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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71374
    작성자 : 냘로하
    추천 : 1
    조회수 : 457
    IP : 211.187.***.6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7/31 12:31:37
    http://todayhumor.com/?pony_71374 모바일
    어쩌다 보니 장편 팬픽_루나 팬픽 15편
    슬럼프가 엄청 심하네요 ㄷㄷ.....

     어둑어둑한 동굴 구석구석에서 가끔씩 보이는 형광색 눈동자들은 루나를 겁에 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저기에서 자기를 바라보는 초록빛 눈들은 루나의 털 속까지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이쯤 되자, 자신이 정말로 크리살리스를 보려고 하는 것이 잘 된 일인지 한번 더 생각하고 싶어졌다.

     

     앞에서 길을 안내하던 체인즐링이 루나가 움찔거리는것이 거슬렸는지, 뿔에서 잠깐 빛을 내며 주변의 눈동자들 쪽으로 뿔을 흔들었다. 그러자 초록 빛 가루들이 뿔에서 퍼져나가 주변에 숨어서 보던 체인즐링들을 내쫒았다.

     

     "아마도 저 새끼 체인즐링들이 포니를 처음 봐서 그럴거다. 이제 조치를 취해 놓았으니 더이상 앞에 나타나서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포니."

     

     "...고...마워요....체인즐링 씨. 그런데....이름을 물어봐도 될까요?  계속 '체인즐링 씨'라고 하기에는 계속 어색하네요."

     

     "음. 가는데 시간이 약간 있으니까 이렇게 말 섞는것도 나쁘진 않겠지. 포니, 난 '피더'라고 한다. 체인즐링 정찰조의 대장이지."

     

     "좋은 이름을 가졌네요. 저는...루......셀레나 라고 해요. 여기 등 뒤에서 뾰루퉁한 포니는 '티아'라고 불러주시면 될거에요."

     

     루나는 자신의 본명 대신 예전에 자주 사용하던 가명을 말했다. 어렸을 때의 애칭이기도 했지만, 극히 일부만이 알고 있었던 예명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티아 외에는 알고 있는 포니가 없었다. 잠깐 말을 쉬던 피더는 계속 뿔을 밝히며 말을 이어나갔다.

     

    "셀레나...그쪽 이름도 참 좋군. 그래, 셀레나. 방금 여왕님이 물어보신 것인데, 왜 우리 여왕님의 병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

     

     "음..일전에 어느 친절하신 분이 체인즐링의 여왕님이 병에 걸리셨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사실, 우리는 그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기에 온 거에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괜히 검은 숲으로 들어왔겠어요?"

     

     루나는 일행이 온 이유를 사실대로 말하면서 피더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까 불안했다. 하지만 피더는 다행히 잘 되었다는 듯 굳어있던 얼굴이 약간 풀어지며 말을 이어나갔다.

     

     "다행이군. 솔직히, 우리 무리는 여왕님이 없으면 단 하루도 제대로 살아갈 수 없어. 예전에 체인즐링들에게 돌림병이 돌았을 때 말도 없이 무리에서 이탈하신 적이 있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더군. 무엇보다 먹을 수 있는 사랑이 없어지니 모두 힘이 빠진데다가, 가끔 길 잃은 이종족들이 이곳으로 들어올까봐 노심초사했지."

     

     "어머.....많이 힘들으셨었겠네요"

     

     "그래. 하지만 어느날 마법같이 돌림병이 사라졌고, 바로 다음날 바로 여왕님이 돌아오셨지. 우리는 여왕님이 무언가를 하신 걸 알았어. 표정도 안좋으셨고, 몸도 성해보이지 않았었거든. 그 날 이후에서부터 약간씩 민감해 지시더니...켄틀롯을 침공하고, 타 종족들을 공격했지. 그들을 피해서 우리가 이곳으로 들어왔는데 말이야."

     

     "그 날까지 무슨 일이 있었나보군요."

     

     "그 날은...그래..달이 오랫동안 뜨던 날이었어. 여왕님은 그 달속의 체인즐링을 좋아하셨지. 아마도 여왕님이 달라진 이유가 그 날 달속의 체인즐링이 사라진 그날과 무슨 관련이 있을꺼야."

     

     '달 속의 암말, 나이트메어...'

     루나는 달에 있던 쓸쓸한 왕좌가 생각났다. 무서운 그 곳과 관련이 있는걸까? 하지만 이제 악몽의 왕은 사라졌을텐데...

     

     "내가 너무 길게 말했군. 병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여왕님에게 물어봐. 다음에 또 만나길, 셀레나."

     

     "고마워요, 피더. 진료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루나와 티아가 통로의 끝에 다다르자, 피더는 이들에게 짧게 인사 한 뒤 통로의 출구쪽에서 뒤돌아 앉았다. 동굴의 끝을 지나가자, 루나는 꿈에서 본 커다란 홀이 보였다.

     지하에 있는 커다란 홀. 홀의 지붕쪽에는 지상까지 작게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있었고, 그 사이에서는 부드러운 달빛이 홀의 바닥까지 비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 아름답고 커다란 홀 중앙에 덩그라니 홀로 있는 왕좌 하나만이 병약해진 체인즐링 여왕과 함께 달빛을 받아내며 자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왔군. 기다리고 있었다, 포니들."

     

     "안녕하세요, 크리살리스. 병이 있으시다고 해서 보러 왔어요."

     

     "그래..내 아이가 먼저 어느정도 이야기를 했을테니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겠지?"

     

     "물론이지요.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게 하나 있네요. 그러니까..그날 밤 말이에요. 피더 씨가 그 날을 걱정하더라구요."

     

     "흐응....그래. 너희들이 꼭 들어야 할 이야기니까. 하지만 여기서는 말 하기 싫구나. 나를 따라와라."

     

     루나는 크리살리스가 등 뒤에 있는 티아에 대해 신경도 쓰지않고, 게다가 아무런 의심없이 일사천리로 로 일을 진행하려고 할 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셀레스티아나, 여행 포니들이 써낸 일부의 보고서들에서는 크리살리스는 매사에 신중하고 계획적이라는것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크리살리스에게 지금 이 상황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계획적으로 만들어낸 상황이라는걸까?

     

     아까 들어왔던 홀의 입구 정 반대쪽으로 걸어간 일행은 체인즐링의 둥지에서 단 하나 문이 달려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기다란 체인즐링의 뿔이 조각되어있는 돌 문이 입구로 되어있는 이 방은 아마도 이곳이 여왕이 쉴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방인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나 작았다. 책상 하나, 침대 하나, 거울 하나, 손님들을 위한 의자와 책상정도. 그래도 방의 크기는 포니 세 마리가 들어와도 여유가 있을만한 크기였다. 하지만 자신을 여왕이라 칭하는 자의 개인장소가 생각보다 너무 작았다.

     

     이윽고 문이 닫히고, 자매는 접대용 의자에 앉았다. 크리살리스는 책상 위에 있는 찻잔에 커다란 와인병에 들어있는 핑크빛 액체를 담아주었다. 루나는 궁굼한 표정으로, 티아는 경계심 강한 표정을 지으며 동시에 크리살리스에게 물어보았다.

     

     "이게 뭐죠?"

     

     "사랑이지."

     

     "사랑이요?"

     

     "그래. 우리가 먹는 바로 그 사랑이지. 중요한 손님들이나 상처를 입거나 병에 걸려 힘 없는 체인즐링한테 주는 것이다. 웬만한 체인즐링들은 그것을 먹고 상처와 병이 씻은듯이 낫지. 하지만 공기같이 사방으로 날아가는 사랑을 모으기는 힘들지. 그만큼 귀한 것이고."

     

     "중요한 손님이라니 감사합니다, 크리살리스."

     

     "그래. 중요한 손님이지. 이퀘스트리아의 두 공주가 오시다니 말이야."

     

      루나는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고, 티아는 역시 그랬을거라는 듯 뿔에서 곧바로 마법을 발사할것처럼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호돌갑 떨 필요 없어. 내 병의 원인은 너희들만이 알 수 있을테니. 내 병이 낫기까진 아무 해도 입히려 하지 않을거야. 그리고...우리 아이가 너희에게 한 약속이 있고."

     

     크리살리스는 표정의 변화 없이 우아한 모습을 유지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당연하다는 듯한 행동을 하는 크리살리스의 발언에 의구심이 생긴 루나는 그녀를 경계하며 되물어보았다.

     

      "약속이라니?"

     

      "그래. 내 아이가 너희에게 이 숲을 벗어나도록 내일 안전하게 직접 데려다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에게 선물할것들을 아무 저항없이 주는 댓가로 말이야. 물론 내 병도 치료해준다는 것도 있었고....너희들이 오는동안 내 무리들에게 험하게 굴지 않은 것도 고려했다. 특히, 루나 공주, 니가 셀레스티아가 우리에게 몹쓸 짓을 하지 않은것이 많이 크지."

     

     "뭐라고? 이 막되먹은 검은 치즈덩어리가!"

     

     "역시 이럴줄 알았지! 너는 여전히 믿을 것이 못 된다, 셀레스티아!"

     

      루나는 크리살리스에게 금방이라도 마법을 발사 할 것 같은 티아의 작은 뿔에 발굽을 댔다. 티아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루나를 보면서, 발굽으로 크리살리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루나!!"

     

     "언니, 그만 좀 해! 요즘 몸이 바뀐 다음에 평소랑 다르게 행동하는것같지 않아? 평소의 언니였다면 정 반대로 행동했을꺼라구. 화를 내야하는건 나였고말이야."

     

     "..."

     

     "언니가 최근에 한 행동들을 보니까 옛날에 내가 하던 행동이랑 겹쳐지더라구. 평소였다면 나도 같이 화를 내고, 짜증부리고, 기분이 나쁘면 거침없이 대했을텐데, 언니가 그렇게 행동하니까 나를 한번 더 생각하게 되면서 그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언니도 예전의 내 행동에 많이 당황했었겠지? 미안해, 언니..."

     

     크리살리스는 자매가 조용히 서로 껴안는 것을 지루하다는 눈으로 바라보고 말했다.

     

     "너희들 포니들은 내 앞에서 오글거리는 발언 하는게 종족 특징인것이냐?"

     

     루나와 티아는 크리살리스의 말에 어색해진 기분으로 껴안는 것을 풀고 멋쩍게 크리살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러던 중, 티아는 크리살리스의 눈을 빤히 바라보다 크리살리스와 똑같은 표정을 하면서 눈 앞으로 날아가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왜...왜 그러는거냐...?"

     

     "크리살리스, 표정이 너무 부자연스러운데? 뭐 이상한거라도 있어? 눈썹이 부들부들거리는걸 보니 억지로 표정을 유지하려고 하는것 같은데..."

     

     "억지로라니...! 난 아무것도 숨기는 것이 없다..!"

     

      크리살리스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지만 얼굴에 도는 붉은 빛이 그 말이 거짓이라는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오호...숨기는 것이 있냐고 물어본 적도 없는데 대답하다니...많이 당황했나보네..?"

     

     티아가 크리살리스의 당황한 모습에 기묘하게 웃으며 아까보다 좀 더 붉어진 크리살리스의 얼굴에 좀 더 다가섰다. 그러자 크리살리스는 몸을 뒤로 빼버리며 숨을 한번 가다듬으며 말했다.

     

     "후..별 일 아니니 이제 나가도록 해라. 어차피 이 병은 나을 병이 아니었고, 그저 너희들에게 마지막 호의를 베풀고자 한번 만나 준 것이니 내일 아침이 밝자마자 이곳에서 나가라."

     

     크리살리스가 나가라고 해버리자 티아와 루나는 당황했다. 이번에는 루나가 화를 내려고 하자, 티아가 루나의 머리 위에 앉으며 루나를 토닥였다.

     

     "크리살리스, 우리는 여기서 나갈 수 없어. 너의 병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알고싶거든. 그러니까..그날 밤의 '달'과 관련된 이야기말이야."

     

     "그것은 이제 상관 없다. 이제 나가라. 내가 이상한 말로 너희들의 시간만 허비하게 했군."

     

     "이제는 우리가 상관 있어, 크리살리스! 그 달 속에 있던 너희가 부르는 '여왕'은, 바로 루나이니까. 옛날, 내가 그 속에 루나를 직접 봉인했어."

     

    크리살리스는 '달 속의 여왕'의 정체를 듣게 되자, 놀란 듯한 눈치였다. 그녀는 잠시 뒤 놀랐던 표정을 가리고  평소의 표정을 유지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흐음.....그래...알겠다. 음....그래...니가 바로 그 '달 속의 여왕'이라는 말이지..? 하지만..."

     

     그러다 크리살리스는 한쪽 발굽으로 머리를 감싸며 아픈 듯 눈을 감아버렸다. 

     

     "괜찮은거야, 크리살리스?"

     

     티아는 이제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괜찮다. 하지만 너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 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군..."

     

     이제는 채념한 표정을 지은 크리살리스가 방 바닥에 털썩 앉아버리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이전, 그러니까 셀레스티아가 해 속에 잠시 봉인되고, 나이트메어 문이 봉인에서 풀렸던 날, 조화의 원소를 가진 포니들이 나이트메어 문을 쫒아냈을 때, 이퀘스트리아 대륙 전역으로 검은 불빛들이 튕겨져나갔고,  크리살리스는 그것들을 자신의 몸 속에 모두 회수시켰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후 크리살리스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잠에 들기만 하면 악몽과 함께 그 육체는 나이트메어 문의 것이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몸 속에 나이트메어 문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것이, 달 속에 있던 것은 나이트메어 문이었지, 루나 네년이 아니였다고 알고있다."

     

     크리살리스가 또 다시 머리가 아픈지, 다시 머리를 감싸고 잠시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나는 이 녀석과 같이 죽음을 맞이하려고 한다. 다음 대 여왕이 될 종자가 나올때까지 버티려고 했지만...내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더군...그래서....너희...네년들을..."

     

     잠시 크리살리스의 목소리에 낮은 음이 섞여들어갔다.

     

     "그래..셀레스티아...니가....네년이...임시로 우리 무리를 맡아주었으면...아니...좋겠다.."

    냘로하의 꼬릿말입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7/31 14:12:05  211.208.***.128  afne  444838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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