해 빠짝 들이민다. 굳게 다문 입술 위엔 진득한 살기가 묻어났다.

     

    으힉! ... 틀렸나요? 암산을 잘 못했나? 으히익... 엄마아아!”

     

    청연이 과도한 오버액션까지 선보이며 뒤로 벌렁 나자빠지자, 지켜보던 히라타도 심각한 표정으로 권총을 뽑아 들었다.

     

    칙쇼! 이 사기꾼 자식! 대좌님께 누가 될까 모르는 척 했지만 사실 난 대좌님의 육사 졸업 기수를 알고 있었다. 생일은 몰라도 그건 확실해! 대좌님의 연세는 마흔 아홉이 맞아! 비슷하긴 했다만! 하나가 틀렸다! 일전에 부대를 방문하신 무라이 대좌와도 동년배로 격 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 마흔 여덟? 그럼 우리 스기야마 대좌께서 무라이 대좌의 동생뻘이라도 된단 말이냐? ! 이래선 무속인인지 뭔지 하는 것들은 신용 할 수가 없다니까!”

    흐익! 아닌데... .. 맞을 건데... 216일 생, 마흔 여덜... 다시 해봐도 맞는데...21648”

     

    당황하여 변명하는 청연을 향해 히라타가 총알을 장전했다. 스기야마의 말 한마디면 즉시 방아쇠를 당길 기세였다. 하지만 그 순간 살기를 뿜어내던 스기야마가 맥없이 의자위로 무너져 앉으며 나직한 탄식을 쏟아냈다.

     

    무섭군... 무서워...”

    대좌님! 무슨 말씀이신지...”

    긴 시간 숨겨왔다고 믿어왔던 내 비밀을 알아차리다니... 봉신당이라 했던가? 대단하군! 그래! 나는 생일이 빨랐지... 그래서 남들보다 학교를 1년 일찍 입학했어, 오랜 절친인 무라이조차 몰랐던 비밀을, 네가 알아내다니. 맞다 히라타! 난 마흔여덟이다.

     

    스기야마 하지메, 그의 나이 어언 마흔여덟, 지나치게 늦은 커밍아웃이었다. 스기야마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백하자, 히라타와 병사들 역시 경악스러운 눈빛으로 청연을 바라본다. 존경과 감탄이 뒤섞인 묘한 표정이었다. 이는 설 은은 물론 설 휘마저도 예외는 아니라 남매의 얼굴에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 믿을 수 없는 쾌거의 주인공이 놀란 가슴을 달래며 다시금 주절댔다.

     

    ~ 빠른이셨구나! 빠른! 어휴 놀래라! 그럼 그렇지... 이게 틀릴 수가 없어요!”

    미안하다. 내가 오해를 했군... 너의 신통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 사실은 비밀로 해주게. 이 봐 히라타!”

    하이!”

    그건 너희들 모두에게도 해당된다. 방금 들은 사실은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해라! 이건 내 위신이 걸린 문제다. 얼간이 무라이가 알아 버리기라도 하면, 형이라 부르라며 놀려대겠지! 이 나이에 위계질서가 꼬여서야... ... 절대 안 될 일이지! 알겠나?”

    ... 하이!”

     

    수학 공식을 이용한 나이와 생일 맞추는 법은, 이제는 널리 보편화 되어 초등학생들조차 시시해 할 얄팍한 꼼수였으나, 시대와 배경이 다른 그들에겐 일종의 혁명이자 놀라운 신통력처럼 보이는 듯 했다. 비록 청연이 이 긴 내용을 기억하는 이유가 여자들에게 환심을 사거나 수작을 걸기 위한 저열한 목적이긴 했지만, 목숨이 걸린 문제에 있어 운과 꼼수는 실력에 다름없었다. 이로써 청연은 자신의 생명을 지킴과 동시에 부대장의 신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실로 황당하지만 청연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혹여 자신의 부정한(?) 나이가 알려질까 스기야마가 눈을 부라리며 단속하는 사이, 설 휘도 넌지시 다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대체 어찌 아신 겝니까? 정녕 신경이 보낸 전인(全人)이셨던 겝니까? 용모만으로 상대의 나이와 생일까지 간파하다니 실로 범상치 않은 신통력입니다.”

    ! 설 산이 투! 아니 조상이니까 마이너스를 붙여야 되나? 암튼! 썰 증조부! ! 내내 강 건너 불 보듯 하다 지금 내가 한 건 하니까, 스윽 간 본다 너! 맘에 안 들어! 전인인지 뭔지, 난 잘 모르겠지만! 내가 보통사람이 아닌 건 확실하지! 히히히 역시 난 천재?”

    역시 그러셨군요! 천하(天下)의 재인(才人)이라...”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설 휘가 넙죽 바닥에 엎드려 절을 했다. 동생인 설 은 역시 제 오빠를 따라 황급히 예를 올렸다. 당황한 청연이 손을 뻗어 만류해 보지만 소용 없었다.

     

    ! 니들 갑자기 왜 그러냐!”

    봉신당의 당주 설 휘와 무녀 설 은이 신경의 전인을 뵈옵니다. 너무 늦게 알아보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됐다 됐어! 이제라도 알아 봤으면 됐고! 내가 나중에 선짓국 한 그릇씩 쏠 께! 여튼 앞으로 알아서 모셔! 알았어?”

    명심하겠습니다.”

     

    설 휘와 설 은, 두 사람의 갑작스런 행동에 스기야마를 비롯한 군인들조차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조선말을 알지 못하는 그들로선 설 휘 남매의 행동을 100% 이해할 순 없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느낌이란 것이 있었다.

     

    이 자는 분명 보통이 아니다!’

     

    대 음양사 세이메이의 후손 마사치카조차 자멸시킨 망상의 망령이 다시금 몰려오고 있었다. 근거도 없고 대책도 없는, 밑도 끝도 없는 망상의 수렁, 어쩌면 그것이 서쪽 초소의 원혼보다 더 무서울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감탄사는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때, 문이 열리며 심상치 않은 표정의 여인과 난처한 얼굴의 사내 하나가 들어왔다.

    그리고 울려 퍼지는 표독스런 외침.

     

    내 이럴 줄 알았지! 잠깐 자리를 비웠더니... 그 새를 못 참고 계집을 끌어 들여?”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마지막것.jpg

       봉신당 : 참회의 서

       Written by 야설왕짐보(미스공 괴담공작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트

    한 번쯤은 해보셨죠? 나이랑 생일 알아맞추는 방법, 수학 무식자인 저로서는 지금도 신기하네요.

    태어난 달과 날짜를 쓴다. 스기야마 - 0216

    2 를 곱한다. 스기야마 - 0216 * 2 = 432

    5를 더한 후 50을 곱한다. 스기야마 - +5 *50 = 21850

    나이를 더한 후 365를 뺀다. 스기야마 - +48 - 365 =  21533

    마지막으로 115를 더한다. 스기야마 - 21533 + 115 = 21648

    스기야마 = 2월 16일 48살(빠른 년생)

    안해보셨음 재미로 한 번 해보셔요. 다음 편은 월요일에 올라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


    *******


    혹 관심있으실 분들을 위한 이전 시리즈 좌표.
    봉신당 #1. 업은 업으로 덕은 덕으로 편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85578
    봉신당 #2. 인면목의 저주 <=요건 한 번 보시면 재밌어요. 나름... 하나도 안 무섭고 유쾌하지만...

    출처
    미스공 괴담공작소 - http://blog.daum.net/ozthewonderland
    야설왕짐보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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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합니다. 장편소설 두편(창녀와 나, 진혼무)는 개인사정으로 잠시 글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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